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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을 둘러싼 혼란, 문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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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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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원교단들 권리 내세우기 전 책임부터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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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가 또다시 극한 혼란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올 초 어렵사리 대표회장을 선출하며, 순항을 기대했건만 고작 3개월여만에 다시 군소교단들을 중심으로 한 내부 반발 조짐이 보이며, 정상화 기류에 안개가 짙게 끼고 있다.

지난 517한기총 소속 교단장협의회라는 이름을 내세운 단체는 한기총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하고, 기하성 여의도측(총회장 이영훈 목사)의 도발적 행보를 전면 비난하고 나섰다. 여기에 최근 교계 전체적으로 일고 있는 통합 논의에 대해 현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의 정관을 위반한 채 독자적으로 추진했다며 이에 대한 법률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한기총 정기총회 파행 이후 잠시 임시의장을 맡은 바 있던 김창수 목사가 회장으로 이름을 올린 한기총 소속 교단장협의회기하성 교단은 한기총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고, 한기총의 명예와 소속교단의 자존심을 짓밟지 말라면서 기하성 교단의 회원권 중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스스로 반 기하성 연대임을 표명한 한기총 소속 교단장협의회는 한기총 수호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한기총 탈퇴까지 운운한 금번 기하성 여의도측의 행태는 한기총 입장에서 충분히 공분을 살만한 행동이었기에 이러한 한기총 회원들의 움직임은 매우 당연한 반응으로 보인다.

 

결국 대표회장을 겨냥하는 것인가?

주목할만한 곳은 마지막 단락이다. 기하성 여의도측을 비난하며, 자연스레 끼어넣은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에 대한 부분은 법률적 책임을 운운하며 사실상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엄기호 목사의 대표회장직무정지가처분이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상황에, 다분히 가처분 판결에 영향을 미칠법한 본 입장문은 자연스레 그 의도에 의심을 품게 한다.

그리고 역시나 이유는 통합이다. 최근 들어 통합에 대해 극심한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일부 한기총 회원 교단장들의 행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한기총을 지키고,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순수한 의도는 인정하나, 그간 한기총이 고수해 왔던, 교계 통합을 위한 노력은 어느순간 무시되고 있다.

한기총은 그간 통합에 가장 적극적인 단체였다. ‘복귀라는 통합의 전제 원칙을 갖고, 분열해 나간 한기연(구 한교연)과의 통합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전임 대표회장이었던 이영훈 목사에게 통합에 대한 전권을 주고, 통합추진위원회를 상시 풀가동하며, 2번의 통합선언까지 이루며, 교계 대통합 문턱까지 근접했었다. 그런 한기총이 갑작스레 통합’ ‘복귀라는 단어에 집착하며, 현 대표회장의 법률적 책임까지 운운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나온 위와 같은 입장문은 당연한 의심을 가능케 한다.

 

무분별한 임의 조직, 한기총 혼란 부추겨

그렇다면 한기총 소속 교단장협의회는 무엇인가? 매우 생소한 이름을 가진 본 단체는 일단 한기총이 인정한 공식 조직이 아니다. 일종의 임의조직으로 추정되는 한기총 교단장협은 급조된 느낌이 강하다. 사실 한기총 자체가 각 회원 교단들을 대표해 교단장들이 꾸리는 연합회 개념인데, 이 안에서 또다시 교단장협의회를 조직한다는 것은 크나큰 모순이다.

한기총은 근래 들어 혼란의 순간마다 매번 임의조직들이 등장한다. 이번 한기총 소속 교단장협의회외에도 지난 511일 임원회 당시에는 한기총 소속교단장 및 단체장 협의회란 단체의 성명서가 뿌려졌다. 좀 더 올라가 지난해 7월에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되기도 했었다.

한기총의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한기총의 이름을 사용하는 위 단체들은 임의단체들로, 한기총에 혼란의 기미가 있을 때 쯤 등장해 그 세를 과시한다. 매번 출현시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군소교단들이 중심이 되어 한기총을 수호하기 위한 교단장들의 모임이라는 대외적 정당성을 내세운다.

