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메르스가 진정국면에 들었다. 방역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국민들의 선진의식이 그나마 무서운 바이러스를 이 정도에서 제압할 수 있게 되었다. 7월 6일 현재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는 33명이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나타난지 한달 보름여 만의 일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에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오래동안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는 것 같다. 바로 매일 평균 40여명이 넘게 죽어나가는 ‘자살’ 바이러스이다. 자살로 죽는 사람이 한달이면 1,200명, 일년에 1만6000여명에 이른다.
자살 바이러스에 쓰러져 가는 사람에는 대통령도 있고, 대기업 회장도 있으며, 인기연예인도 있다. 한달 보름여 만에 33명이 죽어나간 전염병 메르스에는 온 사회가 무너져 가는 것처럼 야단법석이면서, 어쩌다 우리사회가 이처럼 무서운 자살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에는 등한한지 알 수 없다.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온갖 유형이 있다. 사랑에 실패한 사람, 사업에 실패한 사람, 오랜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 경제문제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 우울증을 앓는 사람, 모두 그 삶의 위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경제가 어렵고 삶이 팍팍할 때는 그래도 잘 견뎌낸 사람들도, 이젠 경제적 여유가 좀 생겨 우리사회에 보편적 복지가 늘아나 절대빈곤층이 사라져 가는데도 자살율은 높아져 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는 우리사회의 이기적 경쟁심 때문이다. 이기적 경쟁심을 부추기는 것은 기복주의이다. 교회 안에도 만연해 있는 기복주의는  경쟁심만 부추길 뿐 인간의 정신세계를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기복 행위의 대상은 구체적인 현세적 인간의 욕망을 채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복 행위를 하는 인간은 구체적으로 바라는 것들이 채워질 때 비로소 행복해질 뿐이다.
기복 행위는 언제나 행위자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를 갖는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이기적인 욕심을 갖는다. 그러나 이 이기적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길이다. 이 길을 가르치는 것이 종교의 사명이다. 그런데 이 시대의 종교는 이기적 욕망을 억제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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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자살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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