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연, 개헌·신앙관 등 인식조사 실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 이하 기사연)은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는 이른바 보수 기독교 신앙의 실체와 그것이 정치, 사회적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합리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통계연구를 진행하며, 그 중 한국 기독교인의 신앙/종교적 성향에 따른 주요 사회 현안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기사연이 (주)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진행된 본 조사는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10일간 만 20~69세의 성인 중 기독교인 800명, 비기독교인 2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개헌의 필요성 공감 높아”
기사연은 최근 정부가 26일 개헌을 발의하기로 함에 따라, 정치적으로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는 개헌에 대한 한국 기독교인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먼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 모두 절대다수가 개헌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는데, 다만, 개헌 찬성의 비율이 기독교인의 경우에는 55.8%, 비기독교인의 경우에는 65.0%로, 기독교인의 개헌 찬성 비율이 비기독교인에 비해 9.2%p 낮았다.
개헌 시기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결과가 대동소이했는데, 양쪽 모두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기독교인은 35.2%, 비기독교인은 41.9%로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해야 한다’는 비율이 비기독교인보다 기독교인의 경우 6.7%p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개헌의 범위를 물어보는 질문과 선호하는 통치구조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개헌의 범위에 대해서는, 통치구조뿐만 아니라 기본권 등 다른 조항들도 수정해야 한다는 포괄개헌을 지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었다(기독교인 56%, 비기독교인 69%).
선호하는 통치구조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 가장 많은 사람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택했다(기독교인 42%, 비기독교인 55%). 하지만 이 경우에도 개헌의 범위에 대해서와 선호하는 통치구조에 대해서 공히 기독교인의 비율이 13%p 정도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기사연은 “개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에 있어서 기독교인들과 비기독교인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면서 “기독교인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국민 중 다수가 개헌에 찬성하며, 올해 치러지는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하기를 원하고, 헌법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개헌이 되기를 바라며, 통치구조에 대해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 보수적 신앙관 약화
또한 한국교회의 보수적 신앙관이 매우 약화됐음도 나타났다. 조사 결과 19세 이상의 기독교인 중 74%가 10년 이상 신앙생활을 하고 있고, 이 중 72%가 매주 정기적인 예배에 참석하고 있었지만, 종교적 인식에 있어서는 과거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상당수가 다른 종교에도 진리가 있다고 생각했으며(47%), 성서에는 오류가 없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은 51%로 여전히 다수가 ‘성서무오설’을 지지하고 있지만, 판단을 유보하는 기독교인이 29%,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의 비율도 2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이 28%로서 다른 종교에는 구원이 없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의 비율인 46%와 어느 정도 격차는 있으나, 기독교 내 일반적인 통념과 비교할 때 매우 의외의 수치라는 지적이다.
반면, 상관관계 분석과 독립표본 T 검정을 통해 보수적인 신앙이 개헌 찬반 및 개헌 시기와 갖는 관련성을 각각 살펴본 결과,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일수록 개헌에 반대하는 경향이 있으며, 개헌에 찬성하더라도 개헌 시기는 늦추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기사연은 “보수적인 신앙이 개헌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결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다”면서 “보수적인 신앙은 개헌에 대해 기독교인의 판단을 이끌만큼 결정적 세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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