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성률 목사 (신촌예배당)
“예수께서 들으시고 저를 기이히 여겨 돌이키사 좇는 무리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한 믿음은 만나보지 못하였노라.”(눅7:9).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이방인 백부장의 믿음에 대하여 칭찬한 말씀입니다. 특별히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한 믿음은 만나보지 못하였노라.” 말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시간 날 때마다 성경 읽고 기도하며 하나님 섬기는 일이 주 업무였던 바리새인, 서기관, 제사장, 대제사장들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성경 어디에도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위 말씀에 충격을 받거나 부끄러워하였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도대체 백부장의 ‘이만한 믿음’은 무엇이기에 예수님께서 이토록 칭찬하셨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그는 3절 말씀 “예수의 소문을 듣고 유대인의 장로 몇을 보내어 오셔서 그 종을 구원하시기를 청한지라.”처럼 예수님이 메시아임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진 후 가진 믿음이 아니라, 단지 소문만 듣고 신뢰하였던 믿음이었습니다. 이 경우 전달자가 중요한데 그에게 예수님을 전하여 준 사람은 사실 그대로 전하여 준 사람임이 틀림없습니다.
소문만 듣고도 그는 실제 보고 들은 사람보다 월등한 믿음의 소유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옵니다(롬10:17). 예수님을 보고 만지고야 믿었던 도마에게 주님은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20:29)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백부장은 소문만 듣고도 믿었던 복된 믿음의 소유자였습니다. 직접 보고 체험하고 믿으려 한다면 자기 세계에 갇혀 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람은 이론의 세계, 계산의 세계 아래 있습니다. 하지만 믿음은 자기를 부수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합니다. 백부장은 이러한 믿음의 소유자였습니다.
둘째,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의 소유자였습니다. 당시 이스라엘과 로마 관계는 피지배국과 지배국의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백부장은 그러한 관계를 초월하여 예수님을 온 인류의 메시아로 믿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주’라고 하였습니다(6, 7절). 당연히 자신은 종의 위치였습니다.
이것은 당시 유럽은 물론 지중해에 인접한 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모두 지배하였던 로마인으로서 취하기 힘든 자세였을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은 한편으로 백부장 자신을 겸손하게 만들었습니다.
셋째,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는 믿음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로 인하여 보이는 세계는 물론,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모두 통치한다고 믿었으며, 직접 치료하시지 않아도 단지 명령만으로도 질병이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8절).
넷째로 그의 종을 매우 사랑하는 믿음이었습니다. 믿음은 사랑으로 역사합니다(갈5:6, 살전1:3). 또한 형제 사랑은 믿음의 증거입니다(요일3:14). 당시 노예나 종은 인권이라고는 거의 없었던 시대였습니다. 그들은 물건처럼 주인의 소유일 뿐이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살았던 백부장 이었지만 그는 세대를 본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종을 매우 사랑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종을 낫게 해달라고 한 것입니다(4절).
다섯째, 그는 식민 통치를 받고 있던 나라를 매우 사랑하는 믿음을 소유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칫 집회와 반란의 온상지가 될 수 있는 회당을 지어주었습니다(5절).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마저 좀처럼 갖기 어려운 믿음을 백부장은 소유하였습니다. 그가 어떻게 이런 믿음을 소유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예수님을 존경하였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시되 선지자가 자기 고향과 자기 집 외에서는 존경을 받지 않음이 없느니라 하시고 저희의 믿지 않음에 의하여 거기서 많은 능력을 행치 아니하시니라.”(마13:57b-58).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것은 예수님을 목수의 아들이라고 무시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믿음은 존경심에서 나옵니다. 백부장이 예수님을 온전히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을 감히 대면할 수도, 초청할 수도 없다고 생각할 만큼 존경을 넘어서 경외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외심은 예수님의 행동을 묵상하고 묵상할 때 쌓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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