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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흙수저였기에 더 간절했습니다”
- 지난 화요일 모처럼 명성교회 원로 목사님이신 김삼환 목사님과 오찬을 하였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에티오피아에 갔다 오신 지가 며칠밖에 안 됐기 때문에 제가 교회로 찾아가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서 교회로 갔습니다. 사실 제가 문재인 대통령 집권 시기에 국가조찬기도회 때 설교를 하면서 김삼환 목사님께서 설립하신 '에티오피아 MCM기독병원'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월드비전과 함께 에티오피아에 봉사활동을 하러 가서 보니까 명성교회에서 600억원을 넘게 들여 엄청나게 큰 병원을 짓고 의과대학을 설립하여 아프리카를 섬기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서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향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김삼환 목사님께서도 선교사들의 영향 때문에 그렇게 하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님과 배석자 없이 단둘이 식사를 나눴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다가 “소목사, 소목사나 나나 한 가지 특징이 있어. 그게 뭔지 아는가? 우리는 모두 흙수저 출신이데이. 누가 뭐라 해도 흙수저래이. 나나 소목사나 금수저 출신이었다면 지금 이런 교회를 섬길 수가 없데이. 나는 소목사를 볼 때마다 너무나 나와 비슷하고 나를 닮은 것 같아서 너무나 자랑스럽다네.” “저도 목사님을 큰바위얼굴로 생각하지 않습니까? 제가 가락동에서 개척을 하고 분당으로 교회를 이전했을 때 명성교회 대형버스가 우리 교회 앞에서 교인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서 정차하고 성도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제가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주여, 이 버스가 가득가득 차게 하여 주옵소서. 명성교회가 부흥해야 우리 교회도 부흥하고 우리 교회도 부흥해야 한국교회가 부흥합니다. 목사님, 저도 이런 정도의 마음 그릇을 갖고 있었던 사람 아닙니까? 그래서 목사님, 아직은 그림자를 밟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목사님 흉내라도 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김삼환 목사님도 흙수저로서 젊었을 때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는지 모릅니다. 그분이 스펙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분에게 지혜를 주시고 또 목회의 천재적 은사를 허락해 주셔서 사람이 모일 뿐만 아니라 그 어느 석박사도 생각하지 못하는 순간순간의 지혜를 터득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 어르신의 장신대 동기 가운데 총회장이 6명인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분이 직접 그런 말씀은 안 하셨지만, 제가 보기에는 김목사님의 후원을 받고 총회장이 되셨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목사님의 배웅을 받고 돌아오며 차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 역시도 얼마나 초라한 흙수저였는가. 흙수저였기 때문에 더욱 간절한 마음이 마음속에서 일렁거렸지 않았던가.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 성도들을 향한 간절함, 말씀에 대한 간절함, 또 목회에 대한 간절함이 얼마나 가득했는가...” ‘시크릿’이라고 하는 책에서 간절하게 원하는 만큼 이루어진다는 거죠. 저는 그 책을 보기도 전에 간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신학생 시절부터 그 간절한 마음을 채플에 쏟고, 무등산기도원에 쏟고, 또 가락동 시절에 그 지하 예배당에 쏟고, 그 간절함이 축적되고 또 무르익어서 부족하지만 오늘의 소목사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수요일 생전 처음으로 유송근 장로님과 함께 골프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연습한 지 한 달도 안 된 사람이 필드에 가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 너무나 죄송하기도 하고 감격하기도 했습니다. 필드에 가서 공을 치는데 왜 이렇게 간절한 마음이 생기는지요. “만약에 값비싼 시간을 내어서 와 가지고 공도 안 맞고 또 제가 원하는 만큼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는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이다. 그리고 저녁예배 때 어떤 얼굴로 교인들을 볼 것인가...” 유장로님이 순간순간 코치도 하셨지만 저 역시 정말 간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것을 마치 목회인 것처럼, 또 저의 사역인 것처럼 간절했습니다. 그래서 “주여”를 몇 번을 부르며 공을 치고 또 “생명나무”를 몇 번을 주문 외우듯 하면서 공을 쳤습니다. “하나님, 이 흙수저 출신 종이 드디어 골프장 필드까지 와서 잔디를 밟네요.” 저는 카트도 거의 타지 않고 잔디를 밟는 것도 너무 죄송해서 잔디를 뛰어갔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향한 저의 간절한 마음이고 애절한 마음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옆에서 신프로님과 유송근장로님이 잘 코치를 해 주셔서 그렇지만, 저도 열과 성의를 다하고 어떻게 집중력을 발휘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비록 완전 초짜였지만 공 한 타 한 타를 칠 때도 간절함을 넘어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공을 쳤습니다. 그 결과 88타라는 믿기지 않을 점수가 나온 것입니다. 저는 돌아오면서 생각했습니다. “주님, 이제 여한도 없습니다. 더 이상 골프장 안 가도 됩니다. 이제 주님이 저에게 감동을 주실 때 하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나와서 88타점을 얻었으니 오늘 예배 마치고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그럴 때 제 마음속에 하나님께서 이런 감동을 주셨습니다. “그래, 너는 끝까지 흙수저라는 사실을 잊지 말거라. 올챙이 시절을 기억하거라. 너의 간절함이 살아있을 때 너의 사역도 더욱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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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흙수저였기에 더 간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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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결국은 B.T.S 4로 돌아왔습니다
