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진태 기자(편집국장)

남재영 목사 사건에 대처하는 남부연회의 무기력한 행보를 바라보며, 감리교 목회자들이 터트린 분노를 기록하는 기자의 펜 끝은 참담함과 안타까움으로 무겁기만 하다. 교단의 진리와 정체성을 사수하기 위해 아스팔트 위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영적 지도자들의 심정에 본지가 깊이 공감하는 이유는, 지금 그들이 마주한 현실이 교단의 영적 붕괴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현장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남부연회 감독을 찾아가 "재판 비용은 우리가 전액 책임질 테니, 제발 고등법원에 항소만 해달라"고 눈물로 읍소까지 했겠는가. 그러나 남부연회 지도부는 이 처절한 요구를 끝내 외면했고, 사수할 수 있었던 2주의 법적 기한을 무기력하게 무력화시켰다. 영적 파수꾼이어야 할 지도부가 진리 수호의 방패를 스스로 내려놓은 대가는 실로 참혹하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세상 법정의 판단 아래 무력하게 무릎을 꿇은 교회법, 즉 ‘교리와 장정’의 추락한 권위다. 감리회 내에서 교리와 장정은 교단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신앙의 순수성을 수호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자 헌법이다. 아무리 세상 법정이 절차적 하자를 구실 삼아 출교 처분을 무효화했다 할지라도, 교단의 최고 영적 지도부라면 교회 재판국의 권위를 사수하기 위해 고등법원으로 가 끝까지 치열하게 싸웠어야 했다. 그러나 남부연회의 자진 항소 포기는 교회 내부의 신앙적 결단과 법적 정통성을 세상 법의 잣대 아래 종속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선례를 남기고 말았다. 스스로 방패를 내려놓은 교단 헌법을 앞으로 그 누가 신뢰하고 따르겠는가.
둘째로, 이는 기독교 신앙관과 교리와 장정 모두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동성애 옹호’라는 중범죄에 대한 안일한 타협이자 방조다. 동성애는 성경이 명백히 금하고 있는 진리의 문제다. 교회는 진리와 비진리의 싸움에서는 단 한 치의 여지나 조그만 구멍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둑이 무너지는 것은 작은 균열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남부연회가 이 중대한 사안에 대해 항소를 포기한 것은 거룩성을 지켜야 할 목회자적·지도자적 책무를 팽개친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이번 사태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교단의 ‘집단적·공식적 일탈’로 확산될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과거 이동환 1인의 축복식으로 시작된 사태가 어느새 남재영 목사 등 6인으로 늘어나는 동안, 뜻있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감리회 내 무지개 정서 확산을 막기 위해 온몸을 던져 싸워왔다. 개인이 일탈할 때는 공동체가 이를 엄격히 통제하고 치리해야 기준이 바로 선다. 그러나 기준이 되어야 할 남부연회가 침묵으로 일관하며 항소를 포기한 것은, 사회적으로 "목회자의 퀴어축제 축복식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감리회 지도부가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있다는 심각한 오인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항소는 남부연회가 감리회의 자존심과 거룩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수호했어야 할 법적·영적 마지노선이었다. "교회는 세상의 인정을 받기 위해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하나님의 진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규탄대회의 외침을 교단 지도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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