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역자 수급,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로 열띤 논의... “평신도 지도사, 새로운 동역의 모델”
- 개교회·교단 울타리 넘어 한국교회 전체의 목회 지형과 연합운동에 지속적 영감 제공

인구 절벽과 신학생 감소로 인해 한국교회 전반의 심각한 당면 과제로 부상한 ‘부교역자 수급난’과 ‘다음세대 사역자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신도의 전문성을 목회 현장에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평신도 지도사(교육사)’ 제도가 전격적인 연합적 대안으로 제시됐다.
신촌교회(담임 박노훈 목사)가 주최하는 ‘제46회 신촌포럼’이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교회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교역자 수급, 어떻게 할 것인가: 평신도지도사를 생각하다’라는 대주제 아래, 사역 현장을 떠나는 부교역자들의 현실을 공교회적 시각에서 진단하고, 실제 목회 현장에서 평신도 지도사를 세워 위기를 극복한 생생한 사례와 제도의 현황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현장의 목소리… “부교역자 사역지 탈출 현상과 평신도 동역의 가능성”
오성현 박사(서울신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발표회에서는 위기에 직면한 한국교회 목회 현장의 고뇌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상생의 대안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일환 목사(우리가본교회)는 ‘왜 떠나는가? 사역자들의 사역지 탈출 현상에 대한 소고(小考)’라는 주제로, 현재 수많은 교회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부교역자 청빙난의 원인을 예리하게 분석했다. 김 목사는 오늘날 신학생 감소 현상과 더불어 기존 사역자들이 사역지를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심리적 요인을 짚어내며, 사역 환경의 체질 개선과 공교회적 차원의 배려가 시급함을 역설했다.
이어 김신은 목사(영등포교회)는 ‘부교역자 수급난 속에서 발견한 평신도 지도사의 가능성’을 주제로 영등포교회 영유치부와 젊은 부부 모임인 ‘열린가족 모임’의 실제 사역 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도심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는 영등포교회는 지난 2024년 말, 다음세대 사역을 담당하던 교역자가 갑자기 사임하는 위기를 맞았다. 청빙난 속에서 교회가 주목한 곳은 외부가 아닌 내부였다. 교회는 아동 보육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전문 경력을 가진 평신도 성도를 발굴해 영유치부 사역의 책임자로 세웠다.
김 목사는 “평신도 지도사는 부교역자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세우는 ‘값싼 대체재’나 임시방편이 아니다”라며 “하나님이 교회 안에 이미 예비해 두신 성도의 은사와 전문성을 존중하되, 말씀의 방향과 신학적 중심은 담임목사가 철저히 감독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었을 때, 부서가 영적으로나 수적으로 더욱 건강하게 성장하는 변화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신도 지도사 세우기의 원칙으로 △대체재가 아닌 동역자 관점의 접근 △철저한 목회적 감독 및 소통 △교회 내 은사 발견 및 훈련 구조 마련을 제시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박종현 교수(명지대학교 객원교수)는 ‘평신도 교육사 제도 현황: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의 미래 모색’을 통해 현재 교단 및 교계 전반에서 논의되고 있는 평신도 지도자 양성 체계의 현주소를 학술적으로 짚어내며, 이 제도가 일시적 대안에 그치지 않고 공인된 인증과 지원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전체 토론은 조기연 박사(서울신학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발제자들과 함께 열띤 논의를 이어갔으며, 신촌포럼 고문인 강일구 총장의 총평으로 마무리됐다. 포럼 참가자들은 부교역자 부족이라는 위기가 오히려 평신도들을 주체적인 동역자로 깨우는 ‘영적 전환점’이자, 한국교회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 깊이 공감했다.
‘신촌포럼’ 1997년부터 이어온 29년의 역사… 교계 연합과 공교회성을 선도해 온 등불
이번 포럼이 교계의 높은 관심을 받은 것은 비단 주제의 시의성 때문만은 아니다. 신촌포럼이 걸어온 역사와 그 안에서 축적된 공교회적 권위, 그리고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기여해 온 무게감 때문이다.
신촌포럼은 전임 이정익 원로목사 시절인 1997년 4월, “신학과 목회는 화해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첫발을 내딛었다. 당시 교회가 가진 학문적 자산이었던 다양한 분야의 협동목사와 학자들이 준비위원을 맡아 출범한 신촌포럼은 지난 29년 동안 한국교회의 고질적 문제인 ‘신학과 목회의 이원화 현상’을 극복하는 강력한 가교 역할을 해왔다.
역대 포럼의 궤적은 신촌포럼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가며 교회의 공적 책임을 고민해 왔는지 고스란히 증명한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는 ‘생명복제와 생명윤리’(제6회), ‘담임목사 은퇴 및 선정 어떻게 할 것인가’(제8회), ‘격동하는 성문화와 한국교회의 과제’(제11회) 등 한국 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민감하고도 거대한 담론들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루었다.
또한 2010년대 이후에는 ‘출산율 저하와 인구 문제’(제26회), 세계적 석학 위르겐 몰트만 박사 초청 포럼(제30회), ‘우리의 폭력문화에 대한 성찰’(제32회),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사회와 미래전망’(제38회)에 이르기까지 종교계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학, 과학, 심리학을 아우르는 통섭적 대안을 제시해 왔다. 최근에는 ‘웰-다잉 목회’(제42회), ‘MZ세대와의 세대 공감’(제43회), ‘270만 이주민 시대의 목회 전략’(제45회) 등 교파를 초월해 한국교회 전체가 공유해야 할 시대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왔다.
이처럼 신촌포럼은 일개 개교회의 세미나 수준을 뛰어넘어, 한국교회 전체의 목회 지형을 진단하고 일치와 연합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공교회적 싱크탱크(Think Tank)’로 자리매김했다. 초창기 정진경 목사의 영성과 이정익 목사의 혜안, 그리고 현 대표인 박노훈 목사의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이 이어지면서 포럼의 신학적 깊이와 현장 적용성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개회사를 전한 박노훈 목사(신촌포럼·목회자세움네트워크 대표)와 포럼을 소개한 위원장 이상직 박사는 “신촌포럼은 언제나 교회의 본질을 깊이 연구하는 동시에, 시대마다 던져지는 차가운 현실의 질문에 따뜻하고 명확한 신학적 대안을 내놓기 위해 몸부림쳐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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