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정치 언제까지 봐야 하나’ 두 달 전에 어느 신문에 실린 논설이다. 그에 의하면, 정치인들이 국가도 민생도 신음하는데 권력 싸움에 신물이 난다는 내용이었다. 그럼 지금은 달라진 것이 있나? 참으로 국민들은 실망이다.
여당은 아직도 제대로 된 정의의 잣대로 감을 잡지 못하고 있고, 야당은 ‘방탄 정치’에 바쁘다. 국민들이 국가를 위하여 일하라고 뽑은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은 오히려 이만저만한 실망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현 야당은 온갖 술수와 자기들의 세력 과시와 현안에 대한 물타기로 국정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지금의 야당은 꼼수, 팬덤, 막무가내, 방탄 전략이 일상화된 듯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자신들은 모든 권한과 권력을 누리면서도 온 국민이 다 지켜야 할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조롱하는듯한 태도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정권이 바뀌면서, 현 야당이 집권했을 당시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지난 2020년에 우리나라 공무원이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격되고, 그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을 ‘월북몰이’를 했으면서도 그에 대한 반성의 기미는 없다. 오히려 사건들의 진상을 은폐하려는 태도이다.
당시의 정부나 대통령, 또 여당이었던 정치권의 책임이 막중함에도 누구 하나 나서서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국민들께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고백하는 지도자는 없다. 세월호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렸던, 그때의 정의감(?)은 지금은 아예 없어진 것인가?
전 정권이 벌여 왔던 각종 정책들 가운데도 복마전을 방불케 하는 것들이 있는데 나라가 어찌 되려고 그러는가? 성경에 보면 ‘감추인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는데, 언제까지 어떻게 감추려고 하는가?
지금 우리나라는 매우 큰 위험 가운데 놓여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10월 현재까지 26번의 미사일 발사와 1번의 포사격을 했다. 북한이 지난 1984년 처음으로 미사일 발사 도발을 한 이후 가장 많은 도발을 한 것이다. 북한은 공공연히 ‘핵 보유국 처럼’ 행동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올해 10월에 유엔 인권이사국 선거에서 2023~2025년 임기의 아시아 지역 이사국 자리를 놓고 투표했는데 우리나라가 낙선했다. 방글라데시, 몰디브, 베트남, 키르기스스탄에도 못 미친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엔 분담금 세계 9위인데, 문재인 정부 5년간 북한 인권 범죄를 규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에 4년 연속 불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는 매우 엄중하고 냉혹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우리 정치권은 아직도 자충수와 자중지란과 자기 최면에 걸린 듯 이상한 행동을 하며, 이런 위급한 상황들을 도외시하고 있다.
현재 야당의 대표는 여러 가지 범죄 의혹으로 수사당국에 의하여 수사를 받고 있다.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 변호사비 대납 사건 의혹,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등이다. 이런 정치인이 또 있을까?
그런데 지난 9월에 모 주간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했는데, ‘현재 활동 중인 정치인 중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은?’이라는 질문에서, 현 야당 대표가 16.9%로 1위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질문에 대하여 44%는 ‘없다’거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것이 정치인에 대한 여론이며, 웃지 못할 슬픈 현실이다.
국민들은 무엇 하나 시원하게 할 소식이 없는 가운데, 정치권의 내전 수준의 행태를 보면서 심한 절망감까지 안고 있다. 정치가 빨리 바뀌어야 한다. 선동으로 인기를 얻거나, 팬덤으로 쪼개기를 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더 국내‧외적으로 괴로움을 당해야 정신을 차리겠는가?
우리 정치인들이 쥐꼬리만한 권력에 매달려 있지 말고,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국민들의 대의(代議)를 실현해 나가는 참된 지도자들이 되기 바란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길에 던져져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에 밟히는 신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