- 요즘 교회에 있으면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찾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온 분들도 있습니다. 대부분 그런 분들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 오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청아한 가을바람도 쐬고 가을 잎사귀들이 단풍 드는 모습을 보며 가을 단상을 느껴보기 위해서 며칠이라도 교회를 떠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수요예배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주일 저녁에 수요예배 설교를 준비하고 월요일 날 영상으로 설교 녹화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영상실 직원을 비롯해서 다른 분들이 다 쉬는 날이고 또 멀리 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 어디 가는 것도 마음대로 못 하는구나...” 그래도 월요일 날 잠깐이라도 어디를 갔다 오고 싶었습니다. 마음에 두 곳을 정해 놨습니다. 하나는 남한산성, 또 한 곳은 남산을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려고 하니까 또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고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남산에 올라가도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래도 일단 송종호 안수집사님에게 서울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서울로 나가니까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 박태혁 원장님이 운영하시는 줄기세포 병원 제타리움에 가서 정혈 시술을 받고 간만에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식당에 가도 직원들이 저를 다 알아보지 않습니까?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아이고, 나는 어디로 갈 곳도 없네...” 그리고 서울에서 교회로 오는데 몇몇 분들이 B.T.S 4 기도회에서 성도들이 기도하는 영상과 사진을 보내주는 것입니다. ‘B.T.S 4 기도회’는 ‘Blue Tide Seekers 4 Weeks’의 약자로 블루 타이드의 은혜를 찾고 갈구하며 4주간 동안 담임목사와 교회를 위해서, 또 우리 성도들의 가정을 위해서 기도하는 자발적인 기도회입니다. 특히 제가 힘들 때 교역자들이 이런 때일수록 담임목사님과 교회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자발적으로 기획한 기도회입니다. 제가 지시하거나 주문한 것도 아니고, 또 제가 인도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제가 교회에 도착하여 보니까 비전홀이 가득 찰 뿐만 아니라 뒤에서 방석을 깔아놓고 기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담임목사와 교회를 위해서 이렇게 자발적으로 기도하는 교역자들과 성도들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가을 단풍보다도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이튿날부터는 아예 처음부터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마무리 기도는 제가 직접 하였습니다. 제가 바깥에 나가 하루 이틀이라도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는데 결국 하나님은 저를 B.T.S 4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수요예배 설교를 직접 하게 하시고 또 철야기도와 주일설교 준비에 만전을 기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날은 김동섭 장로님으로 부터 전화가 온 것입니다. 다시 조직 검사를 한 결과 폐암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소식을 듣고 하나님 은혜가 너무나 감사했고 제가 받은 감동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저는 어디 가고 싶어도 딱히 갈 곳도 없습니다. 미리 계획된 사역이 아니고 미리 계획된 일정이 아니면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습니다. 이처럼 갈 곳 없는 저는 교회로 돌아왔고 B.T.S 4 기도회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B.T.S 4 기도회가 앞으로 우리 교회를 더 역동적이고 살아 움직이는 교회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B.T.S 4 기도회에 참여하신 성도들, 그 기도회를 인도하신 교역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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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결국은 B.T.S 4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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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별들이 풀잎의 미소로 웃어주는 밤”
