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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수색구조단 이강우 회장 “튀르키예 구호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

  • 차진태 기자
  • 입력 2023.04.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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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의 재난 현장, 목숨 내 건 사투 끝에 3명의 실종자 발굴
  • 후원 전무한 상황에, 튀르키예 정부에서 구조단 직접 호출
이강우 재난.jpg
튀르키예 대지진 재난 현장 모습

 

전 세계 재난 현장을 누비는 구호의 용사, 911S&RT(이하 911수색구조단) 회장 이강우 장로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의 재해재난구호위원장에 임명됐다.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을 일부러 찾아가는 불굴의 남자, 그리고 그 곳에서 하나님의 살아있는 임재를 증명하는 믿음의 크리스천, 이강우 장로는 평생을 소외된 이들의 아픔과 눈물, 그리고 남겨진 자의 희망을 지켜주며 살아왔다.

 

그리고 이 장로는 지난 2,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났다. 단 한시도 쉼없는 수색과 구조, 그렇게 이 장로는 무너진 건물 사이를 누비며, 목숨을 내건 사투 끝에 3명의 실종자를 발굴하게 된다.

 

다시 한 번 '911 수색구조단'의 명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이강우 장로에 이번 튀르키예 재난 현장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와 삶의 철학,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의 간증을 들었다.

 

먼저 튀르키예 구호에 대해 여쭙고 싶다. 이번 구호가 출발부터 매우 난관이었다고 들었는데?

 

: 난관 정도가 아니었다. 사실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26일 튀르키예에 7.8 강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우리 대원들이 한 곳에 모이기는 했는데 도저히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당장 돈이 없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 1억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장비는 고사하고 당장 튀르키예로 갈 비행기삯도 없는 상황이었다.

방법이 없으니, 교회에 가서 기도만 했던 것 같다. 내가 참 기도를 못하는 사람인데, 새벽기도를 매일 나가며, 아는 목사님들께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이런 표현이 좀 그렇지만 정말 너무 가고 싶어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런 상황에 어떻게 간 것인가?

 

: 정말 오직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아무 방법도 없고, 주변의 후원도 없는 절망의 상황에서, 주한터키대사관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911수색구조단이 지난 2011년 튀르키예(당시 터키) 반 지역 지진 발생 당시 3명의 실종자를 발굴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당시 튀르키예 전역에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한국에서 온 민간 구조단이 전 세계 소방대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고 언론들이 앞다퉈 대서특필을 할 정도였다.

이번에 튀르키예 대지진이 발생하자, 튀르키예 소방본부에 우리를 기억하는 대원이 여럿 있었다. 이들이 입을 모아 경험 많고, 실력 좋은 911수색구조단을 불러와야 한다고 상부에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한터키대사관이 수소문 끝에 우리에 연락을 해왔다.

튀르키예 정부에서 구호를 가기 위한 비행기, 현지 버스, 숙소 등 모든 지원을 해줬다. 여기에 공익 소방에도 해주지 않은 헬기 지원까지 우리를 위해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당장 출발해달라는 것이다. 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던 것은 210, 우리가 출발해야 하는 것은 다음날인 11일이었다.

준비시간이 24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 온 대원들이 전국을 누비며 장비를 구했다. 구조에 있어 기본은 생존자 수색을 위한 열감지기, 콘크리트 절단기, 지렛대, 발전기 정도다. 대원들은 새벽에 곤히 자고 있는 장비 전문점 대표를 깨워 장비를 공수해 왔다. 심지어 발전기는 강원도 원주까지 가서 사올 정도였다.

 

이강우 헬기.jpg
튀르키예 정부가 지원해 준 헬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상황이다. 그렇게 도착한 튀르키예 상황은 어땠나?

 

: 그간 전 세계 수많은 재난 현장을 가봤지만, 이번 튀르키예 참사는 특히 심했다. 도로는 완전히 무너지고 전기가 끊어져 온 동네가 암흑이었다. 무엇보다 수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적들이 파괴된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우리가 간 곳이 튀르키예 아다나라는 지역이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쉴 틈 없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어야 할 정도로 상황이 긴박했다.

 

그 곳에서 실종자 3명을 발굴했다고 들었다.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

 

: 우리가 도착한 현장은 매우 위험했다. 아파트가 옆으로 쓰러지며, 겹겹이 쌓인 상황이라 조그마한 충격에도 2차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을만큼 긴박했다. 현지인들의 요청에 첫날 6시간 넘는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워낙 위험한 탓에 깊숙이 들어가지 못했다.

