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12(목)
 
  • 심만섭 목사(화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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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불교 언론을 보니, 불교계에서는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성경성탄절에 대하여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다시 정립해서 사용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논의되었다고 한다. 즉 성경은 바이블, 성탄절은 기독탄신일이나 크리스마스로 해야 된다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불교계가 석가탄신일로 하든 부처님 오신 날로 하든 상관한 적이 없다.

 

이 자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시 의회 연설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가 된 자유와 연대의 가치가 선교사들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는 말을 문제 삼아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결의했다고 한다. 불교계는 종교 편향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고, 그에 대해서는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모양새다.

 

정부에서는 이번 5월부터 전국의 70여개 사찰들이 그동안 오랫동안 받아오던 문화재 관람료대신 이를 100% 국가에서 보전(保全)한다고 발표하였다. 그것이 자그만치 올해에만 419억 원이 지원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언론들에서는 각 사찰들이 문화재 관람료를 무료로 한다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것이 무료인가? 각 사찰들이 현장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려면, 불교의 문화재를 관람하는 것과는 상관없는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 심지어 법원에서도 그런 행위는 부당하다고 판결까지 내렸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고 수고하지 않아도 재정 지원이 이뤄진다.

 

그야말로 정부와 지자체가 따박 따박 재정을 지원해 주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것을 무료라고 하는가? 이것은 엄연히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에서 보전해 주는 것이다. 불교계의 이런 모습에 2021년 국회에서 모 의원은 봉이 김선달이란 말을 사용했다가 불교계로부터 호되게 항의를 받고, 항복하기도 했다.

 

혹자는, 이처럼 불교계가 문화재 관람료 대신 국가로부터 100% 재정 지원받는 것은 우수한 불교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정책 차원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피하려 변명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동안 정부에서는 불교를 포함한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국가 예산 집행을 하지 않았던가?

 

지난해 문화재청이 낸 보도자료에 의하면, 2023년 문화재청 예산을 12,935억 원으로 잡았고, 그중에 문화재 보존 예산으로만 6,814억 원을 책정하였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상당수의 금액이 불교계의 문화재 보존에 사용될 것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문화재를 보존하고 보호하는 일은 필요한 일이다. 다만 그동안 국민들이 낸 세금에서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이 계속 종교계에 문화재 보호 명목으로 들어갔지만, 그에 대하여 공개적이며 투명한 감사(監査)는 제대로 이뤄졌는가를 묻고 싶다.

 

어찌 보면 불교계는 국내에서 오래된 종교라고 하여, ‘종교 우대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런데 타종교에 대해서 성경은 바이블로, 성탄절은 기독탄신일이나 크리스마스로, 가톨릭은 카톨릭으로 해야 한다는 논의를 했다고 하니, 어리둥절해진다.

 

사실 불교계는 전에도 기독교가 성탄절에 기독교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성탄 트리를 세우면서 트리 꼭대기에 십자가를 세웠다고 시비를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십자가는 안 되고 별을 달라는 것이다. 별은 되고 십자가는 안 된다는 이유는 뭘까? 십자가가 기독교를 상징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언제 우리 기독교가 불교의 상징물에 대하여 이래라저래라 한 적이 있는가? 그런데도 불교계가 타종교에서 사용하는 고유한 용어까지 독점하고 있으니 바꿔야 한다고 거론하고 따지는 것은 그야말로 볼썽사납다. 이런 것들이 종교 간 다툼을 일으키는 발단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종교 간에 서로 이해하고 관용하려면 그 종교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 타종교에 대하여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무리한 비판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 불교를 보면, ‘종교 차별을 주장하면서, 여러 사안들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선점(先占)하려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눈에 띤다.

 

그러나 종교 간에 간섭함이 도가 지나쳐, 타종교에서 오랫동안 사용한 명칭과 활동까지 따지고 든다면 이를 우리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각 종교는 종교 화합을 통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이를 보여줌으로 국민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오히려 종교가 국민들에게 짐이 되고, 배척의 요인이 될 것이다.

 

종교는 권력기관이 아니다. 정치 집단도 아니다. 종교의 본분은 국민들의 영적, 정신적 만족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며, 불쌍한 영혼을 구원하는 역할을 감당하는데 치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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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시평] 심만섭 목사의 '왜 성경과 성탄절을 문제 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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