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6(금)
 
  • 서헌제 교수(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중앙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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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 단체의 범죄와 그로 인한 사회적 피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들은 신도들에게 왜곡된 종교적 신념을 주입해 심리적·정신적 지배력을 확보한 뒤, 헌금 강요를 비롯해 성범죄, 폭력과 인권 유린, 탈세와 자금세탁, 나아가 특정 정치 세력과의 결탁을 통해 사회 전반에 심각한 해악을 끼쳐왔다.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 단체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의지를 밝힌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계기로, 사이비 종교 단체의 각종 비리, 특히 정교유착 의혹에 대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이 얼마나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정치 영역에 침투해 왔는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제 사이비 종교 단체의 문제는 단순한 종교 내부의 정통과 이단의 논쟁을 넘어, 우리 사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구조적 병폐로 인식되고 있다.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근절하기 위해 교주 개인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단체를 해체하여 악의 뿌리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들이 헌법상 종교의 자유라는 장막 뒤에 숨어 교묘히 법망을 피해 왔고, 정치권 또한 표와 돈을 가진 집단 앞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며 법적 책임을 회피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법원은 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던 신천지 종교법인에 대한 서울시의 설립취소(해산) 처분에 제동을 걸었고, 신천지의 피해를 주장한 청년 신도가 제기한 이른바 청춘 반환소송에서도 신천지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러한 한계를 배경으로, 현행 법체계만으로는 사이비 종교단체에 대한 실효적 법 집행이 어렵다는 문제의식 아래 소수의 국회의원에 의해 이른바 정교 유착방지법’(민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이 법안은 민법의 일부 조항을 개정하거나 신설하여 법인에 대한 감독권을 강화하고, 정교분리 원칙 및 공직선거법 위반을 해산 사유로 명시하며, 해산된 법인의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이 법안이 알려지자 교계 일부에서는 교회 해산법”, “일제의 포교 규칙을 연상시키는 반민주적·전체주의적 입법이라는 강한 반발부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민법이라는 기본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법 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라는 신중론까지, 대체로 부정적 견해가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회를 포함한 다수의 종교단체가 법인 등록 없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법을 곧바로 교회 해산법이라 부르는 것은 엄밀한 법 논리상 타당하지 않다. 그런데도, 법원이 아닌 행정관청이 정교분리라는 포괄적이고 모호한 기준을 근거로 모든 법인을 감독하고 해산하며 재산 몰수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는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을 중시하는 민법의 기본 체계와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종교를 법으로 직접 규제하려는 시도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라는 헌법적 가치를 침해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사이비 종교의 반사회적 범죄를 제재하기 위해 불가피한 입법이 필요하다면, 그 해법은 민법 개정이 아니라 반사회적 종교법인의 해산에 관한 법률과 같은 특별법 제정이라는 정공법에 있어야 할 것이다. 이 특별법에는 불법적인 헌금 갈취, 인권 유린 등을 구체적인 해산 사유로 명시하고, 해산 여부 역시 행정부가 아닌 법원의 판단에 맡김으로써 사법적 통제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빈대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초가삼간을 태우는 과유불급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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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서헌제 교수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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