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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단절된 대화의 물꼬 터야

  • 차진태기자 기자
  • 입력 2018.12.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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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보수간 극단적 대립, 기독교 본질 훼손
한국교회가 ‘분열’을 넘어선 ‘단절’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장로교단 300개 시대, 그리고 이들의 연합을 아우르겠다는 연합단체마저 어느새 뿔뿔이 갈라지는 어이없는 현실에 ‘분열’이라는 두 글자는 이제 너무도 익숙하다 못해 친근하게까지 느껴진다.

그렇게 ‘분열’이라는 몸살에 한국교회가 만성이 될 때쯤 서서히 드러난 또다른 문제가 바로 ‘단절’이다. 진보와 보수의 단절로 대표되는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은 이들을 바라보는 성도들에 돌이키기 힘든 커다란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교회는 세상의 무너진 균형을 바로 잡고, 단절된 세계의 통로 역할을 해주는 ‘중재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옳지만,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은 사회의 극단적인 이념 대립에 누구보다 앞장서며, 국민과 국토를 반으로 가르는 선동자를 자처하고 있다.

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행해진 이른바 ‘적폐청산’은 지금 우리 사회를 완전히 둘로 갈라 놓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관련인사들이 줄줄이 철창신세를 지게 되는 모습을 보며, 이에 대한 국민적 여론 역시 완전히 극으로 갈렸다.

올해 3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이 일렁이고 있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 보면 이는 하늘에 떠도는 평화일 뿐, 내부는 아슬아슬하기 그지 없다.

문제는 이런 대립에 편승하는 교회, 아니 대립을 조장하는 교회다. 진보-보수간 대화가 단절된 교계는 언제부터인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교회협)와 반교회협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현 정권에 사실상 교계의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는 교회협은 정부의 정책들에 누구보다 적극 동조하고 있다. 동성애·동성혼에 대한 우려가 깃든 국가인권계획(NAP), 차별금지법 등에 대한 지지는 물론이고, 최근 국민적 반발로까지 이어진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있어서도 이를  옹호하고 나섰다.

반대로 현 정권에서 기독교 변방으로 분류된 보수 단체는 거리로 나섰다. 광화문, 서울역, 대한문 등지에서 대대적인 보수집회를 이끌며, 동성애 반대, 북핵 완전 폐기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지난 8월 NAP 국무회의 통과를 앞두고 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를 포함해 교계 대표 인사들이 혈서 투쟁까지 벌였지만, 정부의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에서 기독교 대표로 교회협 총무 이홍정 목사만이 낙점되어 방문단에 동참케 됐다. 선정과정에서 다른 이변은 없었고, 권유도 없었다.

물론 정부에 이토록 보수 교계가 무시 받게 된 데에는 보수가 스스로 분열한 탓이 제일 클 것이다. 힘이 하나로 결집되지 못하기에, 마땅히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경계할 필요도 없고, 그만큼 두렵지도 않다. 마치 한 여름밤 개울에서 왈왈거리는 개구리 울음처럼 사방에서 울리는 투정일 뿐이다.

반복적인 무시에 자극받은 보수교계가 거리로 나서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일지도 모른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스스로의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 자체가 옳지 않은 것은 한국교회 스스로가 정부에 칼자루를 쥐어줬다는데 있다. 애초 교회의 진보든 보수든 정부의 선택을 받을 이유도 없고, 그에 동조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지금 한국교회의 진보와 보수는 종교적 정체성이 아닌, 사회적 이념에 기대어 부단히도 경쟁하는 모습이다. 정치와 분리된 종교로서의 주도권마저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이런 과도한 경쟁이 가능케 된 것은 교계 보수와 진보간의 철저한 단절에서 기인한다. 교회협-한기총의 부활절연합예배가 무너진 이후, 완전히 단절된 교계는 더 이상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고, 타협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서로가 각각 정부와 국민들을 향해 다른 말을 하면서 “우리가 한국교회”라고 외치고 있을 뿐이다.

진보교계의 콧대높은 엘리트주의와 오만은 보수교계를 무지한 집단으로 매도했고, 집착에 가까운 보수교계의 반WCC 정서와 종북몰이는 진보를 ‘주적’으로 만들었다. 이 와중에 서로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며,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통합측은 중재는커녕 양다리를 걸친채 오히려 교계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이러한 대립 속에서 반목과 분열을 반복하고 있다. 새해 한국교회에 가장 첫 번째로 요구되는 것은 대화의 물꼬다. 깊어질대로 깊어진 교계 진보와 보수의 반목의 골을 조금이라도 메우기 위해서는 대화가 반드시 시작되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보수교계가 여전히 스스로의 분열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나라가 풍비박산이 나고 있는데 교회는 집안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특별히 새해라고 무얼 기대하는 것도 참으로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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