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3(목)
 
  • 차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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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에 반박할 수 없다면 메신저를 공격하라

 

기독교대한감리회의 WCC·NCCK 탈퇴 여부가 올 한 해 한국교회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10월 총회가 다가올수록 이를 둘러싼 내부 논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문제는 이슈의 중심인 WCCNCCK에 대한 담백한 논쟁이 아닌 주제와 하등 관련 없는 별건들을 자극적으로 포장해 관심을 돌리는 소위 '물타기'가 횡행한다는 것인데, 한국교회 역사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지 모를 중대한 논의에 저열한 이들이 더러운 흙탕물을 튕기고 있다.

 

기감은 지난해 10월 총회에서 WCC·NCCK 탈퇴를 놓고, 갑론을박 끝에 1년 간 이를 연구한 후, 23년 총회에서 이를 다시 다루기로 했다. 그렇게 생긴 1년의 유예 기간에 대해 현재 감리교는 물론이고 한국교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그런 중에 기감 중부연회(감독 김찬호 목사)가 지난 4월 정기연회에서 감리교 탈퇴를 결의하며 이슈에 불을 당겼다. 당시 중부연회는 대의원 475명이 참석한 가운데, 436명의 압도적 찬성(반대 37, 기권 2)으로 안건이 가결됐다.

 

중부연회의 탈퇴 결의는 실제 법적 효력은 없었지만, 기감을 한국교회 대표 진보교단으로 인식하던 한국교회에 충격을 주기는 충분했다. 더욱이 중부연회는 기감 내 최대 연회로 사실상 10월 총회의 전초전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중부연회의 탈퇴 결의는 WCCNCCK의 변질을 주장하는 보수 교계의 큰 환영을 받았고, 반대로 WCCNCCK에 잔류코자 하는 교단 내부 세력에는 큰 반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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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감 중부연회 전경. 김찬호 감독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WCCNCCK 자체에 대한 핵심적인 연구와 결론이다. 용공주의, 다원주의에 대한 기존의 논란은 물론이고,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포괄적차별금지법 지지' 여부에 대한 확실한 결론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최근 모양새를 보면 WCCNCCK에 대한 본질적 논의는 배제한 채, 특정인이나 특정단체를 단두대에 올려 이슈를 호도하고 있는 듯 보인다. 특히 중부연회의 수장인 김찬호 감독이 '물타기'의 대표적 희생양이 되었는데, 이들은 WCC NCCK 반대를 주도하는 김 감독의 개인 이력까지 끄집어내어, 무자비하게 헐뜯고 있다.

 

김 감독 스스로 WCC·NCCK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피력한 터라, 그의 주장에 대해 진실공방을 벌이든, 반박을 하든 매우 건설적인 논의가 될 수 있지만, 문제는 해당 비판에 이번 사태의 본질인 WCC·NCCK는 전혀 존재치 않다는데 있다.

 

뜬금없이 김 감독이 인터콥선교회에서 활동했다는 이력을 앞세워, 이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 “메시지에 반박할 수 없다면,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말싸움의 격언을 아주 충실히도 따르는 모양새다.

 

허나 이들의 메신저 공격조차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것은 기감은 인터콥에 대해 어떠한 문제를 삼은 적도 결의를 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터콥은 기감이 속한 KWMA한국교회의 한 형제로서 품어달라는 호소까지 했던 단체다. 굳이 이들의 주장대로 기감이 타 장로교단의 입장까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면, 아직 장로교단의 징계에서 완전히 풀리지 않은 감신대 변선환 박사에 대해서도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할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김 감독이나 인터콥이 아니다. 바로 WCCNCCK. 기감의 목회자들은 지금 메신저가 아닌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 두 단체는 과연 용공주의, 다원주의, 포괄적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지를 밝히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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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2월, WCC 제7차 캔버라 총회에서 정현경 교수가 초혼제를 시연했다.

 

WCCNCCK 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저열한 정치 선동을 할 시간에, WCC 7차 캔버라 총회에서 행한 정현경 교수의 '초혼제'2008년 한국교회를 발칵 뒤집어 놨던 NCCK'나무아미타불아멘' 사건을 한 번 더 되짚어 봤어야 한다. NCCK가 그간 냈던 수많은 포괄적차별금지법 지지 성명서와 동성애자 및 동성애 단체에 수여한 인권상을 놓고도 과연 NCCK가 포괄적차별금지법을 지지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이게 바로 지난해 기감이 10월 총회에서 결의한 핵심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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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정의평화위원회가 지난 20년 4월 발표한 성명서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의 일부, '젠더' 등의 이유로 포괄적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WCCNCCK가 오늘날 한국교회 분열의 매개라는 사실에 이견은 없다. WCC로 합동과 통합이 분열했고, 기감과 예감이 갈라졌다. NCCK로 인해서는 기성과 예성이 갈라졌다. 보수교계에서는 WCCNCCK를 절대 함께할 수 없는 반기독교 단체라고 인지하고 있다.

 

기감이 올 10월 총회에서 WCCNCCK를 탈퇴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요한 것은 적어도 이 결정이 정치적 계략이나 입김 없이, 두 단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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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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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

wcc나 ncc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감리교가 탈퇴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터콤의 이단성도 어느정도 인정해야할 듯 하네요. 기자님이 인터콤을 변호하기 위해 말씀하신 kwma도 인터콤의 문제에 대하여 여러번 지적하고 자격졍지를 시키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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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리교의 WCC·NCCK 탈퇴 논의에 등장한 저열한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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