새해 초부터 교회와 관련한 계속되는 코로나 확산 사태에 국민들이 또다시 염려하고 있다. 어느 순간 코로나 시대의 ‘슈퍼 전파자’로 전락한 교회에 대해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이러한 공격적 여론이 심히 과도한 것은 사실이다. 교회 관련 시설에서 일부 코로나 확산이 이뤄진 것을 부정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교회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억울한 면이 크다. 지금 언론은 교회 확진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은 뒤로한 채, 일부 국민들의 반교회적 정서를 자극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언론들의 입장에서 교회를 공격하는 기사는 독자들에 소위 ‘먹히는 장사’인 것이다. 코로나 시대 교회가 감염의 원흉이 된 것은 정부의 반기독교 정책과 이에 호응하는 언론들이 크게 기여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모두를 정부와 언론의 탓만 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지난 1년여 간 교회 혹은 교회 관련시설에서 수많은 확진 사태가 발생했다는 1차적 전제는 교회가 코로나 확산의 매개라는 부정키 어려운 증명이 되고 있다. 정부와 언론들은 교회가 제공한 작은 매개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200% 활용했을 뿐이다. 그러한 행태가 심히 저급하고, 다소 억울하기까지 하지만, 지금도 계속 출몰하는 새로운 교회 관련 확산은 그 억울함에 대한 자그마한 동정조차 불허하고 있다.
백신이 개발됐다고는 하지만 지속적인 변이의 출연과 백신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은 올해 역시 지난해와 다름없는 한 해가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예측 속에 교회는 어떠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인가? 또다시 별다른 대비없이 그저 그때 그때 일어나는 사건과 현상에만 1차적으로 반응할 것인가?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 한국교회는 코로나 정책에 있어 분명 패배했다. 실패라는 표현보다 패배라는 말이 적당한 것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예배 제재가 단순히 과학적 영역만이 아닌 정치적 영역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변화가 없는 한 한국교회는 올해 또 다시 패배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중요한 것은 이기는 싸움이다. 한국교회의 지난해 모습은 작전도, 대책도 없이 그저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혈기 가득한 병사와도 같았다. 한국교회를 위한다는 그 신념은 분명 높이 사야하지만, 그것이 결코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각자가 품은 신념이 서로 다른 상황은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잃게 만들었다. ‘내분’ 전쟁의 패배를 담보하는 최악의 상황을 한국교회가 자초한 것이다.
당장 필요한 것은 바로 힘의 결집이다. 각자의 신념보다 한국교회 전체의 대의를 우선해야 한다. 어차피 방법이 다를 뿐 한국교회를 위한다는 모두의 생각은 같은 터, 대의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힘을 한 곳에 모을 필요가 있다. 정부와 방역정책에 대한 협의를 담당하고 있는 한교총이 지난해 나름의 여러 전략들을 내놓았지만, 만족할만한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은 그 전략을 실현시켜줄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보다 우위에 서는 것인데, 지난해 코로나 정국에서 이러한 모습은 연출되지 못했다. 오히려 교계 내부에서 이를 끌어내리지 못해 안달이라도 난듯한 모습은 반대로 정부에 힘만 실어 주는 결과를 낳았다. “교회가 예배를 너무 쉽게 포기했다”는 일부의 비난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은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나마 정말 힘겹게라도 예배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새해 한국교회의 예배 회복을 위한 코로나 전략이 성공키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론이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는 여론 정책에 완전히 실패했다. 앞서 언급했던 언론들의 왜곡보도를 제대로 바로 잡지 못했고, 무엇보다 기독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를 전혀 충족치 못했다. 가뜩이나 코로나 이전부터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던 상황에, 코로나란 극한의 위기상황에서 드러난 교회의 이기적인 모습은 국민들의 실망을 분노로 뒤바꾼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교계 내부의 지지는 물론이고, 국민들의 여론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 한국교회의 코로나 전략이 힘을 발휘할리는 만무하다. 더구나 이런 정서에 아랑곳 않고, 자기의 신학적 신념만 우선하는 일부 교회의 태도는 국민들의 공감을 전혀 얻지 못한 채, 종교 이기주의의 표본으로 굳어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정국에 있어 분명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종교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침해 당했고, 대부분 올바르게 방역지침을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코로나 확산의 주범이라는 억울한 오해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억울함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이 없다면, 코로나 정국에 있어 한국교회는 영원히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굳어지게 될 것이다.
새해 방역 협상 일선에서 펼치는 한국교회의 전략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교계는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하나됨은 교회가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가장 우선된 전제다. 여기에 교회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 교회가 국민들과 대립해서는 안된다. 그 어떤 교회 역사에서도 국민들과 대립하는 교회가 부흥한 적은 없었다.
새해 하나됨으로 승리하는 한국교회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