- 추석 시즌이 되면 저에게 두 가지 생각이 들어옵니다. 어린 시절 떫은 감을 우려먹고 떡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소년 시절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보름달을 바라보며 이런 노래를 부르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그런데 목사가 되고 나서는 추석 시즌이 돌아오면 근심에 빠집니다. 대부분 추석날을 중심으로 해서 대체 휴일이 생기거든요. 그러면 아무리 대형교회라 하더라도 최하 3분의 1 이상 빠져나갑니다. 고향을 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해외로 여행을 많이 가거든요. 물론 우리 교인들은 너무너무 성숙해서 주일 낮 예배는 드리고 고향을 가든 해외여행을 가든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지난 주일에도 큰 타격이 없었습니다. 한번은 추석날이 주일이었는데 진짜 그때는 코로나 시대를 방불케 하더라고요. 그래도 올해는 추석이 월요일이어서 꽤 많은 분들이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추석이 와도 놀 일이 없으니까 기도원에 가서 기도를 하고 산행을 하고 그러다가 서재에 와서 책을 보는 일이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추석날은 얼마나 설레고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그날은 저희 외손주들과 함께 에버랜드를 다녀왔거든요. 특별히 지프차로 사파리를 돌고 왔습니다. 제가 그런 곳을 안 가봐서 설레고 즐거웠겠습니까? 저는 케냐 국립공원, 탄자니아의 응고롱고(Ngorongoro) 국립공원까지 다 가 봤습니다. 거기 가서 얼룩말, 사자, 코뿔소, 기린, 표범 다 보았습니다. 지난번에 케냐 국립공원에서는 사자들이 다리 밑에 있더라고요. 문을 열고 제가 사자 쪽으로 향했어요. 그랬더니 선교사님이 통 사정을 하는 것입니다. “목사님, 큰일 납니다. 목사님이 사자에게 공격을 당하는 것은 두 번째고 소 목사님의 모습이 사진에 찍히면 저는 절대로 사파리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목사님, 제발 들어와 주십시오.” 그래서 제가 차로 들어간 적이 있는데요. 그 선교사님이 하도 사정을 해서 돌을 딱 하나 던졌어요. 그랬더니 숫사자 앞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숫사자가 저한테 달려오지도 못하고 피하는 거 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사파리를 외손주들과 함께 다녀왔더니 애들이 너무 좋아하였습니다. 애들이 너무 좋아하는 것을 보니까 저도 좋았습니다. 사파리 투어를 하면 지프차 바깥 철조망에 고기를 걸어놓거든요. 그러면 사자나 호랑이가 와서 고기를 물고 갑니다. 그때가 가장 스릴이 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몇 근 가지고 가서 주고 싶었는데, 규정상 안된다고 에버랜드측에서 고기를 넉넉히 준비해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아니라 다를까 지프차 기사님께서 고기를 큰 통에 가득 가져다 주셨습니다. 저도 손주들과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갖다 보니 순진무구한 어린이가 된 것 같았습니다. 어린아이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더 많은 시간을 내서 산행도 많이 하고 골프 연습장에 가서 연습을 하며 골프도 시작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골프를 터부시한 적은 없지만, 너무 목회에 전념하다 보니까 골프장에 한 번도 못 갔습니다. 그러나 저는 또 걱정입니다. 골프를 치다 보면 너무 골프에 빠질까 봐서요. 너무 승부욕에 집착해서 교회에 있는 시간보다 골프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을까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저의 몸이 건강하고 회복되는 것이죠. 물론 저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생에 대한 미련, 아쉬움 같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께 얼마나 쓰임을 받았는데요. 정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해 볼 거 다 해봤습니다. 다만 아직 저의 사명이 끝나지 않은 것 같아서 저의 몸을 돌볼 뿐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제 몸이 건강한 것도 중요하지만 어린아이처럼 순수시대를 꿈꾸는 것입니다. 에버랜드에 가는 걸 외손주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것처럼, 저도 그 어린아이들처럼 순수시대를 꿈꾸며 제 마음속에서 언제나 동녘 하늘이 사라지지 않고 깊은 밤이 다가올수록 제 마음에는 반짝이는 별빛이 있어야 하겠다는 마음이죠. 이렇게 복음을 위하여, 사명을 위하여 아침에는 동녘 하늘을 품고 어두운 밤에는 반짝이는 별빛을 비추며 살기를 원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는 어린이와 같다고 했지 않습니까?(눅18:16) 항상 저도 어린아이가 되어서 추석을 맞는 것처럼, 에버랜드에 가는 것처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고 복음을 위해 살아가겠습니다. 오늘 밤은 별들이 바람에 스치우며 풀잎의 미소로 나를 향해 웃어 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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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별들이 풀잎의 미소로 웃어주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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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너는 정말 아는가”
- 저는 단국대 병원에서 8일 정도 입원 생활을 했습니다. 물론 한 주는 외출을 하여서 제가 주일날 설교를 하고 왔습니다마는. 우리 장충식 장로님의 배려로 원장님과 교수님, 그리고 모든 간호사들이 저를 VVIP로 배려하고 섬겨주셨습니다. 저는 분당서울대병원에 VIP 고객으로 등록이 되어 있지만, 어디를 가도 단국대 병원만큼 대우를 받고 페이션트 퍼스트로 우대받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제가 그 병원에 가서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는 다 받아봤습니다. 머리 MRA와 MRI, 또 머리 PET-CT, Chest PA와 전신 PET-CT 할 것 없이 다 찍어봤습니다. 최신 의료기기를 통해서 저의 머리와 전신을 다 찍습니다. 그냥 찍지 않고 조영제를 맞으며 찍습니다. 저는 공황장애나 폐쇄공포증 같은 게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 촬영 기간에 많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기계를 향해 물어보았습니다. “그래 네가 내 전신을 다 찍을 수는 있겠지. 특별히 네가 비록 나의 뇌 사진을 찍지만 내 생각까지 알 수 있겠니? 나의 가슴 사진을 찍는다 한들 내 마음의 열정, 내 마음의 사랑을 찍을 수 있겠느냐. 나의 생물학적 현상을 찍을 수는 있어도 결코 내 가슴 속에 타오르는 불꽃 같은 정열, 내 머릿속에서 여전히 회전되고 있는 창의적 감동과 아이디어, 그건 못 찍겠지. 더구나 나의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직 하나님, 오직 사명, 오직 교회의 삶을 살아온 것을 10분의 1이라도 알 수 있겠느냐. 