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 신장·2005년 간 기증 이어 생명나눔 실천… “치료 포기하는 환자 없기를”

평생 생명나눔 운동에 헌신해 온 이태조 목사(예일교회)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장기이식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장기부전 환자들을 위해 500만 원을 후원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유재수, 이하 본부)는 지난 13일 생존 시 신장과 간을 기증한 이태조 목사가 ‘장기이식 통합 지원사업’을 위해 후원금 500만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이미 두 차례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자신의 장기를 나누며 생명나눔을 실천한 인물이다. 여기에 장기이식 환자들을 위한 후원까지 이어가면서 오랜 시간 이어온 생명나눔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한 사람을 살리지 못한 아픔, 또 다른 생명나눔으로 이어져
이 목사의 생명나눔은 1988년 장애인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특별한 계기를 맞았다.
당시 아동 지적장애인 시설인 ‘선아원’에서 봉사하던 이 목사는 신장병으로 오랜 시간 투석을 받으며 고통받던 열일곱 살 자폐 소년을 만났다. 안타까운 마음에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려 했지만 조직 부적합으로 수술은 진행되지 못했다.
소년을 살리기 위해 방법을 찾았지만 결국 세상을 떠나자, 이 목사는 같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또 다른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로 결심하고 본부를 찾았다.
그 결과 이 목사는 1993년 5월 26일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 이후 2005년 11월 10일에는 또 다른 환자에게 간 일부를 기증하며 두 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장기기증뿐만이 아니다. 이 목사는 지금까지 헌혈에도 250회 참여하는 등 꾸준히 생명나눔을 실천해 왔다.
가족 역시 생명나눔의 뜻을 함께했다. 이 목사의 양친은 소천 후 대구한의대학교에 시신을 기증했으며, 아내와 아들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했다. 한 사람의 결단이 가족 전체의 생명나눔으로 이어진 셈이다.
현재 경북 상주에 위치한 예일교회에서 지적장애인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이 목사는 본부를 통해 생존 시 신장을 기증한 기증인들과 이식받은 이들의 모임인 ‘새생명나눔회’ 회장을 4년간 맡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기증인 예우와 이식대기 환자 지원, 장기기증 인식 개선 등을 위해 힘써왔다.
“경제적 이유로 생명의 기회를 놓치는 환자 없어야”
이번 후원 역시 이 같은 생명나눔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이 목사는 새생명나눔회 활동을 이어오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장기이식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현실을 접하게 됐다. 장기간 투병으로 신체적 고통을 겪는 것은 물론, 막대한 의료비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후원을 결심했다.
이 목사는 후원금 전달식에서 “기적처럼 만난 새 생명의 기회를 경제적 이유로 놓치는 환자가 없도록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십시일반이라는 말처럼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작은 정성과 마음이 모여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장기를 두 차례나 기증한 데 이어 이제는 수술비와 치료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생명을 돕게 된 것이다.
본부 김동엽 상임이사는 “병든 이웃에게 자신의 신장과 간을 내어준 데 이어 오랜 시간 생명나눔 운동에 앞장서 오신 목사님께 깊은 존경을 표한다”며 “전해주신 뜻깊은 후원금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다시 건강한 내일을 만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장기이식 앞둔 취약계층에 수술비·치료비 지원
이 목사가 후원한 ‘장기이식 통합 지원사업’은 장기이식 수술을 앞두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장기부전 환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본부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본인부담경감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장기이식 수술비와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장기이식은 적절한 공여자를 만나는 것뿐 아니라 수술 전후의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에도 상당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치료 자체가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
본부는 이번 후원금을 비롯한 후원자들의 나눔을 바탕으로 장기이식 대기자와 이식 환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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