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애도와 위로를 나누자.
최근 교육 현장의 교사들은 비통하고 처절한 마음으로 매 주말 거리에서 교권 회복을 목이 쉬게 외치고 있다. 2년 차 새내기 교사의 극단적 선택, 유명인의 특수교사 고소, 옛 제자의 흉기에 맞아 중태에 빠진 교사 등 연이은 침통한 소식 때문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특정인을 비난하기보다 먼저 유명을 달리하신 분에게 애도의 마음을 보내고 고통 속에 있는 당사자와 주변인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야 할 것이다.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사회를 바꾸자.
일련의 사건은 다른 듯 서로 닮았다. 교사를 고용된 기능인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아이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는 학교, 이를 바로잡을 의지조차 없는 관리자, 관리자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제도 속에서 더 많은 교사가, 학생이, 학부모가 고통 받는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되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먼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권력을 무기로 갑이 을에게 함부로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을에 대한 공감보다 갑 되기를 쫓지 않았던가? 학교와 교회조차 승자독식 강자 지향의 이데올로기를 은혜로움으로 미화하고, 소외된 이들의 고통에 눈감아오지 않았던가?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 그 어떤 ‘절차’와 ‘처분’을 도입한다 해도 변화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관계를 기반으로 모두의 권리와 존엄이 살아있는 공간을 만들자
교사의 교육행위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호장치는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다. 현재 대책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법적 절차들은 오히려 학교를 누가 더 힘이 센지, 누가 더 그악스러운지 경쟁하는 현장으로 몰아갈 위험성이 크다.
그렇기에 더 중요한 것은 학교를 관계 중심의 공간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경쟁을 기반으로 한 각자도생 출세 지향의 정글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학교는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 혹은 나라도 살아야겠다는 이전투구의 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관계를 기반으로 모두의 권리와 존엄이 살아있는 공동체적 공간을 만드는 것은 초대교회에서부터 기독교의 지향이었다. 예수께서는 단순히 율법의 글자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의미와 의도대로 마음과 행동이 나아가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따라 서로의 어려움과 상처를 돌보고 함께 사랑을 나누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애쓰는 사람들임을 기억해야 한다. 학교를, 교회를,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서로 간의 관계를 기반으로 모두의 권리와 존엄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임을 깨닫고 ‘나’부터, ‘교회’부터 나서야 할 것이다.
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서 이루어졌나니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 (갈라디아서 5:14-15)
2023년 8월 8일
NCCK 교육위원회
위원장 김한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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