광주신학교 채플에서 밤을 지새우며 기도했던 그 심장을 너는 기억할 수 있느냐. 5.18 광주 민주항쟁 때 목숨을 담보로 하고 금남로 길을 걸어갔던 나의 추억을 너는 기억할 수 있겠느냐. 허구한 날 무등산기도원에 가서 애끓는 심정으로 기도함으로써 내 심장에 새겨진 거룩한 낙인(스티그마타, Stigmata)를 발견할 수 있겠느냐. 백암교회를 개척하면서 그날이 오면(이사야 26:1)이라는 기도 제목을 가지고 잠 못 이루었던 그 깊고 푸른 밤을 너는 기억해 낼 수 있겠느냐. 가락동 시절, 정자동과 구미동 시절, 너는 내 머릿속에서, 가슴 속에서 나의 생애, 가슴 저리고 눈부셨던 날을 기억할 수 있겠느냐. 프라미스 콤플렉스를 건축하면서 통일 한국시대에 민족의 지도자와 피스 메이커를 배출하는 꿈을 꾸었던 그 비전과 드림을 너는 100분의 1이라도 알 수가 있겠느냐. 아버지, 어머니 상을 당했을 때도 저 먼 남원에서 올라와 주일 사역을 하고 다시 내려갔던 일, 코로나 시절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을 하며 일부에서 비판을 받으면서도 정부를 달랠 때는 달래고 싸울 때는 싸우고 방역본부와 협상하며 한국교회를 지키느라 밤새 잠을 못 이루었던 그때 나의 애간장을 태웠던 일을 천분의 1이라도 찍어낼 수가 있겠느냐. 내 몸을 감싸고 있는 너는 나에게 차가운 바람을 불러일으켜 주지만 나는 여전히 너를 향하여 심장이 뛰고, 오히려 내 입에서는 따뜻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너는 알고 있느냐.” 저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때로는 25분, 때로는 30분을 기다렸습니다. 물론 그 촬영을 하기 위하여 조영제를 맞고 그 조영제가 전신에 퍼지도록 하기 위하여 1시간 동안 암실에서 기다릴 때가 있었지만, 저는 그때에도 저의 가슴과 눈, 그리고 호흡은 그 암실마저도 따뜻하고 환한 방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사진 판독 결과 별 특이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그거 보시오. 내가 아무 이상이 없을 거라고 했잖아요. 아마 별 이상이 있다면 내 마음에 강박이 있을 뿐이고 거룩한 부담만 있을 거라고 했잖아요. 그 강박이 다른 사람보다 더 심해서 그렇지, 나의 몸은 다른 사람과 다를 바가 없지 않소.” 성경을 보면 모세가 얼마나 심한 강박에 시달렸습니까?(민11:11-13) 신약의 사도 바울도 얼마나 마음에 눌린 눌림과 거룩한 강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까?(고후11:28) 어떠한 최첨단 기계라도 이런 눌림과 강박을 알아주지 못할 것입니다. 누구만이 알 수 있습니까? 저의 심령을 꿰뚫고 계시고 심장과 폐부를 보시는 우리 하나님만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하나님의 사람, 신령한 근심에 동참한 사람들만이 알아주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쓰기 이전에 주일설교를 미리 준비해 놨습니다. 자다가도 꿈을 꾸면 저는 분명히 교회에 가서 설교하고 있었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뜨면 여전히 병원에 있는 모습을 보면서 40년 이상을 그리 살아왔던 저는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박찬욱 감독이 제작한 ‘어쩔 수가 없다’라는 영화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떠한 명의도 저의 강박을 100% 고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좀 다운시킬 뿐이겠죠. 그 강박을 완벽하게 고치신다면 하나님만이 고치시겠죠. 그렇지만 주의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의 강박이 있어야지 너무나 안일하게 살아가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에 빠질 수 있습니다. 영원한 천국에 갈 때에만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주 주일설교를 듣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목사님,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똑같은 것 같은데 성도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봤습니다. 이번 주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성도들을 찾아가서 더 좋은 말씀으로 성도들을 섬기고자 합니다. 저의 불면을 수면으로 회복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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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너는 정말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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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불면의 밤이 숙면의 밤이 되게 하소서”
- 저만큼 열심히 달려온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저의 달려갈 길을 거의 한 번 쉬지도 못하고 달리고 달려왔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일은 일반 목회자들의 100배 그 이상으로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우리 새에덴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를 위하여 제가 해온 일은 우리 성도들과 주님도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일찍부터 스쿠크법을 막아내고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면서도 동성애만큼은 반대하고 종교인과세를 대처하였고,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으로서 코로나 팬데믹 중에 정부와 잘 대처하며 현장예배를 지킨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저의 사역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제 몸이 지치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저는 장년여름수련회가 끝나면 저 먼 곳으로 떠나 좀 쉼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발톱 부상으로 멀리 떠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저는 교회 강단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소개하면서 검진도 받고 건강 체크도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병원 가는 걸 엄청 싫어하거든요. 