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에 꽃 피운 교육의 본질적 가치 집중 조명
필리핀 교육부 산하 국제학교인 호프미션크리스천스쿨(이사장 이영석 목사, 이하 호프)은 지난 21일 대전 한국침례신학대학교 대강당에서 ‘2026 호프 패밀리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세속적 경쟁 중심 교육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가치 위에 세워진 교육의 본질을 조명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단순한 학교 소개를 넘어, 가정과 학교가 신앙 안에서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만남과 인연’을 주제로 진행된 1부에서는 신입 및 관심 가정과의 대화를 통해 교육 문제를 제도 개선이나 시스템의 차원이 아니라 관계와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호프의 교육 철학이 공유됐다.
이영석 목사는 인사말에서 교육의 본질을 ‘행복’에 두고 다음 세대가 직면한 현실을 진단했다. 그는 “학생들이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 속에서 자기방어적 태도를 내면화하도록 요구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며 “삶의 기쁨을 경험하지 못한 채 문제 해결만을 강요받는 교육은 또 다른 갈등과 상처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이 먼저 삶의 기쁨과 희망을 경험할 때 비본질적 경쟁과 불안은 힘을 잃게 된다”며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는 교육이야말로 다음 세대를 건강하게 세우는 근본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교육의 궁극적 목표가 ‘성공’이 아닌 ‘사명’임을 분명히 했다. “아이들을 세상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목적에 맞게 회복시키는 과정이 교육”이라며, 부모의 역할 역시 통제가 아닌 ‘주체로 서도록 돕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잘하는 학생에게 기회가 집중되는 기존 구조의 한계를 넘어, 누구든지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다음 세대 교육의 본질을 ‘겨울을 통과하는 훈련’이라는 비유로 설명했다. 그는 “호프는 자녀들에게 꽃길을 제공하는 학교가 아니라 혹독한 겨울을 준비하게 하는 학교”라며 감성 중심 양육 패러다임을 재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겨울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처럼 보이지만 생명을 유지하고 봄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며 “잎을 버리지 않으면 나무는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 월동을 거쳐야만 꽃과 열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한 접근 역시 훈육 중심에서 사랑과 책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호통과 야단으로 해결될 문제였다면 이미 해결됐을 것”이라며 “무한한 사랑 안에서 책임을 배우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를 향해서는 “아이들이 힘들다고 말할 때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상태를 드러내는 것일 수 있다”며, 분리와 독립의 훈련을 통해 차가운 세상을 이겨낼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역사적 사례도 언급됐다. 이 목사는 김시민 장군이 진주성 전투에서 지휘 체계를 일원화하고 성을 끝까지 지켜낸 사례를 들며, 교육 역시 외부 환경에 따라 쉽게 흔들리기보다 일관된 원칙과 준비의 과정을 지켜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다른 원인을 투입해야 한다”는 말로 방향보다 근본 원인을 돌아볼 것을 제안했다.
학부모와 동문들의 쉐어링에서는 실제 변화 사례가 이어졌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가정 내 갈등 감소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의존과 입시 중심 일상에서 방향을 잃었던 학생들이 공동체 안에서 삶의 목표를 재정립해 가는 과정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신명길·지연 동문의 학부모는 2019년 영어캠프를 통해 학교와 인연을 맺은 뒤 자녀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깊은 불안과 눈물의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기다려줘, 믿어줘, 기도해줘’라는 부모교육의 가르침을 붙들며 자녀를 신뢰하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세상적 성공이 아니라 오늘을 성실히 살아가며 사명을 붙드는 자녀가 귀하다”며 부모들에게 신뢰와 기도를 당부했다.
17기 졸업생 조은우 학생의 사례도 소개됐다. 중학교 시절 교내 갈등으로 학업을 중단했던 그는 2024년 5월 호프를 졸업한 뒤 현재 미국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이다. 부친은 “명문대 진학이라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형성된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며 “성공은 매일의 습관과 훈련의 축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허성윤 동문회장은 “동문들이 세계 각지에서 신앙 안에서 배운 가치를 실천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재학생 총학생회장 우서연 학생은 “호프가 말하는 행복은 즉각적 만족이 아니라 일상을 성실히 살아내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교육의 본질을 성취와 경쟁이 아닌 관계, 공동체, 사명, 그리고 신앙에 두는 호프의 방향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학교 측은 “호프는 봄과 여름을 약속하는 학교가 아니라 겨울을 통해 준비와 인내를 배우는 곳”이라며 “부모가 먼저 내려놓고 자녀의 역할을 회복시킬 때 교육의 열매가 맺힌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