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시대를 보는 예레미야 1


인생의 목표의식과 방향 감각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여기에 삶의 보람이 있고 삶의 의미가 있다. 이것이 삶의 길이다. 현대는 행동 기준을 상실한 시대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명확한 답을 잃어버린 시대이다. 초고속으로 달려가는 현대문명 앞에 과거의 삶의 의미와 가치관에 의미를 가졌던 낡은 윤리체계와 행동기준은 무너지고 거기에 대처할 새로운 윤리체계와 행동기준이 아직 확립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대의 윤리적 불행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대적 윤리와 카오스(chaos)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지 아니하면 안 된다. 인류 역사는 사회 집단의 확대의 역사다. 인간은 가족이나 민족이나 마을의 공동체나 폐쇄된 좁은 지역 사회에서부터 점점 발전하여 민족, 국가의 대규모의 근대적 사회 집단을 거쳐서 오늘날 세계와 인류와 국제사회의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주목할 것은 칸트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고 묻지 않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는 것에 유의한다. 여기에 “우리” 라고 함은 깊은 의미가 있다. 인간 공동체로서의 한 일원으로서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역사적 존재로서의 구체적인 인간을 의미하고 있는 점이다. 태평양의 어느 고도처럼 홀로 있는 고립적 개인이 아니고 누구의 아버지, 또는 누구의 아들, 어떤 이의 친구, 또는 어떤 이의 스승, 어떤 여자의 아내, 또는 어떤 부모의 딸, 어느 나라의 국민, 또는 어느 사회의 시민으로서 행동하고 살아가는 형식적인 구체적인 인격을 의미한다. 누구의 아들도 아니고 딸도 아니고 누구의 친구도 아니고 이웃도 아니며 어느 나라의 국민도 아니고 어느 사회의 시민도 아닌 그런 인간을 우리는 너무나 생각할 수가 없다.
만일 그런 인간이 있다면 그것은 현실을 유리한 추상적 관념적 인간이다. 현실의 구체적 인간은 어느 집단에 소속해서 살아가는 사회적 역사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역사적 사회적 상황이 우리의 윤리의 내용을 지배한다. 올바른 인생관과 가치관의 확립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필요한 일이다. 이것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이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지혜의 길이기도 하다.
예수께서는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자기 자신을 보여 주었다. 예수는 자기 자신을 일컬어 무엇이라고 하였는가에 주목하게 한다. 예수는 “자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열어 보이셨다. 길관(道觀), 진리관(眞理觀), 생명관(生命觀)을 알려 주셨다. 이렇게 실천하는 삶의 길은 윤리체계와 행동기준으로 삶을 계획하는 것이다. 시대인식이란 결국 지배적인 패러다임을 인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시대의 도전에 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문제를 바르게 그리고 통전적으로 인식하고 해결할 것을 자각하는 것이고, 또한 그에 따른 삶과 생각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역사신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시대 변화는 피조물과 함께 역사를 이끄시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낮아지심에 따른 결과이다. 시대 변화와 관련해서 당연히 주목돼야 할 사실은 너무나 빠른 변화의 흐름 속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현대사회와 같이 빠르고 또 다양하게 변하는 이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은 그 시대의 문제해결과 그에 따른 적합한 과제인식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될 일은 시대의 흐름 속에 반영되어 있는 영원불변하신 하나님의 말씀과 그의 행위를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거리는 사실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재인식 되는 하나님의 말씀과 행위를 제대로 파악해야 구태의연하거나 잘못된 신학과 그릇된 교회의 행위를 막을 수 있고 또한 시대의 다양한 흐름에 매몰되어 기독교 정체성을 잃게 되는 잘못을 피할 수 있다. 문화신학 분야에서 신학함(doing-theology)은 그런 분별력을 기르는 노력인 것이며, 논쟁은 그 적합성을 두고 이뤄지는 소통의 과정이다.
고대 근동 역사에서 중대한 시기에 발생한 종교 및 정치 사건들에 깊이 휘말렸으나, 그런 가운데서도 영적인 지도력을 발휘하여 동족들로 하여금 BC 586년에 예루살렘이 바빌로니아에게 함락되고 많은 유대인들이 바빌로니아로 끌려가는 등의 재난을 건져낼 수 있게 해주었던 오늘의 우리에게 예언자적인 삶을 통하여 믿음을 익힌 "예레미야"라는 선지자를 생각할 수 있게 한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북동쪽으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아나돗이라는 마을의 제사장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소년시절에 이스라엘 민족의 전승들 가운데 일부, 특히 호세아가 남긴 예언들을 배웠음이 분명하다. 예레미야가 살던 시대는 고대 근동 전체가 격변기에 들어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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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보는 예레미야 ① 배성산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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