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이억주 목사
최근 교계 일각에서 세계 최초로, 세계 최대의 ‘예수상’을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국 기독교 역사상 예수상을 세운 예는 없다. 어느 교회에서든, 크든지 작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형상화하는 것을 금기시했던 것이다. 성경에서 말씀하는바 ‘어떤 형상’을 세우는 것을 우상(偶像)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기독교와 비슷하면서도 교리적으로 상당히 차이가 나는 다른 종교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는 십계명의 말씀대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형상을 만들지도 말고, 절하지도 말고 섬기지도 말아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일정한 형상으로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
기독교를 크게 알리고, 기념비적인 명품(?)으로 만들겠다는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도 아니며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것이 되고, 복음 전파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이 하나님의 성전을 지을 때 매우 기뻐하셨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에게 하나님의 계명과 법도를 어기고 우상을 숭배하면 재앙을 내릴 것을 분명히 하셨다. 또 이미 모세오경 말씀을 통하여 우상숭배를 금하고 있다.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출애굽기 20:4-5)
‘만일 너희나 너희 자손이 아주 돌아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가 너희 앞에 둔 나의 계명과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고 가서 다른 신을 섬겨 그것을 경배하면 내가 이스라엘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에서 끊어 버릴 것이요 내 이름을 위하여 내가 거룩하게 구별한 이 성전이라도 내 앞에서 던져 버리리니 이스라엘은 모든 민족 가운데에서 속담거리와 이야기거리가 될 것이며 이 성전이 높을지라도 지나가는 자마다 놀라며 비웃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무슨 까닭으로 이 땅과 이 성전에 이같이 행하셨는고 하면 대답하기를 그들이 그들의 조상들을 애굽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버리고 다른 신을 따라가서 그를 경배하여 섬기므로 여호와께서 이 모든 재앙을 그들에게 내리심이라 하리라 하셨더라’ (열왕기하 9:6-9)
예수 그리스도는 만물을 지으시고, 만주(萬主)의 주가 되시며, 만왕(萬王)의 왕이시다. 우주보다 크신 하나님이신 예수의 상(像)을 만들어 세운다는 것은 우상의 행위가 될 뿐이다.
이런 계획을 세운 단체와 지도자들은 세계 최대의 예수상을 만들려고 생각하지 말고, 또 인간의 손으로 명품(?)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예수의 형상으로 세상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만들려고도 하지 말고, 기독교에 관하여 기억할만한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만족한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금 교계 일각에서 로마 교황청을 본 따서 ‘기독청’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들려오는데, 우리 기독교 복음의 능력은 건물이나 기관이나 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인류의 구세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것을 통치하시는 분이기에, 인간이 만든 권력, 형상으로 신장(伸張)하거나 제한하거나 의지할 것이 아니다.
세계에서 제일 큰 예수상을 만드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아닐뿐더러 하나님의 계명에 불순종이 되면, 전능자에게 영광될 수 없으니 그만두실 것을 정중히 권면(勸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