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호 목사(한국에흐예언약학회 회장)

성경을 읽을 때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이 여러 인물들에게 약속을 주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아담에게, 노아에게, 아브라함에게, 모세에게, 다윗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셨고 그들에게 언약을 주셨다. 신학에서는 이러한 언약을 보통 언약신학이라는 틀로 설명해 왔다.성경의 역사를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언약의 역사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성경에는 하나님이 특정 인물들에게 주신 여러 언약들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아담에게 말씀하셨다.“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이 말씀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맡기신 삶의 질서와 책임을 보여 준다.
또 가인의 사건에서도 하나님은 그를 완전히 버리지 않으셨다.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로 받을 것이라고 하시며 하나님은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는 질서를 세우셨다.
노아에게는 더 분명한 약속이 주어졌다.홍수 이후 하나님은 다시는 물로 세상을 심판하지 않겠다고 하시며 무지개를 언약의 표로 세우셨다.
아브라함에게는 또 다른 언약이 주어진다.하나님은 그의 후손을 통해 큰 민족을 이루고, 땅을 주며, 모든 민족이 그를 통해 복을 받게 하겠다고 약속하셨다. 모세를 통해서는 율법이 주어졌다.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계명을 지키면 복을 받고, 떠나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다윗에게는 왕권의 언약이 주어졌다.그의 왕위가 끊어지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 될 것이라는 약속이다. 이처럼 성경에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여러 언약들이 기록되어 있다.그래서 많은 신학자들은 성경을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언약의 역사로 이해해 왔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언약의 흐름을 “인류언약”이라고 부르려 한다. 왜냐하면 이 언약들은 모두 인간에게 주어진 언약이기 때문이다.하나님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인간의 삶과 역사 속에서 이루어지는 언약이다. 그래서 우리가 교회에서 들어 온 대부분의 설교와 성경 이해는 바로 이 언약의 흐름 속에 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인간이 그 말씀에 응답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로 성경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을 계속 읽다 보면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과연 인간은 이 언약을 온전히 지킬 수 있었을까? 이스라엘의 역사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율법이 주어졌지만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고, 왕이 세워졌지만 하나님 나라가 완전히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성경은 인간의 실패를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실패를 통해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 나라를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래서 성경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인간에게 주어진 언약의 역사 뒤에는 하나님이 스스로 이루시는 더 깊은 언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 언약의 단서가 바로 출애굽기에서 나타난다. 모세가 하나님께 이름을 묻자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히브리어로 에흐예(Ehyeh)라는 선언이다.
이 선언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하나님이 스스로 이루시는 구원의 약속을 보여 주는 말씀이다. 그래서 성경의 이야기는 인간에게 주어진 언약의 역사에서 멈추지 않고 하나님이 직접 이루시는 더 깊은 언약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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