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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단 정죄의 ‘선택적 칼춤’, 누가 멈출 것인가?

  • 차진태 기자
  • 입력 2026.10.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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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진태 기자(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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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신 중서울노회는 앞 8월 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회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예장합신 총회의 파격적인 이단 정죄를 바라보는 교계의 시선에는 공감보다는 의문이 가득하다.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 대한 교류금지 선언부터, 성령사역을 이어온 기쁨의교회를 향한 이단 규정, 그리고 이들을 지도하려던 중서울노회의 천서 제한과 사고노회 지정까지. 브레이크 없는 권력 행사에 교단 안팎에서는 “신학적 자정이 아닌 정치적 사형 선고”라는 비난이 거세게 분출하고 있다.

 

WCC 문제는 외면하나?… 중립 잃은 잣대의 이중성

 

최근 합신 측은 한기총을 일부 소속 교단과 단체의 신학적 문제를 빌미로 교류금지를 의결했다. 수많은 교파가 공존하는 연합단체의 특성을 무시한 채 단일 교단의 잣대를 전면 강요한 독단이라는 반발이 거센 상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합신 측의 이중적 행보다. 현재 합신 측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주류 교단으로 활동하며 공동대표회장까지 배출해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교총의 중심에는 합신 측이 ‘절대 불가’를 외쳐온 WCC(세계교회협의회) 회원 교단인 예장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기감은 현재 한교총 대표회장이며, 차기 역시 WCC 회원인 예장통합이 유력한 상황이다.

 

WCC와 교류를 금하는 합신 측이, WCC의 회원들을 한교총의 대표로 모시며 한 이불을 덮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교총의 WCC 교단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안하면서, 한기총만을 향해 정죄의 칼을 휘두르는 것은 ‘신학적 소신’이 아닌 ‘정치적 편의주의’일 수 밖에 없다. 

 

시대착오적 ‘성령사역’ 시비와 대형교회 정치력 앞에서의 침묵

 

기쁨의교회를 향한 이단 규정 역시 논리적 정당성을 잃었다. 합신 측이 문제 삼은 핵심은 ‘성령사역’이다. 그러나 성령사역은 순복음과 성결교는 물론, 오늘날 예장합동·통합 등 한국교회의 주요 장로교단들조차 긍정적 역동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한국교회의 보편적 자산이다. 성령사역을 이단 프레임으로 옭아매는 것은 분명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특히 과거 기쁨의교회가 초청했던 강사들을 빌미로 ‘신사도 운동’ 딱지를 붙인 것은 한국교회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쉽게 공감키 어렵다. 해당 강사는 근래 대한민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형교회 단상에 올라 대형 집회를 인도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합신 측은 해당교회에는 ‘신사도’의 ‘ㅅ’ 자조차 입에 올리지 않았다. 단지 해당 교회와 기쁨의교회에 차이가 있다면, 교세가 약하고 정치력이 부재했다는 것 뿐이다.

 

심지어 지난해 또다른 대형교회 주최로 열린 ‘WEA 서울총회’는 제칠일안식일 교단이 회원으로 있음에도, 합신측은 침묵을 지켰다.


한국교회의 생명력은 교파적 다양성과 건전한 보편성에 있다. 보편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상실한 채, 세력과 상황에 따라 고무줄 잣대를 대는 정죄는 더 이상 어떠한 권위도 가질 수 없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노회의 정당한 권한을 박탈하고 사고노회로 몰아가는 초강수는 교단 자정 능력의 종말을 고하는 신호탄이다.

 

공평함을 잃은 신학적 칼춤은 거룩한 수호가 아니라 집단적 폭력이다. 예장합신 총회는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비이성적 정치 정죄를 즉각 중단하고, 한국교회 전체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함과 보편성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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