이러한 군소 교단장들의 목소리를 한기총을 사랑하는 충정 어린 행보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일부에서는 한기총의 주도권을 계속적으로 지키고자 하는 이기적인 행태로 의심키도 한다. 한기연(구 한교연)의 분열과 함께 중·대형 교단들이 한기총을 떠난 이후 새로이 한기총을 꾸려온 이들이 한번 잡은 한기총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자 하는 일종의 방어적 행동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타 단체와 통합을 논의하는 추진위원회에 대해 공식적인 명칭으로 통합추진위원회가 아닌 복귀추진위원회를 강요하는 것은, 사실상 통합을 거부하며, ·대형 교단의 유입을 막겠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대표회장에 대한 재정 의존도 낮춰야

이번 기하성 여의도측의 행태는 심히 잘못됐다. 아무리 한기총 내 최대 교단이라 하더라도 한기총을 상대로 통합을 강요하며, 탈퇴까지 운운하는 것은 회원교단으로서 그 선을 넘은 처사다. 여기에 이영훈 목사가 현재 한교총의 공동대표회장이라고는 하나, 앞서 수년간 한기총의 대표회장을 맡았었기에, 한기총에 대한 이러한 무시는 회원교단들의 반발을 사기 충분할 수 있다.

여기에 기하성 여의도측을 포함한 한교총은 무턱대고 한기총에 통합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먼저 스스로 WCC에 대한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한기총은 정관에 WCC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표현하고 있다. 한기총 입장에서 정관 변경 없이 WCC와 함께할 수 없음이 분명함에도, WCC 회원교단이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교총과 아무런 조율없이 무조건 통합을 추진하라고 하는 것은 애초부터 성립될 수 없는 요구다.

한기총 스스로도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기연, 한교총과 교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힘을 길러야 한다. 냉정한 관점에서 볼 때 한기총은 교계를 대표할만한 네임밸류는 갖췄지만, 그 내면은 이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한교총은 통합, 합동, 감리교, 기성, 예성, 침례, 순복음 등 한국교회를 대표할만한 중대형교단들이 집합해 있다. 한교총은 분명 그 역사성이나 대표성은 한기총에 비해 한참 뒤지지만, 그 면면을 살펴볼 때, 빠른 시일내에 분명 한국교회의 대표 단체로 부상할 여력이 있다.

이에 한기총이 대응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열악한 재정적인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군소교단들이 중심이 된 한기총의 재정상태는 과거와 비교할 때 그야말로 처참할 지경이다. 가뜩이나 턱없이 모자라는 회원 분담금도 간신히 모일 뿐, 후원금은 기대조차 할 수 없다. 연 예산의 상당액을 대표회장 후보 출마 비용에서 감당한다.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 비용은 15천만원으로, 그 어떤 공직보다 높다. 교계 최고 수준은 물론이고, 타 단체와도 쉽사리 비교가 어렵다. 대표회장 출마 비용이 이렇게 오른 것은 이영훈 목사 때다. 이미 한기총 전체 재정의 상당 퍼센트를 여의도교회를 통해 직접 감당하고 있던 이영훈 목사는 대표회장 출마 비용을 대폭 올려, 이를 공식적인 후원금으로 전환했다.

당시 이러한 결정에 대해 상당수의 군소교단장들은 돈이 없으면 대표회장도 할 수 없다면서 애초 특정인만 출마할 수 있도록 만든 불공평한 규칙이라고 심한 반발을 일으켰었다.

하지만 이영훈 목사가 한기총 떠난 이후에도 본 규정은 유지되고 있다. 2번의 선거를 더 치렀지만, 매선거마다 후보들은 15000만원을 내고, 경선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해 그 누구도 이견을 단적이 없으며, 불만도 품지 않았다. 홍재철 대표회장과 이영훈 대표회장을 거치며, 대표회장에 대한 재정의존도가 너무도 극대화 됐다. 본래 재정운영과 펀딩은 사무총장의 주요 업무였음에도 어느 순간 한기총 재정을 충당하는 것이 대표회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됐고, 대표회장의 능력 역시, 대부분 이를 놓고 평가되게 됐다.

돈이 모든 권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기총의 회원교단으로서 존속하고자 한다면 그에 걸맞는 재정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 재정이 열악한 군소교단이라 하더라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오히려 이를 핑계로 책임은 회피하면서, 회원 교단장으로서 권리와 자리만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모순이다.

여기에 유난히 한기총 회원 교단들의 교단장은 적게는 수년, 많게는 십수년을 교단장 자리를 지킨다. ·대형 교단들의 교단장들의 임기가 보통 1년이라는 것과 다른 측면이다. 이러한 교단장들은 자연스레 한기총에도 붙박이로 존재한다. 그리고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러한 구도는 그들만의 정치를 만들어 내고, 결국 파벌로 이어진다.

한기총은 고일대로 고여버린 이기적인 정치와 파벌을 깨뜨리지 않는 한, 그 누가 대표회장이 된다 하더라도 결국 또다른 누군가의 이해관계에 의해 다시 흔들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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