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6-16(화)
 
  • 박용호 목사(한국에흐예언약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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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여러 차례 언약을 주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담에게 주어진 삶의 질서, 노아에게 주어진 무지개의 약속,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후손과 복의 언약, 모세를 통해 주어진 율법, 그리고 다윗에게 주어진 왕권의 약속까지 성경의 역사는 하나님이 인간과 관계를 맺어 가시는 언약의 역사였다.

 

그러나 이 언약의 역사 속에서 한 가지 반복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하나님은 말씀하시지만 인간은 그 말씀을 온전히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이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나님은 율법을 주시고 그 길을 따라 살면 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하나님을 따르던 백성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길로 돌아섰고, 왕과 지도자들조차 하나님을 떠나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것은 단순히 이스라엘 민족의 문제만이 아니다. 성경은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쉽게 하나님을 떠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도 다시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기 쉬운 존재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통해 새로운 약속을 말씀하셨다. 그 약속이 바로 새 언약이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하나님이 앞으로 이루실 새로운 관계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맺으리라. 내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예레미야 31:31–33)

 

이 말씀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전의 언약이 주로 돌판에 기록된 율법과 같은 외적인 기준이었다면, 새 언약은 사람의 마음에 기록되는 법이라는 점이다.

즉 하나님은 단순히 규칙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 자체를 새롭게 하시는 관계를 말씀하신 것이다.

 

구약 시대에도 하나님의 말씀은 분명했다. 그러나 그 말씀은 종종 사람들에게 외적인 계명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은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그 길을 온전히 따르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선지자들은 여러 차례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하나님은 단순한 종교 행위를 원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형식적인 제사보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원하신다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 언약의 약속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하나님은 이제 인간에게 단순히 무엇을 하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신약성경은 바로 이 약속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한다.

예수님은 마지막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잔을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다.”

이 말씀은 십자가 사건과 새 언약이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십자가는 단순한 고난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시는 자리였다.

예수님의 십자가 이후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들어간다. 이제 하나님은 단지 외적인 계명을 통해 인간을 이끄시는 것이 아니라, 성령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하신다.

그래서 신약성경은 성령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이라고 설명한다. 성령은 단순히 특별한 능력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하나님의 임재이다. 성경은 예수님이 더 좋은 언약인 새 언약의 중보자(히 8:6)로 오셨다고 기록한다.

이 점에서 새 언약은 단순한 신학적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변화되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신앙은 단순히 규칙을 지키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된다. 하나님은 멀리서 명령하시는 분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서 역사하시며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시는 분이 되신다.

그래서 새 언약의 핵심은 외적인 종교 형식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완벽한 종교 제도를 요구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원하신다. 하나님은 인간이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신다.

 

이렇게 보면 성경의 이야기는 하나의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창세기에서 시작된 약속은 십자가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고, 새 언약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성경의 메시지는 단순한 종교 규칙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살아 있는 관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새로운 관계는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다음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이 새로운 관계는 인간의 삶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 것일까.

성경은 그 답을 ‘마음의 할례’라는 표현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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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칼럼] 7. 새 언약 — 하나님이 마음에 기록하신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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