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는 나라를 영화롭게 하고 죄는 백성을 욕되게 하느니라”(잠14:34)
올해 우리는 거룩한 역사, 3·1운동 107주년을 맞이합니다. 1919년 3월 1일, “대한독립만세”의 외침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것은 한 날의 만세운동이 아니라, 민족의 자존과 자유를 향한 거룩한 각성이었으며,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존엄을 선언한 신앙적 사건이었습니다.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다수가 기독교인이었고, 교회는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거룩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복음은 억압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포기하지 않게 했고, 폭력이 아닌 비폭력과 평화의 길을 선택하게 했으며,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과 정의의 정신을 닮은 길이었습니다.
2026년 우리는 또 다른 의미의 ‘삼일절 독립운동’을 외쳐야 합니다. 물질 만능주의와 이념의 분열, 세대와 지역의 갈등, 교회의 신뢰 약화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자유는 방종이 아니라 책임이며, 권리는 섬김과 함께 가야 합니다. 107년 전 선열들이 외친 독립은 단지 국권 회복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바로 선 나라를 세우고자 하는 거룩한 열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의 역사는 한반도 안에서만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 해외 동포들 역시 3·1운동의 불길을 지피고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미국과 하와이, 멕시코 등지에 이주해 있던 한인들은 집회를 열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만세운동에 동참했고, 특히 LA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지의 한인 교회들은 독립 자금을 모금하고 외교 청원서를 작성해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에 전달했으며, 당시 한인 교회는 단순한 예배 처소가 아니라 민족의 미래를 논의하는 구심점이 되었습니다. 러시아 연해주와 만주 지역의 동포들 역시 무장 독립운동과 교육운동을 통해 민족의 희망을 이어갔고, 중국 상하이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이 모여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함으로써 독립운동을 체계화하였습니다. 해외 디아스포라는 고단한 이민의 삶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잊지 않았으며, 기도와 헌금, 조직과 외교로 3·1운동을 세계사적 사건으로 확장시켰습니다.
3·1운동은 국내와 해외가 함께 만들어 낸 민족적·신앙적 연대의 열매였습니다. 흩어져 있었으나 하나였고, 국경은 달랐으나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이것이 디아스포라의 힘이었습니다. 3·1운동은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현재의 책임임을 자각하며 오늘 우리는 그 역사적 유산 앞에 서서 세기총은 공동체인 21세기 디아스포라 한인 기독교인과 함께 우리의 사명을 다짐해 봅니다.
첫째, 우리는 신앙의 정체성을 지키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3·1운동을 이끌었던 힘은 무기가 아니라 믿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관자이심을 믿는 신앙이 절망을 넘어 희망을 보게 했습니다. 오늘의 디아스포라 역시 세속화와 동화의 압력 속에서 복음의 본질을 붙들어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대한민국과 세계를 잇는 화해와 정의의 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과거 해외 동포들이 국제사회에 독립의 정당성을 알렸듯이,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의 평화와 한반도의 화해를 위해 기도하며 국제사회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복음은 국수주의를 넘어서되, 조국을 향한 책임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우리는 세계 선교의 전략적 공동체로 서 있어야 합니다.
초대교회가 흩어짐을 통해 복음을 확장했듯이, 한인 디아스포라는 세계 각 문화권 속에 심겨진 선교적 씨앗입니다. 교회가 먼저 거룩과 신뢰를 회복할 때, 우리는 거주국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가 오대양 육대주에서 60여 회에 걸쳐 한반도 자유 평화 통일 기도회를 가진 것은 3.1운동 정신의 살아움직이는 또 다른 책임과 의무를 감당하는 것이라 믿으며, 하나님께서 대한민국과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위에 은혜를 더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107년 전 그 믿음과 용기를 이어가는, 그래서 흩어져 있으나 하나이며, 멀리 있으나 조국을 품고, 세상 속에 있으나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공동체로서 나아가는 3.1절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26년 3월 1일
(사)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기현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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