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임성택 교수.jpg

 

제발 전문가의 말 좀 듣고, 정치인들은 그 전면에서 물러서라!”

 

늘 전문가인 것처럼 처신하는 정치인들이 늘 하는 실수를 보면서 하게 되는 자조 섞인 말이다. 그것은 권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정치인들의 무모한 자신감 혹은 모든 구조는 권력의 통제 아래 있어야만 한다는 족보없는 강변이다. 정치만큼 전문적이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예술적 요소를 갖춘 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가의 감각과 실력은 정치가 영향력을 미치는 모든 곳에서 그 실패와 성공을 좌우한다.

 

이런 관점에서 정치가에게서 가장 요구되는 것은 모든 전문적 분야에 산재한 실력자들을 조율 조합하며 최고의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이다. 바야흐로 전문가 시대에 정치가의 최고 능력은 전문가들을 여하히 조율, 조합하여 냄으로서 국민복리 증진과 세계 속에 국가의 위상을 당당히 세우는 일이다.

 

그런데 지음 우리 정부와 권력은 이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이 말은 가장 수준낮은 정치적 아마추어들이 각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프로들을 제 부하 다루듯이 하고, 그들의 조언과 실력을 한갓 정치적 판단에 맞춤으로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도출함으로서 정치적 무능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 45일만에 18만명 확진, 1,700명 사망이라는 초대형 사고로 인해 급기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린 위드 코로나를 바라보면서 도대체 이 정부의 무능과 부실함이 어디까지인가 궁금할 정도이고, 코로나 방역에 대한 청와대의 진정성과 실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방역은 그 어떤 분야보다도 전문적인 의료행위이다. 의술을 정치적 의도로 사용할 생각이 없는 한, 정치인들은 절대적으로 그들의 조언과 판단을 믿고 수용해야 한다.

 

이미 섣부른 위드 코로나 정책은 전문가들로부터 우려와 경고를 받았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1027'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준비와 대책'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방역(COVID-19)과 치료방안 등을 논의했다. 염호기 의협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인제대 서울백병원 내과 교수)"전문가들이 위드 코로나로 5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염려한다""국내 하루 확진자 수가 2만명까지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재석 위원(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역시 "계절적 요인으로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 사이에 코로나19 환자 수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70%를 돌파한 것만으로 위드 코로나를 도입하기엔 시기가 이르다는 염 위원장은 "단순히 백신 접종률이 높다는 이유로 위드 코로나를 추진하는 것은 옳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모임의 숫자만 조정하는 기존의 정량적인 방역은 중단하고 과학적 원칙에 따른 정성적인 방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 단계에서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 위원은 "일상회복으로 가는 단계에서 환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백한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앞장서서 위드 코로나의 장밋빛 정책을 강행했다. 아마 운을 바랐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정말 아마추어 중에 아마추어들이다. 아무리 정치적 환경이 어렵고 대통령 선거라는 매거톤급 정치 이벤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세계적 재앙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전문의료인들의 냉철한 분석과 처방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에 뒷받침된 정치적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 다시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린 지금이라도 정부는 제발 전문가들의 말을 귀담아 듣고, 그들을 이 문제해결에 전면에 내세우고 제발 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 진정한 코로나 대책과 정치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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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임성택 교수의 ‘위드 코로나 정책의 실패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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