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수 목사 이단 규정의 문제점과 교계 실태’ 주제로 신학 포럼 개최
- 소명 기회 박탈이 낳은 팩트 왜곡… 유일론 주장한 적 없다”
- 의사정족수조차 미달된 예장합동 총회 결의, 사법 소송 통해 위법성 가려질 전망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이하 예장합동) 총회가 지난 9월 결의한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에 대한 이단 규정을 두고, 교계 내부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팩트 자체의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단연구가들은 정 목사가 ‘킹제임스 성경 유일론’을 주장한다고 단정 지으며 이를 주요 이단 사유로 꼽았으나, 정작 당사자인 정 목사는 유일론을 주장한 적 자체가 없다고 전면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기본적인 사실관계(팩트)조차 어긋난 채 정죄가 이루어진 배경에는, 조사 및 결의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최소한의 소명 기회조차 주지 않은 교단의 일방적인 절차적 하자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동수 목사 측이 결의 효력에 대한 법적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교계 관계자 및 신학 전문가들이 참석한 ‘정동수 목사 이단 정죄의 문제점 비판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피고인 없는 재판처럼 진행된 이단 심의의 문제점과 함께, 예장통합 전 이단대책위원회 조사분과위원장 유무한 목사, 기독언론인협회 회장 황규학 박사가 발언자로 나서 각 교단의 이단 심의 프로세스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정동수 목사 “유일론은 사실무근… 소명 박탈과 의사정족수 미달이 낳은 불법 결의”
발언자로 나선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는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학 공학박사 및 인하대학교 명예교수로서의 이력을 밝히며, 본인의 신앙관이 정통 기독교 신학의 테두리 안에 있음을 강조했다.
정 목사는 이단연구가들이 자신에게 덧씌운 ‘킹제임스 성경 유일론’ 프레임에 대해 “킹제임스 성경에만 구원이 있고 다른 번역 성경은 사탄의 성경이라며 다른 번역본을 부정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원문에 가까운 번역본을 활용해 신앙의 본질을 찾고 이단 침투를 방어하자는 취지였을 뿐”이라며, “과거 개역성경의 ‘동방의 독수리’ 번역이 이단 교주들에게 악용되다가 개역개정에서 ‘사나운 날짐승’으로 수정된 사례처럼 성경 번역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특정 번역본을 선호한다는 이유로 당사자의 설명도 듣지 않고 이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목사는 총회 결의 과정에서의 치명적인 절차적 하자가 지적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110회 예장합동 총회 결의 당시 재적 총대 1,638명 중 의사정족수는 과반인 819명이었으나, 실제 결의 순간에는 792명만이 재석했던 공식 기록이 확인됐다. 정 목사는 “법조계와 한국교회법연구소의 유권해석에 따르더라도 의사정족수 미달 결의는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소명 기회를 원천 박탈한 채 진행된 이번 결의의 부당성을 사법 절차를 통해 명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유무한 목사 “통합 6대 기준 대입 시 정통… 십일조 논쟁도 학문적 영역서 다뤄야”
예장통합 측 전 이단대책위원회 조사분과위원장이자 10개 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협의회 회장을 지낸 유무한 목사는 이대위원들이 대상자의 신학적 배경을 깊이 알지 못한 상태에서 여론이나 정서적 요인에 치우쳐 정죄하는 교단 내부의 한계를 먼저 짚었다. 유 목사는 예장통합이 사용하는 공식 ‘6대 이단 연구 평가 기준’(삼위일체, 그리스도의 신·인성, 구원론, 성경관, 교회론, 신비주의 및 직통계시)을 전격 대입하며, “정 목사는 삼위일체론과 예수의 신성, 대속과 부활 등 정통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명확히 인정하고 있어 직통계시나 교조성 등의 이단적 요소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진단했다.
이어 성경관과 십일조관에 대해 교단의 신학적 포용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 목사는 “에큐메니컬 관점에서 타 성경의 번역 오류를 상호 수용하듯, 정 목사의 번역본 강조 역시 복음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면 학문적 영역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십일조 논쟁과 관련해서도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들며 “형식적 율법 준수를 넘어 마음을 다하는 신앙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석의 차이일 뿐, 정 목사가 실제로는 10분의 1 이상의 헌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교단이 융통성을 가지고 방과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유 목사는 “현재 예장통합 내에서도 연구가 진행 중이나 명백한 이단 범주보다 학문적 검토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정 목사에게 주요 교단 목회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을 권고했다.
황규학 박사 “교단 정치와 지식의 결탁… 사실관계에 기반한 법리적 접근 요구돼”
기독언론인협회 회장 황규학 박사는 미셸 푸코의 권력-지식 이론을 인용하여 현재 교계의 이단 정죄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학술적으로 비판했다.
황 박사는 “교단 권력이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대상을 과도하게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례로 예장통합 한 교단에서 이단 혹은 예의주시로 지정된 사례가 89명에 이르는 점을 지적하며, 교단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가 남발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특히 이단 심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가성 금전 요구 등 교계 일각의 부적절한 관행을 언급하며, 정동수 목사의 사안 역시 타협 없는 신학적 고집과 교단 정치적 역학관계가 맞물린 결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황 박사는 “법원은 철저히 객관적 사실(Physics)에 근거해 판단하는 반면, 교단 정치는 주관적 가치나 교리적 프레임을 우선시하여 법리적 오류를 범하기 쉽다”며, 이번 합동 총회의 결의는 절차법적 하자가 명확한 만큼 사법적 판단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이단 연구와 심의 과정에서 ‘당사자 소명’이라는 기본 원칙이 무너졌을 때 얼마나 큰 사실 왜곡이 발생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정 목사가 주장하지도 않은 ‘유일론’을 이단연구가들이 임의로 규정해 기소하고, 교단은 이를 확인하는 청문 절차도 없이 결의를 강행했다. 팩트 자체가 맞지 않는 정죄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원인이다.
여기에 총회 헌법이 규정한 최소한의 의사정족수조차 채우지 못한 채 가결된 결의는 그 자체로 법적 정당성을 상실했다. 교단 지도부가 전문성과 객관성을 결여한 채, 소명 기회마저 박탈하며 여론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린다면 이단 심의의 권위는 실추될 수밖에 없다. 사법부의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이번 예장합동의 결의 절차가 면밀히 검증되고, 향후 교계 내 신학적 논쟁이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다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번 포럼은 이단 심의 과정에서 당사자 소명 절차의 미비가 양측의 사실관계 인식을 전도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단연구가들이 제기한 ‘킹제임스 성경 유일론’ 프레임과 정동수 목사의 ‘유일론 주장 부인’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교단 차원의 공식 청문이나 사실 규명 절차가 부재했다는 점은 향후 법적 공방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예장합동 총회 헌법이 정한 의사정족수(과반 819명)에 미달하는 792명이 재석한 상태에서 회무가 처리되었다는 공식 기록이 제시됨에 따라, 결의의 절차법적 효력 유무를 둘러싼 논란은 심화될 전망이다. 심의 대상자의 핵심 교리 부합 여부와는 별개로, 총회 결의의 성립 요건과 적법 절차 준수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른 만큼 사법부의 객관적인 판단과 교단 내부의 심의 프로세스 재정비에 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