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춘오 목사(본보 발행인)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이끌던 세이브코리아 대표 손현보 목사를 공직선거법 위반협의로 구속했다. 손 목사가 유튜브 등을 통해 부산시 교육감 사전선거운동에 개입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예장고신측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는 지난 봄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을 맞아 전국적으로 탄핵반대 집회를 대대적으로 이끌었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손봐야 할 인물 중에 한 사람으로 찍힌 것으로 보인다.
손현보 목사의 세이브코리아 운동은 한국기독교 목사로서 그 양심에 따라 나선 선한 행동이다. 이만한 결단력을 가진 목사를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손 목사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시킨 것은 종교의 자유를 심대히 침해하며,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양심을 억압하고 핍박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고신측 뿐 아니라, 모든 한국기독교가 손 목사에 대한 구속의 부당성에 대해 항의해야 한다. '우리 교단과는 관계가 없다, 또는 내 생각과는 달라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일원으로서 옳은 태도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특히 한국교회는 교파나 교단이 달라도 모두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사야는 오만한 정치세력, 부패한 사회를 향해 끽소리도 못하는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에 대해 '벙어리 개'라고 했다. "이스라엘의 파수꾼들은 맹인이요 무지하며 벙어리 개들이라 짖지 못하며 다 꿈 꾸는 자들이요... 그들은 몰지각한 목자들이라"(사 56:10). 이 말은 이 시대 목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 시대는 정치집단이 모든 국민의 생활을 좌지우지 한다. 콩나물 값 하나, 두부 한 모도 정치권의 결정에 좌우된다. 모든 국민의 삶을 정치가 좌우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정치세력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언론뿐 이니라, 모든 국민이 관심 가져야 할 중대한 사안이고, 특히 우리 사회의 정의를 대변하는 종교의 몫이기도 하다. 따라서 목회자 또는 종교인들이 이런 사태를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남의 일로만 여기게 되면 언젠가는 그 불길이 한국교회 전체로 번져 자신의 옷자락에도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여기에 독일 나치에 항거했던 우리가 익히 아는 마틴 니뮬러 목사의 시 한편을 인용한다. "처음에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잡으러 왔을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또 사회주의자들을 잡으로 왔을 때,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다시 노동조합원들을 잡으러 왔을 때,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그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또다시 유태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을 때, 이제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70-80년대 정치권에 대해 그렇게 당당했던 한국교회가 왜 이처럼 주눅이 들었는지, 벙어리 개가 되었는지 알 수 없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하나이다. '손현보 목사가 잘 난체 해서 밉다거나, 교단이나 교계의 동의도 없이 세이브코리아를 조직해 정치적 문제에 개입했다'거나 하는 비판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한국교회가 하나되어 손 목사 구속에 대해 항의해야 마땅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