지난 연말 전기장판으로부터 발뒤꿈치 화상을 입고도 저는 연말 일정을 감당해 왔습니다. 루체비스타 성탄절, 신년축복성회를 끝내고 나서야 어느 대학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원칙적이고 고지식한 의사 선생님을 만나 제 마음에 큰 트라우마를 입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병원 가는 것이 정말 부담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로님들, 저희 집사람, 자녀 모두가 사정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들은 얘기는 아니지만, 저를 사랑하는 수많은 교인들이 “제발 담임목사님이 병원에 가서 쉬며 치료를 받길 원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데도 왜 그런지 그런 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구역질이 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밥을 잘 먹고 소화력이 좋았던 사람이었는데, 병원 가는 것을 약속했을 때 입맛이 떨어져서 식욕부터 떨어지는 것입니다. 억지로 밥을 먹자 먹은 것을 토해내 버릴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약속을 했으니 월요일에 병원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 이윤형 목사님 천국 환송 예배를 집례해야 하기 때문에 화요일에 왔습니다. 장충식 장로님의 각별한 배려로 병원장님과 여러 전문 교수님들의 협진으로 저의 온몸에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MRA, MRI, Chest PA, 패시트, 피검사, 소변검사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 봤습니다. 지금까지 분석한 바로는 큰 문제는 없지만 남은 것은 불면 치료였습니다. 병원에 온 날은 몹시 불안하고 초조하였습니다. “꼭 이곳에 와야 하는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가...” 저에게 하소연하며 병원으로 데려온 집사람이 원망이 될 정도였습니다. 퀴블러로스가 말한 대로 병원에 온 그 현실 자체를 부정하고 싶었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래서 하루 저녁은 아무리 약을 쓰고 주사를 놔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잠을 못 자니 눈이 쓰라려서 옛날 안면 마비가 왔던 왼쪽 눈이 가려워 비비고 비볐습니다. 그러자 눈을 뜨지 못할 정도가 되었죠. 당장이라도 퇴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때마다 원장님과 저를 집중 치료하시는 교수님이 제 마음을 달래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목사님, 목사님은 지금까지 인간으로서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모든 헌신을 다 드리신 것 인정합니다. 수많은 영혼을 섬기고 한국교회를 향한 사역 그 자체를 존경하며 인정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저희들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조금만 우리를 믿고 따라와 주십시오. 인간은 정신과 영혼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몸이 추슬러져야 정신력과 영혼도 회복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저희를 믿고 제발 따라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보니 적절한 협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습니다. 원하는 기간 동안 저도 믿고 따를 터이니 주일날만큼은 외출을 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교회에 가서 설교를 하고 오후에 돌아오겠습니다.” 그 협상은 바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주일날에는 성도들 앞에 가서 설교를 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조금씩 수면이 회복되어가고 있습니다. 잠드는 사이에 꿈을 꾸어도 퇴원하여 교회에 가서 설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 번은 꿈을 꾸었는데 미국에 집회를 가 있는 것입니다. 다시 일어나 보니 현실은 병동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입니다. 제 정신력이 살아 있는 한 저는 오로지 교회이고 설교 강단에 서는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금요일인데, 두 날 밤만 지나면 교회에 가서 설교를 합니다. 이걸 생각하면 가슴이 또 설레고 밥맛이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가 좀 더 잠자는 데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불면의 밤과 숙면의 밤사이에 있는 제가 온전한 숙면의 밤을 맞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마치 상처 입은 독수리가 바위틈에 오래오래 쉬어 있다가 다시 비상하고 솟구치고 웅비하듯이 다시 한번 제 사역의 클라이맥스를 이룰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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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불면의 밤이 숙면의 밤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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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신앙에도 유전이 있는가
