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심잃은 지도자의 갈팡질팡 행보, 혼란만 부추겨
'헌법 수호'를 모토로 한때 한국교회 보수교단의 큰 축을 담당했던 예장 호헌측이 금년 총회에서 현베드로 목사측(제105회·제107회 총회장), 조명숙 목사측(제106회 총회장)으로 또 한 번 분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만 해도 호헌 의정부측과 통합 논의가 진행될만큼, 교단 재통합에 대한 기대가 모였던 상황, 헌데 통합은 고사하고, 오히려 교단이 또 한 번 분열하며, 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안타까움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와중에 '총회장 후보'의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건이 대두되며, 그 내막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양측은 단순 '분열'이라는 의견과 일부의 일방적 '이탈'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난 갈등이나 충돌이 별달리 없던 상황에 이뤄진 분열이라는 점에서 '이탈' 주장에 힘이 좀 더 실리고 있다.
보통 교단 분열은 어떠한 문제나 사안을 두고, 집행부와 반세력이 의견이 엇갈리며, 서로의 옳고 그름을 따지다가 갈라지기 마련이다. 당연히 각자 스스로가 '정당성'을 주장하기에, 두 세력을 동등한 위치에서 '분열'로 칭하게 된다.
허나 이번 사건에서는 교단 내 일부세력이 정당성 다툼을 건너뛰고 일방적으로 제107회기 총회를 따로 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교단 관계자에 따르면 총회 일정 수립과 동시에 이후의 일정 관리 및 선거 준비 등의 권한은 '선정위원회'가 갖게되는데, 이를 무시하고 자신들만의 총회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호헌측 규칙에 존재하는 '선정위원회'는 매년 9월 총회를 앞두고 조직되는 위원회로 그 성격은 여타 교단의 총회 준비위 및 선거관리위를 합친 것과 같다. 교단 관계자에 따르면 호헌측은 보통 9월 총회 1달여 전 기존의 회기가 종료되며, 선정위가 그 권한을 임시로 이양받아, 차기 총회를 준비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여타교단의 회기가 총회 현장에서 고퇴봉을 넘겨주며 바뀌는 것과 다른 점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호헌측 뿐 아니라 군소교단에 종종 존재하는데, 인물이 부족한 군소의 열악한 상황에서 총회장의 연임을 가능케 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된다. 예를들어 106회 총회장이 107회에도 연임하고자 할 때, 총회장의 신분으로 총회장 후보에 등록할 수 없기에, 회기를 미리 종료시켜, 총회장에서 내려오게 한 후 차기 회기 출마가 가능토록 만드는 것이다.
올해도 규칙에 따라 지난 8월 24일 제106회 임원회가 총회 일정(9/21, 목동인지교회)을 수립하고, 선정위원회(위원장 현베드로 목사) 체제로 바뀌었다. 차기 총회장 후보로는 제106회 총회장이었던 조명숙 목사가 단독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증경총회장 이OO 목사 등을 포함한 일부세력이 독자 총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확실시 됐고, 그 와중에 제106회 총회장이자, 제107회 총회장 후보였던 조명숙 목사가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이며, 총회의 혼란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 됐다.
조명숙 목사는 총회를 코 앞에 둔 지난 9월 16일 돌연 단독 성명을 내고 총회 연기를 선포했다. 이를 두고 내부가 갈라진 상황에 더 이상 총회를 강행할 수 없기에, 일단 봉합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지만, 총회 일정을 관장하던 선정위원회가 이에 반발하며, 새로운 갈등이 유발됐다.
당시 선정위원장 현베드로 목사는 이를 명백한 월권이자 불법이라고 비판하며 “조명숙 목사는 제107회 총회장 후보에 등록하며, 더 이상 총회장도 아닐뿐더러, 혹여 총회장의 권한이 있다 하더라도, 임원회에서 결정한 총회 일정을 단순 총회장의 성명으로 이를 연기할 수 없다”고 맞섰다.
조명숙 목사는 당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어느 쪽도 아니다. 화합하는 쪽으로 가는게 좋지 않겠나?”며 ‘총회일정 연기’의 유효를 주장했지만, 선정위원회는 “조 목사가 총회를 나가겠다고 전화로 통보까지 했다. 애초에 이탈측에 합류하고 자기 합리화를 위해 ‘화합’을 얘기해 총회원들을 기망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한때 총회 이틀 전인 19일 조 목사가 현베드로 목사측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태가 봉합되는 듯 보이기도 했으나, 끝내 당사자 간의 통화가 무산되며, 이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현베드로 목사는 “조 목사는 한국교회 초유의 교단을 이탈한 총회장이자 총회장 후보로 기록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어떻게든 함께 하고자 전화를 했지만, 조명숙 목사는 끝내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면서 “함께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전화를 받지도 않고, 주지도 않는가? 최소한 한마디라도 대화를 해야 서로 화합을 논할 수 있지 않나? 결국 모든 것이 거짓과 기망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조 목사는 “선정위원회가 모임을 갖고 현베드로 목사를 새로운 총회장 후보로 세우며, 자신을 밀어냈다”며 “현 목사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당시 현 목사는 스스로 조 목사를 위해 언제든 후보직을 양보할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당사자간의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양측은 지난 21일 각각 총회를 개최했다. 현베드로 목사는 21일 수원 예성교회에서 열린 총회를 통해 호헌측 제107회 총회장에 올랐다. 조명숙 목사는 “‘총회 일정’이 연기된 것이 맞다”는 기존의 주장과 달리 같은 시간 자신이 담임하는 목동인지교회에서 이OO 목사 등과 총회를 열고, 총회장에 올랐다.
종합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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