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호 목사(한국에흐예언약학회 회장)

신앙의 삶을 오래 바라본 사람이라면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신앙은 한 번의 결심으로 유지되는 삶이 아니다.
사람은 어떤 순간에 깊은 깨달음을 경험할 수 있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는 순간 마음이 뜨거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쉽게 흔들린다. 처음의 감동이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기도 하고, 신앙의 열심이 일상의 무게 속에서 흐려지기도 한다.
그래서 성경은 신앙의 삶이 단순한 결심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관계 속에서 유지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관계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모습이 바로 기도이다.
기도는 단순한 종교 의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은 기도를 하나님께 무엇인가를 요청하는 행위로 생각한다. 물론 성경에는 하나님께 필요한 것을 구하는 기도도 등장한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기도의 중심은 그것보다 훨씬 더 깊다.
기도는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표현이다.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듯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부르게 된다. 그래서 기도는 필요를 채우는 요청이기 전에 관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은 기도를 여러 방식으로 설명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말씀 가운데 하나는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하루 종일 입으로만 기도하라는 뜻이 아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끊어지지 않는 삶을 의미한다. 사람이 하나님을 기억하며 살아갈 때, 삶의 모든 순간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도는 하나님 나라의 호흡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숨을 쉬지 않으면 생명이 유지될 수 없듯이, 하나님과의 관계도 기도를 통해 살아 움직인다. 기도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어 주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깊은 길이다.
하나님께서는 새 언약 속에서 사람의 마음에 자신의 뜻을 기록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기도는 바로 그 새 언약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과 깊이 동행했던 사람들의 삶 속에는 언제나 기도가 있었다. 모세는 하나님과 대화하듯 기도했고, 다윗은 시편을 통해 하나님께 자신의 마음을 쏟아놓았다. 선지자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시대의 길을 물었다.
신약성경에서도 같은 모습이 나타난다. 예수님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언제나 기도하셨고, 제자들에게도 기도의 삶을 가르치셨다. 사도들은 교회를 세워 가는 과정 속에서 기도를 중심에 두었다.
이러한 모습은 기도가 단순한 종교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기도의 삶 속에서 사람은 점점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마음도 바라보게 된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다양한 욕망과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성공을 향한 욕망, 인정받고 싶은 마음, 다른 사람보다 앞서고 싶은 마음 등 수많은 생각이 사람의 마음속에서 움직인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는 삶 속에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볼 때, 사람은 비로소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기도는 단순히 하나님께 무엇을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 앞에서 비추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기도의 삶 속에서 사람은 점점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맡기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자신의 뜻을 주장하기보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게 되고,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기도는 신앙의 중심에 놓여 있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도는 특별히 삶의 고난 중에만 하는 신앙 행위가 아니다. 또한 기도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삶도 아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이다.
성경은 하나님 나라가 멀리 있는 나라가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시작되는 나라라고 말한다. 하나님을 향해 마음을 열고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 속에서 하나님 나라는 이미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앙의 삶은 거창한 종교 활동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살아 있는 삶 속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그 마음은 기도 속에서 자라난다.
기도는 하나님을 향해 살아가는 사람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호흡과 같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살아 있는 곳에는 언제나 기도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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