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교회생활에서 예배에 대하여 배우고 깨달은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의 신앙생활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예배이고, 예배를 통하여 영적 충전을 하고 영적 갱신을 이루어 낸다. 그러므로 신앙의 회복은 예배의 회복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성도에게 예배가 없는 신앙생활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혁과 갱신을 앞세우고 여러 가지 과제들을 내 놓고 있지만 사실은 예배부터 갱신되고 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혁자 칼빈은 ‘오직 성경’이라는 바른 교회질서는 예배의 회복이라고 했다. 어쩌면 종교개혁은 세속화 된 예배 본질 의 회복이라고 할 수 있겠다.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보다 축복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예배를 통해 ‘복’받는다는 현세 중심적인 ‘기복’의 개념에서 개혁이 필요하다. 예배가 인간의 의식으로 전락되었고, 예배를 일상의 시간마다 정기적으로 갖는 행사나 의식으로 생각한다. 한 마디로 예배의 신비로움이 사라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목회자나 성도 모두가 예배를 하나의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급급하고 있기 때문에 예배를 통해 일어나는 신적인 은사에 대하여 전혀 무관심하고 있다. 그냥 설교 듣는 것이 예배라고 이해하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예배의 주체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성 삼위 하나님과 그의 백성이 만나는 시간으로 드려져야 한다. 예배에 참석하여 위로받으며, 치료받고, 즐거워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는 예배의 목적이 아니고 예배자가 받는 응답, 즉 축복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예배는 성경말씀대로 ‘영과 진리’로 예배해야 하는 것이다.
교회의 예배가 세속화 된 것에는 여러 가지로 살펴 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세속문화의 침투로 인하여 예배를 변질시키고 있다. 예배를 방해하는 것 중에 인간적인 감정과 흥을 돋우는 음악들은 일소되어야 하고, 거룩하고 경건하며, 영적 깊이를 더하고,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으로 이끄는 아름답고 좋은 음악이 필요하다.
그리고 예배에 참석하는 예배자의 자세도 중요하다. 어느 교회 K장로는 주일예배를 위하여 토요일에는 힘이 드는 운동이나 등산을 안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예배시간에 졸게 되거나 예배의 자세가 흐트러질까” 해서라고 한다. 또 어느 장로는 주일이면 제일 좋은 양복을 차려입고 새 와이셔츠에 주일에만 매는 넥타이, 심지어 주일날 교회에 갈 때만 신는 구두가 따로 있다고 한다. 모두가 예배를 중요시 하고 예배에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교회 헌법 「예배모범」에서는 ‘단정하고 엄숙하며, 예배시간에는 귓속말이나 인사나 곁눈질이나 졸음이나 웃거나 그 밖에 합당치 못한 행동을 일체 하지 말 것이요’ 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예배를 말하려면 예배의 핵심인 설교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예배에 참석하여 목회자의 설교를 듣고 은혜와 감동을 받기 위해 원근(遠近)에서 성도들이 모여 온다. 그래서 목회자를 통해 선포되는 설교는 중요한 메시지로서 가슴을 울리는 양질이 되어야 한다. 사실은 우리가 설교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준비 되고 능력 있는 설교는 회개와 감사, 결단과 헌신이 일어난다.
그런데 목회자가 교단이나 연합사역에 매여 바쁜 일상의 핑계로 인하여 설교준비에 등한히 하고, 중언부언(重言復言)하면서 설교시간을 때운다면 주일예배를 기다리며 정성으로 준비하여 참석한 교인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목회자가 성도들 앞에서 언행일치(言行一致)의 생활을 보여 주지 못하고 설교를 한다면 혹이나 성도 가운데서 “너나 잘 하세요”라고 조소(嘲笑)를 던질 수도 있는 것이다.
ⓒ 교회연합신문 & www.ecumenicalpres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