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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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부 이그나티우스가 로마 도미티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서머나교회 감독 폴리갑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다. 그는 ‘그대들은 나를 위하여 타협하지 말라, 내가 놓이기를 바라지 말라, 나는 밀알이 되고 짐승의 이빨에 가루가 되어 하나님의 깨끗한 빵이 되기를 원하노라, 그리스도를 위하여 형벌당하기를 원하노라, 그리스도를 소유할 수 있다면 십자가 위에서 짐승의 이빨에 뼈 가루가 되어 손과 발이 잘리더라도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겠노라, 나에게는 오직 그리스도가 있을  뿐이다’ 라고 한 후 순교했다.
서머나교회 감독 폴리갑도 A.D. 156년 어느 날 예수님을 욕하고 자신의 생명을 구하라고 종용하는 이들에게 ‘저는 86년간 주님을 섬겼습니다. 그분은 한 번도 제게 나쁜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저를 구원하신 저의 왕을 욕할 수 있습니까?’ 말한 후 화형을 당했다한다.
당시 그들은 고난을 피할 수 없었을까? 아니다. 신앙을 포기하면 굳이 고난을 받지 않아도 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죽으면 죽으리라’는 일사 각오의 신앙을 선택했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이 이탈하거나 포기할 만큼 고난이 찾아오고 신앙을 버리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게 보이는 유혹이 있을 때 성도가 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환난에 동참하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일이다. 비록 법은 어기지 않더라도 세상에 만연된 죄악된 규칙을 따르지 않음으로 인해 공공연한 따돌림과 사회적 고립을 경험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늘날 한국교회를 비롯 자유사회에는 교회와 성도에 대한 정치적 박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사단은 다른 방법으로 성도들을 유혹하여 넘어지게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신앙을 버리지 않으면서 사업상, 직업상 등의 이유로 하나님과 교회를 멀리하고 우상 숭배를 비롯한 각종 죄악에 참여케 하고 그것을 교묘한 방법으로 합리화시켜 주어 그 죄의 자리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기독교인인 정치 지도자들이 표를 의식해 사찰에 가서 예불을 올리는 것이나 사업상 바이어를 접대한다는 명목으로 음란한 행위를 하는 것이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는 교회와 성도로 봐서는 핍박을 동원한 공격보다도 은밀한 유혹과 자기 합리화를 통한 공격으로서 더 위험하다. 핍박은 사단의 공격인 것이 뚜렷이 인식되어 대처하기가 비교적 쉽지만 은밀한 유혹이나 자기 합리화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죄악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독교 공인 이전에는 로마 제국의 성도들의 신앙이 굳건한데 반해 기독교 공인 후에는 로마 제국의 성도들이 급속히 타락하는 사실로도 확인 할 수 있다. 이처럼 마귀는 하찮게 보이는 작은 유혹들을 통해 성도들을 곧잘 쉽게 넘어지게 한다.
마귀가 미혹하는 것을 보자. 사실 어떤 일에 실수를 한다거나 잘못을 하면 우리는 그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또한 어떤 사람이 실수를 한다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문제의 원인을 그 사람에게서 찾고 있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아주 보편적인 것이다. 인간들은 교육이나 환경 개선을 통해 그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물론 이러한 방법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서 사람을 고치고 문제점을 개선한다면 좋은 일이고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사람에게서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지적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한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그것과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더 심한 경우 같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을 개선하고 미리 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환경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사회가 발전하고 문명이 발달하고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문제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론 어떠한가?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문명의 사회이고 지식과 교육 수준이 높은 사회일수록 혹은 그런 사람일수록 문제는 더 많고 범죄성도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훨씬 교묘하고 악질적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실 모두가 우리에게 말해 주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문제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근원적으로 인간 배후에 인간으로 하여금 범죄를 저지르게 하고 부적응하게 하는 세력이 있는데 곧 그것이 바로 마귀란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주목하고 사람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마귀가 그렇게 성도들을 달콤한 방법으로 속이기 때문이다. 항상 자신을 주목하는 대로 만들고 거기에서 문제와 해법을 찾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탄의 유혹과 고난이 올 때 절대로 마음이 약하여 상심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주님처럼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귀를 물리쳐야한다(마 4:4). 그러면 하나님은 우리가 마귀와 맞서 영적 싸움을 할 때 홀로두시지 않고 천사를 파송하여 돕고(히 1:14) 또 친히 함께해 주실 것이다(요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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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이그나티우스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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