- 제가 최근에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을 보는데 이따금 장애가 있었습니다. 저희 아버님께서 그러셨기 때문에 유전이겠거니 생각하며 동네 어느 비뇨기과에 가서 처방을 받았지만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CBS 이사회를 가는 중에 연세탑비뇨기과에 갔습니다. 그 병원은 제가 요로결석이 생길 때마다 돌을 정확하게 깨준 병원이었거든요. 제가 원장님 방으로 들어가 기존에 처방받은 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원장님이 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걱정 마십시오. 소변을 시원하게 보도록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실제 그 약을 먹고 나니까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는 것입니다. 제가 돌아오면서 유전이라는 걸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유전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가? 그건 그렇다 치고 신앙에도 유전은 있지 않을까?” 신앙에도 유전이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저는 정권사님과 피 한 방울 물려받은 일이 없습니다. 성격도 많이 다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영적으로 정 권사님의 신앙적 유전인자를 대부분 다 물려 받았습니다. 정권사님이 그러하듯 젊은 시절부터 오직 주님, 오직 교회, 오직 목회밖에 몰랐습니다. 정말 영적 역설적 헌신의 삶을 살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느 한순간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우리 교회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 중에 하나가 되고, 저 역시 교단 총회장, 한교총 대표회장을 역임하며 말로 할 수 없는 은혜와 축복을 누렸습니다. 게다가 자녀들도 잘 자라고 성도들도 모두 유순하고 생명나무를 선택하는 신앙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합니까? 여호수아서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이스라엘이 여호수아의 사는 날 동안과 여호수아 뒤에 생존한 장로들 곧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모든 일을 아는 자의 사는 날 동안 여호와를 섬겼더라”(수24:31) 이 말씀은 칭찬의 말씀일까요, 견책의 말씀일까요? 얼른 볼 때는 칭찬하는 말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성경을 깊이 보거나 역사적인 맥락에서 볼 때는 이 말씀에는 견책이 들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죽고 나자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자기들의 소견대로 행하고 바알과 아스다롯을 섬기며 죄의 길로 빠져 버렸기 때문입니다.(삿2:10, 2:13-14, 17:6) 여호수아와 장로들도 사람인지라 웬만큼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어느 정도 복을 받으니까 안주하여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목숨을 걸지 않았습니다. 즉 신앙의 유전에 실패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마음에 새길 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쳐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부족하지만 저의 생명나무 신앙, 로드십 신앙, 영적 역설적 신앙의 유전인자가 우리 성도들에게 잘 이어져 가기를 기도합니다. 아니, 우리 성도들의 자녀들 역시 이런 은혜, 이런 영적 유전인자가 잘 이어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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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신앙에도 유전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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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저 푸른 나무처럼, 아직도 노래하는 매미처럼”
- 이미 가을을 맞고 있는데 교회 뒷동산의 푸른 숲은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아침, 저녁이면 산들바람이 산들 부는데도 그 바람이 지나갈 때도 푸른 빛이 보란듯이 더 여름빛 향기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쯤 매미 소리가 수그러들지요. 매미는 9월이 되었는데도 앙증맞게 울어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가을엽서로 떨어지고 매미 역시 자신의 DNA를 땅속에 스며둔 채 이별을 하겠지만, 여전히 여름을 즐기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여름과 가을 사이 어디쯤 있다고 할 것입니다. 제가 쓴 ‘여름2’라는 시가 있습니다. “여름 새벽바다 모래사장에 / 글씨를 써 놓았더니 / 파도가 올라왔다 읽고 내려간다 / 다 읽지 못했는지 / 또 올라왔다 내려갔다 /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지 / 또 올라왔다 내려갔다 하며 / 읽고 또 읽는다 / 파도가 내가 쓴 글씨를 지워놓고 / 어디에 있는지 찾고 있다 / 온 우주가 / 새벽 바다에 밀려왔다 떠내려갔다 하며 / 그리움을 노래한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이 가을 문턱에 다다랐다 할지라도 여름을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즐겨야 합니다. 여름 사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마치 모래사장 위에 쓰여진 글자를 파도가 올라와서 지우면 다시 쓰고 또 쓴 것처럼... 우리는 여전히 여름을 즐겨야 합니다. 일본의 대표적 하이쿠 시인 고바야시 이싸는 이런 한 줄의 시를 남겼습니다. "얼마나 운이 좋은가 / 올해에도 모기에게 물리다니!" 얼마나 익살맞으면서도 삶의 교훈을 주는 시입니까? 올해 여름은 발가락을 다쳐서 산행을 거의 못했지만, 여름 산행을 할 때 모기에 물리면 얼마나 가렵고 신경질이 나는지 모릅니다. 모기는 아무리 쫓아도 또 달려들고 또 달려듭니다. 전기 모기채로 잡고 또 잡아도 계속 날아옵니다. 오죽하면 제가 “이 세상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모기다”라고 했겠습니까?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살아 있으니까, 모기도 물리는 것입니다. 생명이 없으면 아무리 모기가 물어도 가렵지도 않고 짜증도 나지 않을 것입니다. 살아 있으니 여름 모기에 물리기도 하는 것이죠. 가을을 맞이할 때 맞이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여름을 사랑하고 여름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 세상에 다시는 오지 않을 또 한 번의 여름이 지나고 있습니다. 어느덧 가을이 오고 또 겨울이 오면 우리는 그 뜨겁고 위대했던 지난 여름의 기억을 추억할 것입니다. 제가 쓴 ‘여름7’의 시처럼 말입니다. “여름 더위가 버겁고 숨 막히는 때 / 당신에게 분명히 서늘한 그늘이 준비되어 있을 거예요 / 비록 그늘이 적다 하더라도 / 그 그늘 아래 앉아 있노라면 /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빗줄기가 떨어지겠거니 / 지난 겨울은 참으로 위대했어요 / 하얀 눈송이가 창문으로 불어와서 / 당신의 귓가에 말을 걸었잖아요 / 그 눈송이가 다시 바람이 되고 비가 되어 / 당신을 찾아왔거니 / 여름에 겨울의 사랑을 느끼듯 / 다시 겨울이 오면 부디 여름의 사랑을 잊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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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저 푸른 나무처럼, 아직도 노래하는 매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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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지금이야말로 기도해야 할 때”
