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길 목사(마포 주섬김교회, 국제독립교회연합회)
한평생 주님의 사도로 신실하게 살았던 바울에게는 입으로만 복음을 전하는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전도자들과 달리 예수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17절)며 깊은 진리의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흔적이라는 말은 ‘스티그마’라는 단어인데 고대사회에서 주인들이 자기의 소유임을 표시하기 위해 노예의 어깨나 엉덩이에 화인을 찍은 데서 유래했습니다. 불에 달군 쇠를 노예의 살 위에 찍어 자기의 소유임을 나타냈습니다. 이것을 낙인(烙印)이라고 합니다.
바울은 그만큼 그리스도의 종임을 당당하게 말했고 자신이 그리스도의 종인 사실에 긍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바울처럼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하는 사실에 대하여 자랑스럽게 여기고 당당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의 흔적이란 그리스도의 소유됨과 고난의 상처로 대변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것도 아니요, 마귀의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너는 내 것이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사 43:1).
우리는 그리스도의 것이면서 하나님의 것이지(고전 3:23) 그 외에 어느 누구의 소유도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그리스도께 속했으면 주님의 약속대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고 아브라함의 자손이 된 것이고 또 유업을 이을 자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소유가 되었음을 감사하며 최대의 기쁨과 최대의 영광으로 알아야 하겠습니다. 나 같은 죄인을 하나님의 것으로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로 삼아주셨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다음으로 예수의 흔적은 고난의 상처를 의미합니다. 예수의 흔적은 예수님을 위하여 고난에 동참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습니다. 바울은 주님을 따라가느라 얼마나 고생하고 얼마나 핍박을 당했습니까? 바울의 몸은 고난의 상처투성이였습니다. 그는 희생적인 복음의 사자로서 숱한 고난의 흔적 영육 간에 증표로 가지고 있었습니다(고후 11:23-27).
고후 4:10에서 바울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죽임 당하심을 몸에 짊어지고 다닌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목숨을 대속의 희생으로 내어 놓으신 예수님을 본받아 자신을 예수님을 위해 내어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을 따라가느라 상처투성이가 된 바울은 도리어 그것을 기쁘게 여겼습니다.
바울은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고 말했습니다. 그 해답은 마 5:11-12절에 있습니다.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
우리들도 주님을 위하여 매 맞는 것 주님을 위하여 욕먹는 것 주님을 위하여 원망 듣는 것 주님을 위하여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영광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가운데 고난과 눈물과 희생이 따를지라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말고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손과 발에 못 박힌 상처, 주님의 옆구리에 난 창자국 가시관을 쓴 자리에 난 주님의 머리의 상처는 누구를 위한 상처입니까? 모두 우리의 죄를 사하시기 위한 주님의 사랑의 흔적이요 눈물의 흔적이요 매 맞은 흔적이요 찔린 흔적이요 피의 흔적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내 너를 위하여 몸 버려 피를 흘렸건만 너는 나를 위하여 무엇을 했느냐”고 묻으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빛나는 발자취를 더욱 빛나게 만들고 죽든지 살든지 주님의 발자취를 존귀케 여기며 예수님의 흔적을 지녀가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