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10-1.jpg
 강연과 저술 활동으로 일본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사토 마사루(佐藤 修)는 원래 일본 외무성의 주임분석관이었다. 1960년, 도쿄에서 태어나 교토의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대학원 신학연구과를 수료하고(1985) 외무성에 들어가, 영국주재 일본대사관, 러시아 주재 일본대사관에서 근무한 후, 본성 국제정보국 분석 제1과 주임분석관으로 대 러시아 외교의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2002년, 배임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되어, 2005년에는 유죄로 판결나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2009년에는 최고재판소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외교관직을 물러났다.   
2005년에 발표한 <국가의 덫>은 제 59회 ‘매일출판문화상 특별상’을 안겨주었고, 이듬해에는 <자괴(自塊)하는 제국>으로 제 5회 ‘신쵸(新潮) 다큐멘트상’과 제 38회 ‘오자와 소이치(大澤壯一) 넌픽션상’을 수상한다.
<옥중기> <신약성서 1,2> 등의 베스트셀러 말고도 많은 저서를 출판했다.  또 월간지 <분게이 주(文藝春秋)>에서는 ‘베스트셀러로 읽는 일본의 근현대사’를 69회째 연재하고 있다.  
최근 그가 추쿠바대학(筑波大學)에서 시도했던 특강 “철학훈련”을 토대로 <세계의 엘리트가 공부하는 철학과 종교의 수업>이란 책을 내었는데, 본란 독자들에게 참고가 될 듯싶어 서문의 일부를 옮겨본다.   
“나는 1979년에서 1985년에 걸쳐 교토(京都)의 ‘도시샤대학’ 신학부와 대학원 신학연구과에서 프로테스탄트 신학을 공부했다. 전공은 조직신학(그리스도교 이론). 신이 어떻게 인간이 되었는가를 논하는 ‘수육론(受肉論)’이 전문분야이다. ‘수육론’에 관심이 있는 신학생들은 고대나 중세의 신학자를 다루는 일이 예사롭지만, 나는 현대신학을 테마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당 정권과 프로테스탄트교회의 관계에 대해서 연구했다. 연구를 진행하는 중에 꼭 체코에 유학해서 그리스도교를 부정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그리스도교도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당시 일본과 체코슬로바키아 사이에는 정부차원의 교환유학협정이 있긴 했어도 신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받아주지 않았다. 이것저것 조사해보니, 외무성의 전문직원이 되면, 프라하의 ‘카레르대학’에 유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체코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불순한 동기로 해서 나는 외교관시험 준비를 해서 합격했다. 그러나 정작 외무성에서 명령받은 것은 체코어가 아니라 러시아어 연수였다. 체코어와 러시아어가 같은 계열의 슬라브어일 뿐만 아니라, 모스크바와 프라하는 비행기로 2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외교관이 되었다.
뜻밖의 일이었지만, 신학부에서 수학한 신학은 외교관이 되어서 아주 도움이 되었다.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하게 존재해서, 사회와 역사를 움직이는 그 무엇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스크바에 근무하는 외교관 중에서 나는 매우 이른 시기부터 민족문제가 소련의 아킬레스건이란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고, 1990년으로 들어서면서 소련 해체가 필연적이라 예측할 수 있었다.
또 1991년 12월 소련이 붕괴한 후 역사는 종언되고 단조로운 미국표준의 글로벌리제이션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주류였을 때에도, 그와 같은 인식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렸다.
신학이란, 세상을 깊이 알기 위해서 아주 유익한 지식이긴 하지만, 일본사람들에게는 소원하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적인 일본사람들이 이해 가능한 언어로 바꾸어서 신학적 사고에 대해서 전해줄 필요가 있다. 신학은 그 시대를 따라 주류적인 철학언어를 사용하게 마련이다. 또 신학연구에 있어서는 그리스도교 이외의 종교가 지닌 내재적 논리에 대해서 아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신학적인 내용을 철학과 종교의 언어로 바꾸어서 강의할 것을 시도해본 것이다. 이를테면 미국이나 유럽, 러시아, 이스라엘 등의 대학에서는 문과계, 이과계할 것 없이 철학과 종교에 대해서 공부한다. 왜냐하면 철학과 종교는 인간의 삶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기본원리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정치 경제 매스미디어 등에서 활약하는 엘리트는 철학과 종교에 관한 지식과 교양이 결여되어 있다. 그걸 개선하는 것이 일본의 사회와 국가를 강화하는 데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enoin34@naver.com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신학은 세상을 알기 위한 지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