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호 목사(한국에흐예언약학회 회장)

기독교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는 이것이다.
구원은 어디에서 결정되는가?
많은 사람들은 이 질문에 비교적 쉽게 답한다. 예수를 믿는다고 고백하면 구원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물론 믿음의 고백은 기독교 신앙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성경은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롬 10:9)고 말씀한다.
그러나 성경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원이 단순한 입술의 고백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와 함께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한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의 종교적 열심이 얼마나 쉽게 자기 확신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셨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
이 말씀은 신앙의 외적인 모습만으로는 구원의 본질을 설명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사람은 얼마든지 종교적인 언어를 사용할 수 있고, 신앙 활동에 열심을 낼 수도 있으며,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 보시는 것은 그보다 더 깊은 곳이다. 사람의 마음이 누구에게 속해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성경은 오래전부터 이 사실을 강조해 왔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신다.”(삼상 16:7)
사람은 눈에 보이는 행동과 종교적 형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하나님은 사람의 중심을 보신다. 다시 말해 구원의 문제는 외적인 종교 활동보다 마음의 방향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성경은 반복해서 마음의 변화를 강조한다. 선지자들은 옷을 찢는 형식적인 회개보다 마음을 찢는 회개를 선포했고, 하나님께서는 율법을 돌판에 새기는 대신 사람의 마음에 기록하는 새 언약을 약속하셨다.
이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성취되었다.
십자가는 단순히 죄를 용서하는 사건이 아니다. 십자가는 자기중심이던 마음이 하나님 중심으로 바뀌는 사건이며, 내가 삶의 주인이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주인이 되시는 전환이다. 사도 바울은 이를 그리스도의 할례라고 설명한다.
그리스도의 할례는 그리스도께서 친히 이루신 영적인 할례이다. 이는 손으로 행하는 육체의 할례가 아니라, 십자가를 통해 인간의 깊은 중심인 마음이 베어지고 성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는 거듭남의 사건이다.
이 사실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구원은 교회에 다니는 종교적 행위나 ‘믿습니다’라는 고백의 형식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이루어지는 마음의 변화에서 결정된다.
바로 이것이 마음의 할례이다.
마음의 할례는 단순한 감정적 회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중심이 하나님께로 돌이켜지고, 하나님의 통치가 마음 안에 시작되는 사건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교회에서 새 언약은 성찬식 때 낭독되는 한 구절로만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이 말씀은 잔을 들 때 잠시 지나가는 의식의 문구가 되어 버리기 쉽다. 그러나 새 언약은 단순한 의례의 문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가 인간의 마음 안에 세워지는 언약이다.
성경 전체의 역사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진다.
사람의 마음은 누구에게 속해 있는가.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려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마음을 다시 하나님께로 돌이키시기 위해 십자가를 세우셨다. 십자가는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신 하나님의 사랑인 동시에, 인간의 중심을 하나님께 돌이키는 구원의 문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말씀하셨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눅 13:24)
구원은 단순한 종교적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왕이 바뀌는 사건이다. 내가 중심이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왕이 되시는 순간, 인간의 삶에는 새로운 질서가 시작된다.
성경이 말하는 구원은 바로 그 순간에 결정된다. 하나님의 통치가 마음 안에서 시작되는 순간, 그곳에서 구원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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