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또 다른 에큐메니칼 정신을 보여준 용기 있는 지도자
이단성 시비로 정통성 의심 받던 교회들 ‘정통교회’의 일원으로 편입
보수교단인 예장합동측의 대구 서현교회 위임목사를 비롯, 대신대학교 초대학장과 역사신학 교수로, 경북노화 대구노회 노회장, 총신대학교 재단이사, 총신대 총장대행 및 이사장대행 등을 역임한 김수학 목사가 지난 3월 26일 92세를 일기로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소천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별세가 한국교회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김수학 목사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에큐메니칼 정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준 용기있는 지도자였다. 그는 교단 내외의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단시비가 있던 교회들을 기성 정통교회로 되돌리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자칫 한국교회 주변에서 영구히 하나의 '섹트'로 전락하여 '쓴뿌리'로 남을 뻔 한 교회들을 오늘날 훌륭한 한국교회의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게 지도한 장본인이다. 하나는 마산 산해원부활의교회이고, 다른 하나는 과천소망교회가 그것이다.
마산 산해원부활의교회 사건
대신대학교 역사신학 교수로 있던 김수학 목사는 1995년 마산 산해원부활의교회 당회장으로 취임한다. 당시 산해원부활의교회는 합동측 진해교회 장로였던 이태화 목사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은혜를 받고 교회를 개척해 크게 부흥시킨 교회였다. 지교회를 지역마다 세우고, 교역자 양성을 위해 신학교도 세웠다. 그리고 합동측 경남노회에 소속하여 노회의 지도를 받고 있었고, 30여명의 교역자들은 총신대 신대원에 편입하여 편목교육과 강도사 고시를 거쳐 합동측 교역자가 되었다.
그럼에도 이태화 목사가 귀신을 쫓아낸다는 이유로 교단 내외로부터 '이단 시비'를 받고 있었다. 그때는 한국교회에 귀신론 논쟁이 한창 뜨거울 때였다. 그러자 이태화 목사는 총회에 자신들의 교회를 지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총회 결의에 따라 김 목사는 1994년 산해원부활의교회에 속한 여러 지교회와 교역자를 지도하기 위해 파송되었다. 총회 결의로 파송해 놓고도 교단 내에서는 김 목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본래 '산해원'이란 교회명은 마산, 진해, 창원의 각각 끝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김 목사는 2000년까지 5년 동안 당회장으로 있으면서 산해원부활의교회를 마산, 진해, 창원, 세 교회로 분립했다. 그 교회들은 지금도 모두 합동측 안에서 건강하게 부흥 성장하고 있다.
과천소망교회 사건
또 김수학 목사는 지난 2001년, 자칫 한국교회 주변에서 영구히 이단집단으로 버려질 뻔 한 과천소망교회도 기성교회로 돌아오게 한 공헌을 남겼다. 오늘날 과천시 문원2동의 과천소망교회가 그것이다. 당시 이 교회는 1960년대 어린양 유재열의 '장막성전'에서 출발한 교회인데, 한국 정통교회의 지도를 받기로 하고 '이삭중앙교회'를 거쳐 과천소망교회로 그 이름이 바뀐 쓴뿌리를 가진 교회였다. 그들이 지난 날에 잘못 받은 신앙을 깨닫고 정통성을 가진 기성교회 목회자를 청빙하여 설교를 듣고 지도를 받겠다며, 정통교단에 지도를 요청했다. 그런데도 아무도 그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한국교회가 받아들이지 않자 미국에 있는 한국계 총회에 소속한 한 노회에 가입해 있었다.
정통교단의 지도를 받겠다는 데도 굳이 '너희는 이단의 물을 먹었으니 안된다'며 모두가 꺼려하고 있을 때, 마침 김 목사는 은퇴 후 미국에 가 있었는데 그 노회의 요청을 받고, 교단 내외의 온갖 음해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나서서 당회장을 맡아 그 교인들의 신앙을 지도했다. 김 목사의 요청으로 과천소망교회의 행사에 참여했던 총회의 주요 인사들은 '이단 집단'에 가서 설교도 하고 축사도 했다며 비난을 받았다. 그로 인해 합동측 주요 인사들의 과천소망교회에 대한 '해명 및 사과 성명서'가 쏟아졌다. 또한 김 목사는 총회의 모든 공직에서 그 이름이 삭제됐다가 10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사과문을 제출하고서야 복권되어 그 명예가 회복될 수 있었다. 그 결과 몇 차례 굴곡은 있었지만 과천소망교회는 지금 정통교단에 소속하여 한국교회 일원으로 건실하게 성장해 가고 있다.
정통신앙을 가진 지도자는 어디에서나 설교할 수 있어야
사실 기독교는 불신자뿐 아니라 불교인도, 무속인도, 이단도 모두 회개시켜 하나님의 백성으로 인도해야 할 책무가 있다. 한때 이단에 속했던 집단이라도 저들이 자신들의 정통성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바른 신학, 바른 복음, 바른 신앙으로 돌아오기를 원한다면, 그들을 바르게 지도할 책무가 정통교회 목회자들에게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바른 신학과 정통 신앙을 가졌다고 확신한다면 당연히 그들을 기쁘게 받아들여 바르게 지도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알곡을 만드는 것 또한 정통교회의 책무이다.
그런데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한번 정통성을 의심 받은 집단에 대해 전혀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 초대교회 정신이 그랬다면 아마도 기독교의 정통주의를 확립한 교부 어거스틴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거스틴은 한때 이단 마니교에 빠졌다가 돌아온 전력이 있다. 그러므로 어떤 집단이건 기독교의 복음을 듣기를 원한다면 목사는 어디에서나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증거해야 하고, 그들이 바른 신앙에 서서 주의 백성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수학 목사는 교계와 교단 내의 자신의 명예를 생각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모든 사람의 영혼을 사랑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할 만 하다.
합동측 증경총회장 한명수 목사는 김수학 목사의 회고록 '은총의 세월들' 축하의 글에서 "언젠가 이단에 관계되었던 교회와의 문제 때문에 총회에서 문제가 되었을 때 복잡했던 일이 있었던 것도 그의 한없이 부드러운 성격 때문이었으리라. 그때 나와 몇 친구들도 믿고 따라갔다가 함께 총회에서 곤욕을 치르고 사과하고야 해결되었던 일이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며, 그때의 일을 회고했다.
지금도 한국교회 주변에는 당시의 과천소망교회의 경우처럼 정통성을 의심 받는 기독교적 집단들이 많이 흩어져 있다.예를 들어 '신천지' 같은 집단의 일부가 한국교회 일원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따라서 한국교회에는 교단과의 연합과 일치에서 뿐 아니라, 김수학 목사 같은 용기있는 정통파 지도자들의 또 다른 에큐메니칼 정신이 절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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