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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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부활절연합예배 헌금, 미등록 장기체류 이주 청소년 교육비로 기부
    부활절준비위가 올해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서 걷힌 헌금 전액을 국내에서 거주하는 미등록 장기체류 이주 아동·청소년들의 교육비를 위해 쓰기로 했다. 부활절연합예배 헌금액은 명성교회의 특별헌금을 포함해 1억 1천여만원에 이른다.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대회장 장종현 목사, 준비위원장 이강춘 목사)는 지난 4월 14일 서울 방배동 예장 백석총회 총회회관에서 해단식을 갖고, 특별헌금 사용계획을 밝혔다. 이번 후원대상은 국내 거주 미등록 장기체류 이주 아동(초중고) 총 960명이며, 한국교회봉사단과 함께 법무부 출입국을 통해 집행된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내출생 이주아동을 포함한 미등록 이주아동 규모를 약 2만여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들은 법의 보호 사각지대에서 교육 보건 의료 등 아동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해단식은 이영한 목사(고신 사무총장)의 사회로 열려, 김종명 목사(백석 사무총장)의 기도에 이어 준비위원장 이강춘 목사(예성 총무)가 '찾으시는 하나님'이란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이 목사는 "그간 총무 사역을 8년 해오면서 스스로 잘했는지를 물을 때 참으로 부끄러움이 많다. 교계에서 서로를 분열하고 정죄하고 때로는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래의 사명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대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 안에 사랑을 찾으신다는 것이다. 기도하는 목회자 기도하는 교회를 찾으신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한 목사가 이번 부활절연합예배의 준비 경과를 보고했다. 지난해 12월 14일 한국교회교단장회의에서 대회장 장종현 목사, 준비위원장 이강춘 목사를 인준하고, 올 1월 9일 준비위를 출범한데 이어 총 4차에 걸친 위원장 회의와 워크샵 등 많은 단계를 거쳤다. 김보현 목사(통합 사무총장)는 이번 부활절연합예배가 교계를 다시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 목사는 "특별히 교계 연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기총이 참여하고, NCCK도 장소 문제로 논란이 있었으나, 따로 새벽예배를 드리지 않고, 회원들에게 개별 참여를 권유하는 등 크게 협력했다"고 말했다. 특별히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총선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이념과 지역으로 크게 대립하는 국민들을 조금이나마 진정시켰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한국교회는 부활절연합예배가 교회를 넘어 국민 전체를 하나로 묶는 큰 의의를 감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부활절연합예배의 총평을 맡은 총무협 증경회장 엄진용 목사는 "이강춘 목사님을 중심으로 모든 총무님, 사무총장님들이 크게 협력해 주셔서 부활절연합예배를 너무도 은혜롭게 마칠 수 있었다"며 "모두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혹여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내년 준비에 반영해서 더욱 정진하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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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14
  •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내 마음 흙이 되어”
    제가 옛날에 쓴 ‘내 마음 강물 되어’라는 시가 있습니다. “내 마음 강물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 멈추라 하여도 흘러야만 합니다 / 보냄을 아쉬워 않고 돌아옴을 반기지 않고 / 다시 옴을 그리워하지도 않습니다 /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만이 행복이고 기쁨인 것을 흐르고 또 흐릅니다 / 미움도 원망도 슬픔도 고통도 고일 겨를 없어서 / 흐르고 흘러가고 있습니다 멈추고 붙잡는 것이 속절없는 것을 / 흘러야 행복인 줄 알기에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까마득한 신학생 시절, 하늘처럼 우러러 존경했던 분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회상하며 쓴 시입니다. 이 시는 내 마음이 어떤 것에 미련을 두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고 그냥 유유하게 흘러가듯 하는 심정을 표현한 것입니다. 무슨 대단한 문학적 귀족성이 있거나, 함축된 이미지로 표현된 것이 아니고 그냥 제 마음의 서정을 그대로 그려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갑자기 떠오르는 시가 하나 있었습니다. ‘흙’이라는 제목의 시인데요. “사랑하기 때문에 / 아무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 아무리 파고 덮고 짓눌려도 / 침묵할 뿐입니다 /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 고층 빌딩의 지하 콘크리트가 깊이 박혀져도 / 첫눈이 고이 드리워지듯 / 사뿐히 받고 또 받겠습니다 / 언젠가 당신이 내 곁으로 올 때는 / 생명의 언어로 맞이해 드리지요 / 아니, 그대 옆에 누워 있을 게요 / 하늘의 허락을 빌 뿐입니다.” 제가 잠시 사색하는 시간에 시 구절이 떠올라서 낙서하는 마음으로 문자를 쳐서 선광현 목사님께 보냈습니다.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기억도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총선 전날인 9일 저녁부터 이유를 모르는 불면과 투쟁을 했습니다. 저나 제 아들이 국회의원 후보자가 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불면과 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수요 저녁예배 전 출구조사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대략 예상한 바였지만, 맨 먼저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떠올랐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개표방송을 보다가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늦게야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보니까 출구조사와는 조금은 달랐지만 그래도 근사치로 나온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 더 차별금지법이나 반기독교 악법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올지도 모릅니다. 이런 때에 한국교회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여야를 모두 아우르며 소통하고 설득도 해야 되는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저는 코로나 때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섬기면서 예배 지킴과 국민 보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또한, 교회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전면에서 노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에서는 괜히 딴지를 걸며 험담을 하고, 온갖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 임기가 끝난 후로는 진짜 내 마음 강물이 되고, 흙이 되어 살아왔습니다. 정말 초야에 묻혀 절대 전면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교인들에게 오해받지 않기 위하여 정말 두문불출했습니다. 물론 오는 손님들은 따뜻하게 맞아주었지만, 교회 안에 숨어서 흙처럼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써 놓은 ‘흙’이라는 시가 생각나는 것입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세상에는 흙이 없이는 존재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흙이 있어야 나무도 있고, 농사도 짓고, 집도 짓는 것처럼 흙이란 우리 모든 삶의 공간의 기본이 되고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흙은 아무 말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생명의 토대가 되고 근원이 되는 거죠. 저는 지금까지 저의 목소리를 높이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말을 못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공공의 덕을 세우기 위해서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아 왔습니다. 흙처럼 살아온 거죠. 그런데 그런 흙이라 할지라도 하늘에서 비를 내리고 생명의 씨앗을 떨어뜨려줘야 싹이 나고 뿌리를 땅속으로 박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흙이 하나님의 손에 잡혔을 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곧 만물의 영장인 아담과 하와가 지어지게 됐고 온갖 생물이 다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저는 최근 2, 3년 동안 초야의 흙처럼 살아왔지만, 하나님이 명하시고 하나님의 손에 잡힌 흙이 될 때 당신의 위대한 도구로, 당신의 위대한 꽃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생각해 봤습니다. 다만 흙은 흙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지요. 자칫 흙이 바람에 잘못 나뒹굴 때 온갖 미세먼지가 되어 사람들에게 해악이 되지만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면 하나님의 위대한 그릇으로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도 여전히 저는 ‘내 마음 흙이 되어’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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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니즘
    202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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