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교회 대표자 선임 재판, 한국교회의 법과 질서 정면 대립
- 1심, "예배 중 박수를 대표자 선임 동의로 판단"… 교회 질서 훼손 우려
- 선례로 남을 경우 분쟁 교회들의 불법 세습·편법 악용 가능

교회는 하나님 앞에서의 신앙 공동체임과 동시에, 성도들(회중)의 민의와 자치 규약(정관)에 의해 운영되는 가장 민주적인 법인적 형태를 띤다. 특히 침례교회는 특정 권력자나 대의원제가 아닌, 교인 전체가 참여하는 '회중정치(Congregationalism)'를 그 핵심 가치이자 뿌리로 삼고 있다. 교회의 최고 의사결정권은 오직 성도들의 적법한 총회(사무처리회, 공동의회)를 통해서만 발휘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S교회의 대표자 선임관련 소송 1심 판결은 한국교회의 이러한 기존 질서와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심각한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표자 선임 통보에 따른 박수"… 과연 적법한 대표자 선출인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중차대한 교회 대표자 선임 과정에서 교인총회(사무처리회)나 공정한 투표 등 정관이 정한 기본 절차를 완전히 생략한 채, 주일예배 시간 중 성도들의 '박수'만으로 대표자가 선임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당시 상황은 성도들에게 사전에 대표자 선출 안건을 알리고 민의를 묻는 일반적인 투표의 자리가 아니었다. 전임 대표자가 일방적으로 후임 대표자를 지명·통보하고, 그 결과에 대해 예배 참석자들이 응답한 '박수'가 전부였다. 반대 측 교인들은 "교회의 최고의결기구가 정한 적법한 절차와 정족수를 무시한 명백한 결의 부존재이자 무효"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예배 시간 중 성도들이 친 박수를 대표자 선출에 대한 '동의'이자 교회의 불문율적 관행으로 판단하여 현 대표자의 지위를 적법하다고 보았다. 성도들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즉각 항소했고, 현재 2심 재판(고등법원)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정관과 침례교 회중정치를 부정하는 판결의 위험성
교회에서 대표자 선임, 소속 교단 결정, 재산 처분 등은 교회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엄중한 결정 사항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교단과 교회는 정관을 통해 총회의 소집 통지, 의사정족수, 무기명 투표, 회의록 보존 등의 엄격한 요건을 두고 성도들이 직접 결정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통보를 받고 박수를 치는 것은 '결정'이 아니라 단순한 '반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전에 정해진 공지도 없이, 반대 의사를 표현할 최소한의 절차적 통로조차 차단된 채 예배 시간에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일방적 발표와 이에 따른 박수 응답이 정관에 우선하는 '적법한 결의'로 인정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는 성도들의 자치권과 의결권을 유린하는 행위에 법원이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
한국교회 전체로 번질 수 있는 혼란과 악용의 우려
교계 관계자들과 법률 전문가들이 이번 S교회 2심 재판을 비상한 각오로 주시하는 이유는 이 판결이 한국교회 전체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만약 지난 판결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향후 분쟁을 겪고 있거나 담임목사직 세습·대표자 교체를 시도하는 일부 불투명한 교회 세력들에게 극히 악의적인 모범답안을 제공하게 된다. 정관이 정한 법적 교인총회를 거치지 않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예배 시간에 일방적으로 안건을 통보한 뒤 "반대 없이 박수를 쳤으니 대표자로 선출됐다", "관행이다"라고 주장하며 교회를 사유화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법적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교회는 민주주의의 보루이자 신앙적 양심이 살아 숨 쉬는 곳이어야 한다. 정관을 무력화하고 회중정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박수 결의'가 정착된다면, 한국교회는 앞으로 대표권 분쟁과 교단 탈퇴, 재산 사유화를 둘러싼 극심한 법적 혼란과 분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이 단지 S교회 내부의 싸움이 아닌, 한국교회 전체의 법적 질서와 공익적 가치를 바로잡는 중대한 분수령임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정관과 교인의 알 권리, 그리고 민주적 투표 절차가 훼손되지 않는 명쾌한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기를 교계 전체가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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