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호 목사(한국에흐예언약학회 회장)

성경에서 반복해서 강조되는 중요한 메시지 가운데 하나가 바로 회개이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셨다. 세례 요한 역시 같은 메시지를 전하며 사람들에게 하나님께 돌아올 것을 촉구하였다.
성경이 이처럼 회개를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간이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께 돌아오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회개를 단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일 정도로 생각한다. 물론 자신의 죄를 깨닫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회개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회개는 단순히 잘못을 반성하는 감정적인 행동을 의미하지 않는다. 회개는 삶의 방향이 바뀌는 사건이다.
성경에서 회개는 돌이킨다는 의미를 가진다.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오던 길에서 방향을 바꾸어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회개는 단순한 감정의 변화가 아니라 삶의 중심이 바뀌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본래 하나님을 중심으로 살아가도록 창조되었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와 자신의 판단을 따라 하나님을 떠나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성경은 이러한 인간의 상태를 죄라고 말한다. 죄는 단순히 나쁜 행동 몇 가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떠나 자기 자신을 삶의 중심에 두려는 인간의 근본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회개는 단순히 몇 가지 잘못된 행동을 고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중심을 하나님께로 다시 돌리는 일이다. 사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을 떠나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께 돌아올 때 회개가 시작된다.
예수님은 이러한 회개의 의미를 분명하게 보여 주셨다.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들이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을 기뻐하셨으며, 자신이 이 땅에 오신 목적 가운데 하나가 죄인을 부르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죄를 깨닫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신 것이다.
성경의 여러 이야기는 이러한 회개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탕자의 비유이다. 집을 떠나 자기 마음대로 살던 아들은 결국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아버지에게 돌아갔다. 그는 자신의 삶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버지께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아버지는 돌아온 아들을 기쁘게 맞아 주었다.
이 이야기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보여 준다. 하나님은 인간이 자신의 죄를 깨닫고 돌아올 때 정죄하기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돌아오는 자를 받아 주시는 분이다. 그러므로 회개는 단순히 두려움 때문에 시작되는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분께로 돌아가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회개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인간의 마음은 쉽게 자신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변명하고 싶어 하며,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주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회개는 인간의 교만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세우는 자리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바로 이 회개의 자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십자가는 인간의 죄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 주는 사건이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보여 주는 사건이다. 사람이 십자가를 바라볼 때 자신의 죄를 깨닫게 되고, 동시에 하나님께서 베푸신 사랑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십자가는 인간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힘을 가진다. 사람이 십자가 앞에서 자신의 죄를 바라보고 하나님께 돌아올 때, 회개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삶의 변화로 이어진다.
성경은 회개와 믿음이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보여 준다. 사람이 하나님께 돌아올 때 그는 동시에 하나님을 신뢰하게 된다.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따라 살아가기로 결단하게 된다.
그래서 회개는 구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인간이 완전해진 다음에 받아 주시는 분이 아니라, 죄를 깨닫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사람을 받아 주시는 분이다.
성경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시며 그가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기다리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바로 그 길을 열어 주신 사건이다. 인간이 자신의 죄를 깨닫고 하나님께 돌아올 때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그러므로 회개는 단순한 종교적 의식이 아니다. 회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다시 시작되는 자리이다. 하나님께 돌아오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새로운 마음을 주시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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