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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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에는 적나라한 성적 표현들이 많다. 그렇다고 거룩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에 경박하고 야한 표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성경의 저자나 역자들은 이 경우 할 수 있으면 완곡한(euphemistic) 표현을 사용한다.  
아브라함은 그의 며느리, 곧 이삭의 아내를 구하기 위하여 자기의 늙은 종을 보내며그에게 자기의 환도뼈 밑에 손을 넣고 이방 여자를 데려오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게 한다. 이때 “환도뼈”는 어디를 가리키는 것인가? 개역성경에서 “환도뼈”라고 번역하지만 바른성경에서는 대부분의 영역본을 따라 “넓적다리”라고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넓적다리의 어느 부분에 손을 넣으라고 하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히브리어 “야렉”()이라는 말은 좀 다른 의미를 가진다. “야렉”은 대부분의 영역본에서는 “넓적다리”(thigh)로  번역하고 있다. 영어로 허리와 다리 사이, 곧 생식력의 원천이 되는 아랫배를 가리킨다. 영어로 “로인”(loin)이라고도 번역되는  이 말은 뼈가 없는 부드러운 부분, 말하자면 남자의 성기(penis)를 의미한다. 언약의 표인 할례 받은 남자의 성기에 손을 대고 맹세를 하게 하는 것은 이 맹세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증인이 되시고, 하나님께서 이 맹세를 보장해주시도록 기원하는 행위로 이해된다. 특히 남자의 성기는 생식력의 원천이기 때문에 이 중요한 부분에 손을 대고 맹세를 하는 것은 후손과도 관련이 있을뿐더러 이를 어기는 자는 불임을 초래하거나 그의 후손이 멸절되는 저주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맹세는 할례 받은 자들 사이에 유효하다. 설령 “야렉”()이라는 말이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드라도 성경에 드러내놓고 이 어휘를 사용하지 않고 완곡한 다른 단어를 사용하고하고 있다.
이 “야렉”()의 어원을 정학히 알 수 없으나 일부 사전에서는 “부드러운 살”이라고 제안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를 염두에 둔다면 같은 어의를 가진 “바살”()이라는 말을 남성의 성기로 표현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네가 하체가 큰 네 이웃, 이집트 자손들과 음행을 하였고 나를 격노케 하려고 음행을 더하였다.”(겔 17:26)에서 “큰 하체”라고 번역하는 히브리어는 “기드레이 바살”()이다. 여기서 이집트를 가리켜 하체가 큰 나라라고 일컫는 것은 물론 이집트 사람들의 성기가 크다는 의미가 아니고, 강대국을 성기에 빗대어 일컫는 말이다. 그의 남편이신 여호와를 외면하고, 당시의 군사 대국 이집트를 따르는 이스라엘을 음녀로 비유하고 그가  의지하는 반역적이고, 배신적인 행위를 하체가 큰 이집트와 음행을 하였다고 표현하고 있는 데 완곡한 어법을 사용하지만 아주 상스러운 표현임에 틀림없다.
“손”(hand)으로 번역하는 히브리어 “야드”()는 단지 손뿐만 아니라 성기를 일컫는 말이다. 이사야 57:8, “네가 문과 문설주 뒤에 네 기념물을 두고, 나를 떠나 벗고 올라가서 네 침상을 넓히며, 너를 위해 그들과 언약하고, 네가 그들의 침상을 사랑하며, 그 벌거벗은 것을 보았고” 라는 구절에서  “벌거벗은 것”이라는 말이 바로 “야드”()를 번역한 것이다.
또한 비슷한 표현으로 “발”이라는 히브리어 “레겔”()이라는 말도 성기에 대한 완곡어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왕상 18:27에는 아시리아왕 산헤립의 장군 랍사게가 예루살렘 성문 밖에서 예루살렘 주민들을 향하여 그가 여호와의 명을 받들어 예루살렘을 멸망시키고 히스기야의 백성에게 자신들의 소변과 대변을 먹게 하려고 쳐들어왔다고 외친다. 여기서 소변이라는 말을 쿰란 사본에서는 “메이메이 라그레헴”()이라고 읽고 있다. 이 말의 문자적인 번역은 “발의 물”이라는 뜻이다. 발이 남자의 성기를 가르키는 말이기 때문에 소변이라는 완곡한 표현으로 번역하고 있다. 또한 신명기28:57에도 먹을 것이 없는 여자들이 “자기 다리 ()사이에서 나온 태”를 먹는다는 말이 있는 데 이 경우는 물론 여자의 음부를 완곡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이사야 7:20에서는 아시리아의 사람들이 이스라엘 사람들의 면도칼로 머리털과 “다리털”을 민다는 말을 쓰고 있는 데 여기서 다리털도 단순한 다리털보다는 음부의 털을 완곡하게 말하는 표현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성경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남녀의 성기에 대한 히브리어는 “에르바” ()라는 어휘이다. 노아가 포도주에 취하여 잠이 들었을 때 그의 아들 함이 들어가서 노아가 본 “벌거벗음”이라는 것이 다름 아닌 “에르바”()이다. 삼상 20:30에 사울이 요나단에게 “패역무도한 계집의 자식아, 네가 이새의 아들을 택한 것이 네 수치이며 벌거벗은 네 어미의 수치임을 어찌 알지 못하겠느냐?”라고 말할 때, “벌거벗은”이라는 말도 “에르바”()가 사용되고 있다. 레위기 18장에서 “...의 하체를 범하지 마라”고 명하는 말씀은 분명 성관계를 금하는 말이다. 이에 대한 히브리어 표현은 “로 티가레 에르바타”()인데 이는 “~의 ‘에르바’()를 열지 마라 (혹은 들어내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에르바”()라는 말은 분명 여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말이며, 가까운 친족들과는 성관계를 갖지 말라는 명령이다. 그런데 한글 성경에서는 이 “에르바”()를 “하체”라고 번역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성경에서는 성적인 표현들은 대개의 경우 완곡한 표현을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글 역본에서도 직역이나 적나라한 표현을 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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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바른번역, 바른해석, 바른적용-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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