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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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단체에서 대형교단이라는 위치가 차지하는 바는 매우 크다. 대사회적 영향력은 둘째치더라도, 당장 대형교단이 감당하는 회비와 찬조금은 나머지 군소교단들이 결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수준이다. 그렇기에 이들 대형교단들은 연합단체에 속해 있으면서도, 연합단체 위해 군림하는 ‘갑’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혼란과 모순은 바로 이런 대형교단의 ‘갑질’에서 출발한다. 연합단체 안에서는 모든 교단은 평등해야 한다. 이는 교단의 크기와 회비 수준, 대의원 수 등이 차등되는 것과는 별개로 연합의 정신은 단체 안에서의 이해와 협력, 겸손과 타협을 추구한다. 더구나 기독교 단체이기에 이러한 연합의 정신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형교단의 갑질은 이런 연합의 정신을 아예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 자신들은 연합단체 위에 있기에 그 단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 단체를 ‘보이콧’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다른 단체를 창립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들이 감당하는 막중한 회비는 이러한 갑질을 단체 안에서 매우 정당화 시키고 있다.
일례로 통합측이 수년 전 교회협 총무 선거에 불만을 품고, 교회협 역사상 처음으로 사회법 소송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타교단의 실행위원들은 이에 엄청난 분노를 토해내며, 통합측에 대한 강력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 적이 있다.
하지만 통합측은 이러한 타교단의 요구를 비웃듯 사실상의 행정보류를 통해, 교회협과의 관계를 단절한다. 그리고 그렇게 수개월이 지났을 때 상황은 역전된다. 교회협은 통합측과의 대화위원회를 만들며 통합측의 복귀를 위해 적극 나선다.  교회협이 통합측에 먼저 고개를 숙인 꼴이다. 통합측이 사회법 소송을 제기한데 대한 분노는 온데 간데 없고, 통합측의 행정보류가 가져온 엄청난 손실에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든 것이다.
이는 한기총 역시 한교연과의 분열에서 감당해야 했던 부분이다. 그리고 한기연이 이대로 강행된다면, 한교연은 통합, 백석, 기성 등 주요회원 교단들을 잃으며, 당장의 운영비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한국교회가 대형교단의 갑질에 놀아나서는 안된다. 한국교회는 대형교단이 전부가 아니다. 대형교단은 자신의 재정과 역량을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 겸손히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권력삼아 한국교회를 좌지우지 하려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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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를 흔드는 대형교단의 ‘갑질’-차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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