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형 목사(드림교회, 국제독립교회연합회)

“무리를 명하여 잔디 위에 앉히시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19절)
빈들에서의 집회를 마치고 몰려온 수많은 백성들의 식사 문제를 생각하던 제자들이 고민 끝에 예수님께 자신들의 의견을 냈습니다. 즉 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빈들이라는 점과, 날이 이미 어두컴컴해진 점, 그리고 이런 상황이니 저들을 마을로 보내서 먹을 것을 사먹도록 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뜻밖의 말씀을 하십니다.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또한 예수님은 그들이 마주 대한 현실인,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시면서 축사를 하십니다.
“축사하시고”는, 헬라어로 εὐλόγησεν(eulogēsen, 율로게센)인데, 이는 εὖ(eu, 좋게, 잘)와 λέγω(legō, 말하다)의 두 단어가 합해진 말입니다. 따라서 “축사하시고”의 본래 뜻은 “좋게 말하다, 찬양하다, 복을 빌다, 축복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나님을 향해 찬송과 감사를 드리며 축복의 말씀을 올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감사로 시작된 기적이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 앞에 감사한 것인데, 그러한 예수님의 동작을 표현하면, “감사한 마음을 갖고 하나님께 좋은 말을 올려드린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좋은 말을 해야 합니다. 어느 도시에 갔더니, 도시 한복판 고층 건물 위에 “남의 말 좋게 하자”라는 커다란 간판을 달아서 그곳을 지나는 모든 차량의 운전자들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역적 차원에서 경각심을 울리는 말이기도 한데, 동시에 그 표어를 고층 전광판이 위치한 곳에 게시하기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었는지 예측할 수 있는 구절입니다.
좋은 말, 감사의 말은 모두에게 전해야 되지만, 특히 하나님께 올려야 하며, 하나님께서 세우신 가정과 직장과 교회와 사회의 인도자에게 더욱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한국은 그 유명한 고부갈등이 존재하는 특별한 민족입니다. 한국에서 상당수의 며느리들은 시어머니가 바리바리 보내준 음식들을 감사하며 먹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버리거나 아예 열어보지도 않고 3년, 5년 묵혔다가 자연스레 쓰레기통에 넣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살아보면 그러한 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어머니를 미워하고 서로 관계도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3년씩, 5년씩 음식을 썩혀 버리는 일들이 몇 차례 반복되자, 시어머니가 싸주던 것을 버리던 자신이 어느덧 머리가 하얀 시어머니가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마치 늙은 부모를 야산에 버리는 소위 고려장을 치루고 하산하려는데, 같이 올라온 자식이 자기도 나중에 부모 버릴 준비를 위해 지게를 챙겨가는 상황과 매우 닮은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오늘날의 현실이며 성도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서는 결코 오병이어의 기적이 이뤄질 리 만무합니다. 오병이어의 기적보다는 오히려 반복되는 가문의 병폐가 계속 풀리지 않고 있게 될 뿐입니다.
우리에게는 변화와 회복과 기적의 역사가 필요합니다. 특별히 성도에게 필요한 것은 기적 사건 이전에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토양이 준비돼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라고 우리 곁에 두신 자들은, 각종 출세한 유명 인물들이기보다는, 주로 가난하고, 헐벗고, 공과금을 제때 못 내고, 옷을 제때 못 사 입는 사람들이며, 멋지고 외모가 출중하고 현금이 많은 부자이기보다는, 주로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개당 1원짜리 양말 포장을 하고, 심각한 병이 들었어도 보험 든 것이 없어서 병원에 가기가 두려운 나머지, 늘 괜찮다고 말하는 그런 분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사랑하고 감사하라고 곁에 두신 분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위로는 하나님을 향해, 그리고 이 땅에서는 하나님께서 붙여 주신 사람들을 향해 감사의 말과 좋은 말로 축사할 수 있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미래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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