- 지난 수요일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했습니다. 저는 영상으로만 봤지만,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신형 무기들이 등장하는 모습들을 봤기 때문입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61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JL)-3,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 DF-5C와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훙치(HQ)-19, HQ-29 등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날 최초로 공개된 DF-61 미사일은 DF-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됐으며, 이외에도 '괌 킬러' DF-26D,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무력화 할 무기로 꼽히는 DF-17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상공 비행을 통해선 J-20S·J-35A 등 중국이 최근 수년 사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과시됐고 YJ-17 등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로봇개 등 무인전투체계도 공개되었습니다. 사실 그 장면을 보고 러시아의 푸틴도 내심으로는 즐거워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중국이 대만을 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걸 봤습니다. 그러나 대만이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물론 이 모습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지켜봤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분이 좋을 리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중국은 실전에 경험도 없고 이제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미국의 항공모함의 역사는 100년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 경험과 노하우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나라입니다. 자꾸 평화만 주장하지 말고 안보력과 국방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방위비, 국방 안보비를 삭감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번 중국의 열병식을 보고 나서도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방위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외교력입니다. 한미일 공조뿐만 아니라 대중, 대러, 대북과의 외교력도 잘 펼쳐 나가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이미 폴란드에 FA-50 전투기를 수출하였고 동구 나라들뿐만 아니라 어쩌면 서구라파 나라들에도 전투기를 수출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간곡하게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기도하는 일입니다. 한국은 정말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나라였습니다. 새벽이면 차디찬 교회당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통곡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 기도원에서 구국 기도의 소리가 산골짜기를 메아리쳤습니다. “주여, 이 나라 이 민족을 지켜주옵소서. 저 155마일의 휴전선을 지켜주옵소서.” 그러나 우리는 기도의 내용을 더 확장 시켜야 합니다. “주여, 우리 대한민국의 서해를 지켜주옵소서. 남해, 아니 동해도 지켜주옵소서. 우리 대한민국이 전투기만 수출할 뿐만 아니라 항공모함을 수출하게 하시고 세계 평화 질서를 이끌어가는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 정권이 바뀌고 또 바뀐다고 할지라도 안보와 국방, 그리고 평화에 대한 생각을 시종일관하게 하옵소서.” 우리 모두가 이렇게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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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지금이야말로 기도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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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가을에는 더 영글어 가게 하소서”
