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BI 송만석 대표 “홀로코스트에 깔린 반유대주의, 기독교와 무관치 않아”
- ‘파주 홀로코스트 박물관’ 홀로코스트에 대한 역사적 반성의 시작점
"홀로코스트의 비극은 인류 역사 속 기독교의 아픈 뒷면이며, 오늘을 사는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공유해야 할 항구적 책임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비극으로 꼽히는 '홀로코스트'의 기억이 담긴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얼마 전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 개관했다. 무려 6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홀로코스트는 독일 나치의 반유대주의가 만들어 낸 절대적 학살이었다.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단순히 물건을 전시하는 박물관의 개념보다는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기억하고, 이를 알리기 위한 '메모리홀'에 가깝다. 이 박물관을 만든 KIBI(한-이 성경연구회)의 송만석 대표는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향해 홀로코스트를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사실 홀로코스트를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안네의 일기' '쉰들러리스트' 등 우리는 알게 모르게 홀로코스트에 대해 들어왔다. 하지만 송 대표는 홀로코스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고 말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역사 바로 '홀로코스트'라는 것이다.
송 대표는 "홀로코스트는 히틀러가 통치한 독일 나치가 저지른 인류 최악의 범죄다. 각종 생체실험과 가혹한 노동, 죽음의 행진과 이유 없는 살인으로 학살당한 유대인이 무려 600만명에 달한다. 이것은 결코 단순히 일개 사건으로 인지하고 넘어갈 사건이 아니다. 절대적으로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될 비극, 그것이 바로 홀로코스트다"고 말했다.
홀로코스트가 인류의 엄청난 비극이라는 점은 백번 공감하지만, 독일인도 아닌 우리가 이를 반드시 기억해야 할 당위성에 대해서는 선뜻 납득키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송 대표는 기독교인이라면 결코 홀로코스트와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송 대표는 "홀로코스트는 반유대주의의 결정체다. 그렇다면 반유대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근대적 사건인가? 아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시작은 기독교 신학에서 유대인을 배제하면서다. 일례로 개신교 종교개혁의 대표적 인물인 독일의 루터는 강력한 반유대주의자였다"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십자군 전쟁 때 엄청난 수의 유대인이 학살당했다. 바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이다"고 설명했다.
유대인이 믿는 유대교는 구약에 머문 종교다. 예수님의 존재를 인정치 않고, 여전히 구약에서 예비한 메시아를 기다리는 종교가 바로 유대교다. 하지만 기독교는 메시아 예수님의 초림을 믿고, 그의 죽음과 부활을 믿으며 다시 오실 재림을 기다리는 '삼위일체'의 종교로, 기독교는 예수님의 존재를 거부하는 유대인을 말 그대로 이교도로 생각했던 것이다. 허나 유럽 전체를 지배한 기독교에 비해 유대인의 세력이 그리 크지 않았던 탓에 기독교와 비등한 전쟁을 펼친 이슬람과 달리, 유대교는 일방적 핍박을 당해 왔다.
송 대표는 "독일 나치의 반유대주의 근간에도 바로 이런 종교적인 부분이 컸다. 독일은 종교개혁의 본산 아닌가? 안타깝게도 인류 최악의 비극 '홀로코스트'의 이면에는 바로 종교적 이유가 존재했다"며 "물론 우리는 유대인을 학살한 적도, 그들을 핍박한 적도 없다. 하지만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의 이름으로 저지른 죄에 대한 항구적 책임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박물관이 한국교회의 기독교인들이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기를 바란다. 그저 눈으로 보고 지식으로 익히는 박물관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는 공감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만약 이 공간을 통해 한국교회가 이스라엘 유대인과 함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면, 홀로코스트의 아픔을 치유할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더욱이 송 대표는 유대인과 한민족과 성경이 예언한 분명한 연결고리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그는 이사야 55장 5절(보라 네가 알지 못하는 나라를 네가 부를 것이며 너를 알지 못하는 나라가 네게로 달려올 것은 여호와 네 하나님 곧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로 말미암음이니라 이는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였느니라) 중 '네가 알지 못하는 나라' '너를 알지 못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임을 확신하고 있다.
송 대표는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이 알지 못하는 한 나라가 그들에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민족이 바로 우리다. 이제 우리가 그들에게 달려가야 할 때"라며 "우리는 그들이 당한 고통을 함께 공유하며, 겸손한 자세로 그들의 필요를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은 국가를 수립한 해가 둘 다 1948년으로 일치한다. 하나님이 1948년 이 땅에 자신을 섬기는 두 나라의 진정한 독립을 허락하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송 대표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이스라엘을 형제, 가족으로 여겨주길 바라며, 전도에 있어서도 기독교에 핍박당한 그들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충분히 인지해, 매우 겸손한 자세로 조심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파주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구성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위치한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기인하고 있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끌려가는 모습을 형상화 하고, '안네'의 다락방을 재현하고, 다양한 역사적 사진과 영상을 제공해 이해를 높였다. 송 대표는 이 박물관을 무려 15년을 기도하며 준비해 왔다.
본 전시관은 △홀로코스트 참상을 알리는 전시공간 △1948년 독립 이후 이스라엘의 눈부신 발전상 △스페인 종교재단을 통한 유대인 학살의 역사 △유대인들이 인류 역사에 끼친 위대한 기여 △세계 역사를 다시 쓰는 유대인들 등 총 5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박물관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통일촌 마을과 연계해 관람객들이 우리 분단 현실을 되돌아 보고, 통일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 또다시 해외 일정에 나선다. 폴란드, 이스라엘을 둘러보며, 그 곳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해 실물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파주 박물관을 보완하려 한다.
송 대표는 "지금은 작게 시작했지만, 2년 내에 이 전시관을 좀 더 확장하고 규모 있게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대인 단체나 홀로코스트 관련 재단들과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고, 그쪽에서 운영비 지원 같은 것도 가능할지 알아보려 한다"며 "얼마 전에는 독일 대사관의 문화담당 제1비서가 저희 전시관을 다녀갔다. 독일은 가해자 국가로서 이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깊이 느끼고 있고, 실제로 자국 내에도 홀로코스트 관련 전시관이나 기관들이 많다. 그분도 한국에서 이런 전시관이 세워졌다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감동하셨다. 앞으로 독일 내 기관들과도 연결을 시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연계도 추진 중이다. 미국은 홀로코스트 기념관만 6~7개에 달한다.
송 대표는 "이 곳은 기억의 공간이다. 과거의 역사가 아닌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현실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것은 결코 선택이 아닌 의무이며, 그들에 대한 사죄는 우리의 책임임을 알아야 한다"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이 일에 함께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반드시 이 공간을 방문해 홀로코스트의 진짜 역사를 주변에 알려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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