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목숨걸고 예배에 집중했던 목사들을 높일 것이고, 정부와 싸우지 않고 꼬리 내렸던 목사들을 낮출 것이다” - A목사 -
극우성향으로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성결교단 소속의 A목사가 예장합동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에 대한 뜬금없는 ‘디스(disrespect)’로 빈축을 사고 있다. A목사는 최근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소강석 목사님 왜 그러십니까? 정말 실망입니다”라는 영상을 게재하고 소 목사에 대한 공개적인 비난을 가했다. 대충 요약하자면 소강석 목사는 교회를 탄압하는 정부에 굴복했고, 교회는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인데, 그저 “교회 내부의 갈등을 지양하고 서로 힘을 합치자”는 소 목사의 호소가 그토록 비난받을 일인지, 무리한 흠짓내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서 소강석 목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비대면 예배를 둘러싼 한국교회 내부의 첨예한 갈등을 염려하며 “절대 편 가르기는 안된다”고 호소한 바 있다. 소 목사는 현 한국교회의 갈등을 소설 ‘남한산성’ 속 척화파와 주화파의 대립에 비유하며, 결국 모두가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비난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소 목사의 발언에 A목사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잘못된 영향력, 생각, 가치관”이라며 공격의 시동을 걸었다. 특히 소 목사를 향해 “치사하다” “교묘하다” “약았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A목사는 시종일관 글의 본래 의도는 외면한 채, 왜곡된 해석으로 일관했다. 특히 소 목사가 예배의 중요성을 공감하며 “광주신학교 시절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때도 수요예배를 지키기 위해서 성경 찬송을 들고 예배를 드리러 갔다”고 언급한 일전의 에피소드를 두고, “서슬퍼런 군부독재에도 목숨을 걸었던 소강석 목사가 왜 지금은 목숨 걸고 예배를 드리지 않나?”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왜 교회 지도자로서 교회를 탄압하는 정치권에 아무 말도 하지 않나? 그 대단한 인맥을 가지고 왜 이를 철회해 달라고 하지 않나?”며 “신학생 때와 달리 지금은 잃을게 많아서? 지위가 높아서?···”라는 비아냥을 잊지 않았다.
허나 소 목사는 이 부분들에 이미 수차례나 답한 바 있다. 소 목사는 “군부독재로 인한 예배 제재였다면 내가 먼저 누구보다 앞장서 목숨 걸고 싸워 예배를 지켜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와 다르다”며 “혹시라도 예배 중에 확진자가 속출하며 그 비난은 고스란히 한국교회 전체가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예배를 강행함으로 있어 생길 수 있는 교회 혹은 제3자들에 대한 피해를 염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A목사는 소 목사가 말만 할 뿐 실제 행동하지 않는다고 비판키도 했다. A목사는 “불이익을 당한 교회를 위해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도와주어야 한다고 했는데,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폐쇄당한 교회가 있다. 왜 가만히 있나? 뭐하고 있나? 얘기를 해 달라? 안하지 않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소 목사와 새에덴교회는 강제폐쇄 위기나, 행정명령을 받은 교회들의 제재가 해제되도록 물 밑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를 대놓고 홍보하거나 알리지 않았을 뿐이다.
결정적으로 자신의 글 수상 경력을 소개하며, 소 목사의 글이 교묘하게 예배를 강행한 교회들을 비난한 것이라는 전문가적 견해를 자랑키도 하지만, “내 안에는 김상현(척화파)도 최명길(주화파)도 있다. 허나 김상헌과 최명길이 소모적 논쟁만 하지 말고 서로 고통을 참고 인내하며 내일의 힘을 제시해야 한다”며 소 목사가 대놓고 드러낸 글의 본질적 주제는 어째서인지 애써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부의 편 가르기는 절대 안된다고 말한 소 목사와 달리, A목사는 둘의 확실한 경계를 그었다. A목사는 “코로나19가 지나가면, 불이익, 욕 먹을거 각오하고 목숨걸고 예배에 집중한 목사님들은 존경 받고, 하나님이 높이실 것이며, 영향력 있고, 큰 지도자였지만, 정부와 싸움도 못하고 즉각 꼬리 내렸던 분들은 하나님이 낮추실 것이다”고 하나님의 선택적 은혜가 임할 것을 예고했다. 헌데 정부와의 갈등 해결에 있어 대화와 타협을 최우선으로 선택한 것이 과연 이토록 비난받을 일인지 쉽게 공감키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한국교회의 편을 갈라야 속이 시원한 것인가? 한국교회를 광화문과 비광화문 으로 나누고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지금 같은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는 단 하나의 가치만이 유일한 정답이 될 수 없다. 한국교회의 대다수는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애국과 신앙을 실천한다. 자신들만 국가를 살리고 교회를 지켜낸다고 착각하며, 생각과 방식이 다른 이들을 비난하고 함부로 정죄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분명한 폭력일 뿐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지난 130년 역사 동안 단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던 현장 예배의 불이 꺼지는 초유의 사태를 마주하고 있다. 이는 예배를 사모하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에게나 너무도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며, 가슴을 치며 통탄할 일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옳고 그름을 가리며 서로를 정죄하고 공격하기보다 상처를 보듬으며 함께 견디며 나아갈 때다. 그저 너희들은 잘못됐고, 우리들은 옳았으니 하나님이 우리만 높이실 것이라는 일방적 논리는 하나님을 참으로 유치한 분으로 만들 뿐, 기독교의 선교에도 교회 회복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