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대통령 맘대로 공직자를 임명할 것 같으면 청문회는 뭐 때문에 하는 것인가. 청와대는 이번에도 국민을 상대로 버젓이 거짓말을 해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를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일방적으로 임명했다. 이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된 16명째 장관급 인사이다. 괜한 전파 낭비와 국론분열만 일으키는 지금의 공직자 청문제도는 없애든지, 바꾸든지 하는 것이 옳다.
윤총장은 자신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청문과정에서 마치 조폭조직이 그런 것처럼, 자신의 측근인사를 보호할 목적으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음이 드러났다. 윤 총장은 청문회 내내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형인 전 용산세무서장 윤우진 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일이 없다고 했다가, 자기 입으로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말한 본인의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소개는 했지만 선임되지는 않았다'는 구차한 변명으로 말을 바꾸었다. 이런 것이 검찰의 중립을 해치는 일이지, 반드시 청와대의 외압을 견제하는 일만이 검찰의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이쯤 되었으면 청와대의 임명 발표 전에 왜 그런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국민 앞에 해명하고 사과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윤 총장은 해명도, 사과도 없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검찰총장에 적격자라며 임명을 강행했다. 국민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공직자의 최고덕목은 정직이다. 공직자가 정작을 잃으면 그가 하는 일이나 말을 공정하다고 누가 믿겠는가. 거짓말하는 공직자가 버젓이 TV 등에 얼굴을 내밀면, 청문과정에서 거짓말을 해대던 뻔뻔한 낯이 떠올라 불신이 쌓이고, 결국 그 불신은 정부의 짐이 되어 국가 사회발전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국정수행의 지지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장관급 인사들의 일방 임명이 한몫 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검찰총장 청문회에서 드러난 국회 청문제도의 미비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여야의 당리당략에 좌우될 문제가 아니다. 정직한 공직자를 뽑기 위한 국민적 관심차원에서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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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청문회 제도 조속히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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