그렇게 이튿날이 됐을때, 마음을 가다듬고 최대한 진입 가능한 지역을 찾았다. 그리고 대원 한 명이 아주 작은 틈을 발견했고, 조심스레 진입을 시도했다. 고개조차 들 수 없는 틈을 한참을 기어서 간 끝에 거기서 사상자 3명을 발견하게 된다.

 

발견 당시 어떤 모습이었는가?

 

: 아이 둘을 엄마가 끌어안고 있었다. 지진이 터지자 엄마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내던진 것이다. 우리 모든 대원이 눈물을 흘리며, 시신을 수습해야 했다.

아이들의 아빠가 인근에 있었는데, 구조소식을 듣고, 일단 최대한 진정 시키고, 현장에 올라오게 했다. 시신을 찾아드렸지만, 오열하는 아이들의 아빠를 보며 오히려 더 빨리 구해내지 못한 우리를 원망하게 되더라.

 

이강우 식사.jpg
현장에서 간단히 식사 중인 이강우 장로(우)와 대원들

 

구조활동이 참 위험하고, 매우 어려운 것 같다.

 

: 이번에 출동한 우리 대원이 총 12명인데, 엄청난 베테랑들이다. 구조는 단순히 인원이 많다고 잘하는게 아니다. 연륜과 경험, 그리고 안전에 대한 충분한 지식, 장비 이해도가 구조의 성공을 좌우한다.

사실 재난 현장에는 전 세계에서 정부 소방 구조대, 민간 구조대들이 수만명이 몰리는데, 이 중 80% 가까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맴돌다만 간다.

튀르키예 정부에서 우리를 직접 부른 것 역시, 바로 우리의 경험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간 출동한 재난 현장은 몇 군데나 되나?

 

: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지만 중국 쓰촨성, 멕시코, 튀르키예, 필리핀,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20여개국 이상을 출동했던 것 같다. 재난 소식이 터지면, 우리 대원들은 무조건 짐부터 싸고 일단 사무실에 모이는게 일상이다.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도 만사를 제쳐놓고 출동준비에 올인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멕시코다. 멕시코 지진 당시 멕시코 현지 구조단이 우리의 지시를 잘 따라줬다. 구조 지점부터 방법, 장비 활용까지 잘 따라준 결과, 300여명의 매몰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매번 지원을 받아 나가야 하니, 고마운 분들이 많은 것 같다.

 

: 물론이다. 감사하게도 우리의 사역을 인정해 주시고 늘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다. 특히 순복음부천중앙교회 김경문 목사님은 우리 911수색구조단의 가장 큰 후원자다. 매번 우리가 출국할 때면 공항으로 마중 나와 기도해주시고 활동비도 주시는 분이다여기에 국제라이온스 354- A 지구 김영운 총재의 긴급 재정지원과 각 클럽에서 항상 위기 때마다 우리를 도와주고 계신다.

과거 독립운동도 전면에서 싸우는 투사들만큼이나 뒤에서 독립자금을 지원하는 숨은 조력자의 역할이 절대적이지 않았나? 구호도 마찬가지다. 절대 선한 조력자들의 도움 없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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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구조계획을 지시하는 이강우 장로(우)

 

구호에 대한 남다른 신념이 있으신 것 같다. 계기가 있나?

 

: 사실 내가 젊은시절 많이 방황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처음 나간 교회에서 조용기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설교가 사마리아 여인에 대한 말씀이었는데, 듣고나서 내가 과연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더라.

곧바로 집을 팔아서 구급차 5대를 샀다. 당시 주변에는 연탄가스로 인해 죽는 사람이 허다 했는데, 이들을 살리기 위한 구조활동을 시작했다.

내가 우리나라에 인명구조라는 개념을 정착시킨 사람이다. 당시에는 구급차는 물론이고, 소방도 없었다. 내가 이 일을 3~4년 하고 나니까 소방이 생겼다. 현재까지도 소방 구급차가 환자들을 무료로 태우는 것도 어찌보면 내 영향이다.

이번에도 튀르키예 소식을 접하고, 구호를 못간다고 생각하니까 막막하더라. 지금은 다른 거 없다. 그저 하나님께서 내가 죽기까지 이 선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시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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