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7(금)
 
  • 김철영 목사(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상임대표,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한국교계국회평신도5단체협의회 상임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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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완벽하거나 모든 것을 아는 체제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사실 지금까지 여러 형태의 정부가 시도되었고 앞으로도 시도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그중 가장 나쁜 형태라고까지 말하지만, 지금까지 시도된 다른 모든 형태를 제외하면 가장 나은 형태이다.”

윈스턴 처칠

 

스웨덴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기준 42개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침식되는 경험을 했다. 또한 프리덤 하우스에 의하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국가의 45%만이 자유국으로 분류된다. 특히 전 세계 민주주의의 질은 18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에 따르면 세계에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는 전체의 7%에 불과하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함께 한국 역시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 포함되어 있다.

 

이들 연구기관은 민주주의 후퇴의 원인으로 다음과 같은 현상을 지적한다.

첫째, 표현의 자유와 언론·집회의 자유 제한 등 시민사회의 자유와 권리의 후퇴.

둘째, 사법부·언론·의회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제도적 견제의 약화.

셋째, 국민의 의지를 내세워 제도를 경시하는 포퓰리즘과 권위주의 리더의 부상.

넷째, 가짜뉴스와 SNS 선동, 음모론 확산에 따른 정보 왜곡과 혐오정치.

다섯째, 정당 간 적대 심화와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민주적 타협의 붕괴.

여섯째, 제도 불신과 정치 혐오, 투표율 저하로 나타나는 시민 참여 감소.

일곱째, 권위주의 국가 간 협력 강화로 인한 국제 민주주의 연대 약화 등이다.

 

특히 최근 세계적으로 극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극좌에 대한 비판이 강했지만, 이제는 극우화에 대한 우려와 비판 역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주류 정당 정치인들 가운데 일부가 극우 세력과 협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세대학교 복지국가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21%가 극우 성향이며, 그중 스스로 극우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9%였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29%, 20대가 28%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사회에서 극우 정서에 기반한 정치가 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보수정당이 극우 집단과 관계를 단절하지 못하는 배경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극우화를 극복한 대표적 사례로 서독을 들 수 있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의 경험을 반성하며 1976년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발표했다. 이 합의에 따라 학교 역사교육과 정치교육에서 나치 시대와 그 교훈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역사로부터 배우자는 교육철학을 실천한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주 2회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서로의 입장을 바꿔 논쟁하는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한 결과, 동서독 통일 이후 사회통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사회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024123일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파면, 그리고 구속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에 대한 성찰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서부지법 폭동 사태는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넘어선 폭력과 불법성을 보여주며 큰 충격을 주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를 지낸 뒤 2024년 서울시 교육감에 취임한 정근식 교육감은 한국형 보이텔스바흐 원칙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인간 존엄과 표현의 자유,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존중하는 원칙.

둘째,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강압적 주입 금지 원칙.

셋째, 논쟁성 재현의 원칙.

넷째, 보편성을 기반으로 특수성을 존중하는 역지사지의 원칙이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는 2025224일 서울서부지법 난입 폭동 사태와 관련한 성명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민주시민교양교육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협의회는 자유민주국가의 국민으로서 누릴 권리는 충분히 누려왔지만, 국가를 발전시켜갈 시민적 자질을 함양하는 일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지키고 세계 속에 웅비하는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헌법에 기반한 민주시민교육이 절실하다초등학교 때부터 헌법을 가르치고 그 정신을 존중하며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공협은 또한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한 10대 정책 가운데 하나로 민주시민교육을 제시하기도 했다. 교육부 역시 2026민주시민교육 추진계획을 발표해 학생들이 헌법 가치를 실천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시민교양교육은 기독교인들에게도 필요하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이 가장 심한 곳 가운데 하나가 한국교회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념 앞에서는 타인을 존중하거나 배려하는 모습이 부족해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가 많다.

 

풀러신학교 총장을 지낸 리처드 마우 박사는 저서 무례한 기독교에서 시민 교양”, 즉 공적 예의를 강조했다. 그는 시민 교양을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이해심과 중용, 고상한 태도와 예절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신념 있는 시민 교양(Convicted Civility)”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강한 신념과 예의를 동시에 갖춘 그리스도인이 사회를 올바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마우 박사는 특히 하나님은 공적인 의()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의의 대리자로서 공적 삶 속에 하나님의 기준을 적용하도록 부름받았다고 강조한다.

 

대한민국은 19193·1운동 이후 같은 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면서 민주공화국으로 출발했다. 자유와 평등, 민주와 공화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는 성경적 가치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또한 한국교회는 4·19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민주주의를 지키는 역사적 순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엘리노어 루스벨트는 민주주의는 다수 국민의 선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능력에 기초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우리 기독교인들은 헌법 정신을 지키고 공공선을 실천하는 품격 있는 민주시민이 되어야 한다. 특히 믿지 않는 사람들로부터도 존경을 받을 만큼 품위 있게 행동해야 한다(데살로니가전서 4:12).

 

그렇게 할 때 무례한 기독교인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사회 속에서 기독교에 대한 신뢰와 호감도 역시 높아질 것이다. 바로 이것이 민주시민교양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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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민주시민교양교육으로 민주시민의식 함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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