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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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가을 총회를 앞두고 몇몇 교단의 통합 소식이 들린다. 원래 모든 참된 교회들은 하나의 교회이다. 여러 지역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지 교회들이 존재하지만 하나의 보편교회에 속해 있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지체된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에서 함부로 잘라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의 몸에 누가 감히 근거 없이 함부로 칼질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원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참된 교회들은 항상 하나가 되기 위해 힘써야 하며 연합을 추구해야 한다. 물론 그것은 외부로 드러나는 조직과 형식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적인 내용과 연관된다. 세상에 흩어진 모든 참된 교회들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2015년), 일부 교단들 사이에 통합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우선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 교단들 가운데 필자의 관심을 끄는 대상은 예장 고신측과 고려측의 통합이다. 고려측은 1976년 제26회 고신 총회 때, “교회의 세상법정에서의 소송 문제”로 인해 분열된 교단이다. 즉 신학적인 문제가 양 교단이 분리된 핵심 이유이다.
양 교단의 통합문제가 필자의 각별한 관심을 끌게 되는 까닭은 필자가 속한 실로암 교회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실제적 교단 통합을 논의할 때 보편교회를 염두에 두고 그 원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물론 특정 교단들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을 논의하는 모든 교회들이 주지해야할 사항들이다. 교단간의 통합을 추구하는 이들은 분명한 원리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안을 진척시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의도하지 않은 또 다른 분열을 도모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한 교단 통합을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의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기억해야만 한다. 
첫째, 교단간의 통합은 정치적인 수완으로 성사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서로 간 이해득실을 따지는 일종의 타협이 될 수 있다. 둘째, 몸 불리기 혹은 교단을 키우려는 불순한 동기가 없어야 한다. 그것은 인간적인 욕망이 반영된 것 이상 아니다. 셋째, 신학적인 성실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신학적 해석 책임이 있는 기관을 통한 교리와 신앙고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모든 기득권은 완전히 포기되어야 한다. 통합이 이루어진 후에는 출신 신학교나 과거의 교단적 배경이 어떤 영향을 끼쳐서도 안 된다. 다섯째, 통합하려는 교단에서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살핌이 있어야 한다. 만일 지난 날 부당한 분리행위가 있었다면 그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자칫 안으로는 부당한 교권을 휘둘러 참된 교회를 잘라내고, 밖으로는 정치적인 통합을 외치는 위선에 빠질 수 있다. 개체 교회의 규모가 크고 작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가 될 수 없듯이 교단의 외적인 규모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흡수 통합이란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큰 교단이라 해서 성숙하거나 온전한 것이 아니며 작은 교단이라 해서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만일 외형적인 조건으로 인해 자부심을 가진다면 그것은 교회론 부재로 인한 착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의 뜻을 성실히 살피지 않은 채 작은 교회라 해서 멸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가장 무서운 악행이다. 힘없고 나약한 성도들을 신학적인 충분한 검증 없이 교단에서 축출하거나 분리하는 것은 참된 교회로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분리주의적 행태로서 감히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악행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다수 교단들은 그에 대한 인식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덩치 큰 교단들은 더 큰 덩치를 만들기 위해 주변을 살피며 타 교단에 접근을 시도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눈에 거의 띄지 않는 작은 교단과 교회에 대해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듯한 오만한 태도를 보인다. 나아가 자신의 분리주의적 행태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반성조차 없다.
본질을 소중히 여기는 진정한 통합이 아니라면, 외형만 취할 뿐 심각한 분리적 요소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통합을 시도하는 교단들은 하나님 앞에서 진지한 자세를 가지기 바란다. 그리스도께서 피로 값 주고 사신 교회를 종교적인 야망이나 욕망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차라리 통합하지 않는 것이 낫다. 건전한 신학과 신앙을 배경으로 한 참된 통합이 이루어짐으로써 보편교회의 실질적 하나 됨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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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통합의 원칙과 분리주의의 위험-이 광 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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