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형 목사(드림교회, 국제독립교회연합회)
“맹인 두 사람이 길 가에 앉았다가 예수께서 지나가신다 함을 듣고 소리 질러 이르되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다윗의 자손이여 하니, 무리가 꾸짖어 잠잠하라 하되 더욱 소리 질러 이르되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다윗의 자손이여 하는지라”(30-31절)
여리고 길가에 앉아 있던 두 맹인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부르짖었습니다. 사람들은 시끄럽다며 그들을 꾸짖었지만, 그들은 오히려 더 간절하게 소리 질렀습니다. 두 맹인은 자신의 형편을 숨기지 않고, 절박한 심정을 담아 오직 주님의 긍휼을 붙드는 믿음의 태도를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그들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너희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눈을 뜨도록 해 주시기를 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셨으며, 그들은 곧 눈을 뜨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보게 된 뒤에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그들이 받은 은혜는 문제 해결로만 끝나지 않았고, 자신의 삶의 방향을 바꾸어 동행과 순종으로 이어갔습니다.
삶 속에서 예수님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 자세는 사람을 대하는 마음 자세와 매우 비슷합니다. 사람 간에도 간절함이 있거나 진실함이 있을 때 서로 사귐이 있게 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대하는 마음과 행동에 언제나 그러한 절실함과 온전한 순종이 베어있을 때 우리는 주님께서 가까이 와 계신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와는 대조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본문과 연결되어 앞서 제시된 부분입니다.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가 두 아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나아와 절하며 “주의 나라에서 한 사람은 주의 오른편에, 한 사람은 주의 왼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하는 장면입니다. 겉으로는 공손하거나 충성스러워 보이지만, 속마음은 높은 자리와 지위를 구하는 극히 이기적인 청탁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그들의 속에 담긴 마음을 밝히 드러내십니다.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라고 말씀하시며, 영광은 쉽게 얻는 자리가 아니라, 고난의 길과 연결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세상은 높은 자리가 복이라고 생각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섬기는 사람이 큰 사람이며,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섬기러 오셨고, 많은 사람을 위해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길은 권력의 길이 아닌 희생을 통한 사랑의 길이었습니다.
이 두 장면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맹인들은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라고 예수님께 간절하게 구했으며, 오직 주님의 긍휼에 기대었습니다. 또한, 방해가 있어도 멈추지 않았고, 은혜를 받은 후에는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반면 두 아들의 어머니의 청원은 높은 자리를 향해 있었고, 자기와 자식만을 중심에 두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복을 주시기로 작정하신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높이려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사실로 인정하며 주님의 긍휼을 구하는 사람입니다. 또한, 그에 대한 응답이나 은혜를 받으면, 그 은혜를 핑계로 더 높은 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따르며 섬김의 길로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어떤 자리나 위치보다도 주님의 긍휼입니다. 우리 눈이 열리고, 마음이 새롭게 되어, 온전한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간절한 믿음으로 주님께 부르짖고, 은혜받은 후에 주님의 길을 따르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그러한 복은 결국 섬김으로 나타나며, 십자가의 마음을 닮아 가는 삶으로 열매 맺게 됩니다. 살아있는 건강한 신앙생활과 간절함으로 주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살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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