- 올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습니다. 물론 무더운 만큼 곡식들이 영글어 가고 단 과일이 익어가게 하죠. 요즘은 제가 오른쪽 엄지발톱을 빼서 산행을 못하지만 서재 옆과 뒤에는 푸르른 잎새들의 향내음을 얼마든지 보고 듣고 느낄 수가 있죠. 그때마다 릴케의 ‘가을날’이라는 시가 생각이 납니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 들녘엔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주소서 /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진한 포도주에는 /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습니다 /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그뿐입니까?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라는 시도 생각이 납니다. “가을에는 /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 가을에는 /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 가을에는 /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 굽이치는 바다와 /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정말 올여름은 저에게 너무나 가혹하고 혹독한 계절이었습니다. 장년여름수련회 말씀을 준비하며 무릎을 꿇고 기도하다 발가락을 상하기도 하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코피가 터지고, 엄지발톱을 빼기도 하였습니다. 코피 지혈과 발가락 상처 치료 때문에 얼마나 쓰라린 고통을 당하고 아픔의 나날들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어느 분은 저에게 위로한다는 의미에서 “올해는 고난이 많았지만, 내년엔 더 많은 축복의 열매가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무슨 내년입니까? 이제 여름도 지나고 내일모레면 찬 바람이 분다는 ‘처서’인데요. 당장 이번 주부터 축복의 열매가 가득 영글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씀해야 하셔야지요.”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할지라도 가을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것처럼 저에게 닥쳐왔던 그 폭염, 폭서의 고통도 이제 찬 바람의 기운 앞에 맥을 못 추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하나님이 정하신 때, 하나님이 준비하신 때를 이길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저도 하나님 앞에 어서 빨리 가을을 맞고 싶습니다. 그 계절적인 가을을 넘어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때,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풍성한 열매를 거두는 그때가 오기를 기도하고 기다립니다. 이제 무더운 여름을 지나 오곡백과가 영글어가고 무르익는 계절이 모든 성도들에게도 함께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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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가을에는 더 영글어 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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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심장이 뛰는 한 희망은 있다.”
- 제가 여름수련회를 앞두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습니다. 아니, 여름수련회 중에도 심장이 계속 두근거렸습니다. 물론 코피도 쏟았고요. 지혈이 잘 안되었습니다. 지혈이 되었다가 또 터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병원 응급실로 가서 지혈을 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김문기 장로님이 단국대 병원 예약을 해놨다고 빨리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하고 의논도 안 하고 자기 혼자 일방적으로 병원으로 오라는 것입니다. 단국대 병원의 친절한 배려로 심전도, 심장 초음파, 심장 CT까지 다 찍었습니다. 그러나 전혀 문제가 없대요. 피검사도 했지만 문제가 없대요. 심장내과 교수님께서 물어보시는 것입니다. “어떨 때 심장이 빠르게 뛰고 심장이 두근거리시나요?” “제가 큰 행사를 앞두거나 설교 준비를 하거나 예배를 인도하러 갈 때 심장이 뜁니다. 또 가만히 누워 있어도 뭔가를 골똘하게 생각하고 창의적 연구를 해야 할 때는 심장이 뛰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심장내과 교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건 누구나 다 그런 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논문을 쓰거나 학회에 가서 논문 발표를 할 때는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이 땅에서 살아있는 한 모든 사람이 다 그럴 것입니다.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분이 목사님처럼 느껴졌습니다. 저에게 마치 한편의 설교를 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또 한마디를 해 주셨습니다. “너무 심장이 가쁘게 뛴다고 느껴질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마시고 편하게 정서적 쉼을 가져보세요.” 제가 해야 할 말을 그분이 저에게 대신 해 주시는 것입니다. 교회로 오는 길에 제가 작사, 작곡한 노래가 생각이 났습니다. “인생의 무거운 짐이 그대 삶을 짓누를 때 / 막다른 절벽 끝에서 삶을 포기하고 있나요 / 아무리 외쳐도 외로운 기다림뿐 / 잠 못 드는 밤 가슴 치며 울고 있나요 / 삶의 무게와 슬픔이 어깨를 짓누르고 / 바람 부는 거리에 홀로 주저앉히려 해도 / 그 목마른 사랑과 기나긴 그리움 끝에서 / 누군가 다가와 그대 손을 잡아 줄 거예요 / 심장이 뛰는 한 포기하지 마세요 / 눈시울이 젖어 있는 한 좌절하지 마세요 / 산을 보세요 / 변함없이 그댈 향해 서 있잖아요 / 달빛을 보세요 / 언제나 그댈 바라보고 있잖아요 / 포기하지 마세요 / 다시 일어나세요 / 다시 저 새벽길을 걸어 보세요 / 그대라는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 거예요” 그렇습니다. 심장이 뛰는 한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심장이 뛰는 한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심장이 느리게 뛰건 빠르게 뛰건 그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희망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도 우리 모두가 심장이 뛰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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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심장이 뛰는 한 희망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