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만섭 목사(화평교회)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진보 교육감들에 의하여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졌다. 벌써 13년이 지났다. 가장 먼저 만든 곳이 당시 김상곤 교육감에 의하여 경기도에서 만들어졌고, 서울, 충남, 인천, 전북, 광주, 제주 등 7개 지역에 만들어졌다. 그런데 지난 15일 충남에서는 도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가 문제가 있다 하여 폐지안이 통과되었다.
서울시에서도 시의회에 폐지안이 올라왔는데, 일단 법원에서 진보성향 단체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여 보류된 상태이다. 그러나 서울시 의회에서 의원 발의로 진행하면 이를 막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하여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씨는 지난 13일부터 폐지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었다. 그리고 19일에는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하여,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 이정선 광주시 교육감, 천창수 울산시 교육감, 김광수 제주시 교육감,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 김지철 충남 교육감, 박종훈 경남 교육감 등이 참여하여 서울시 의회의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도대체 학생인권조례가 무엇인가? 정말 학생들의 인권신장에는 도움이 되며, 다른 분야에는 피해를 주는 것이 없는가? 결과적으로 보면,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일부분 인권을 보호한 측면도 있지만, 너무 지나치게 교권을 무너트리고, 학습권을 흩은 측면이 강하다. 특히 교권 하락의 문제점 앞에서는 언제나 학생인권조례가 말썽이었다.
이것은 국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0월 광주광역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에서 18세 이상 700명을 대상으로 ‘교권 강화 및 학생 인권’ 여론 조사를 했는데, 93%가 수업 방해, 교사 조롱, 폭행 등 교권 침해가 사회적으로 심각하다는 인식을 가졌다. 그런 이유로는 인성교육의 소홀이 32.1%,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인한 것이 23.6%, 교권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의 미비가 20.4% 등이라고 답하였다.
결국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인성교육이나,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인 것보다는 학생인권조례를 먼저 만들어, 지나치게 학생들 위주의 조례를 운용한 것에 원인이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적으로 서울시의 학생인권조례를 보면, 학교 구성원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학칙’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제3조 3항에 보면 ‘학칙 등 학교 규정은 학생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제한할 수 없다’고 하여, 학생인권조례가 최우선되어야함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인권조례에서 담고자하는 핵심 내용 가운데 중요시 하는 것은 역시 ‘동성애’이다. 서울시의 학생인권조례 제5조 1항에 보면,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서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가족 형태’가 나온다. 또 제28조 1항에서도 ‘성 소수자’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고, 8항에서도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이런 모든 것들은 ‘동성애’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런데도 대부분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서울시 의회에 대하여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의 퇴보이며,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맹비난한다. 그리고 체벌이 사라지고, 복장, 두발 등 생활의 변화가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고 본다. 학생 위주의 학생인권조례로 인하여 교권이 형편없이 무너지고, 학생들에게 임신, 출산 등의 자유를 주었을 때,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는 이 시점에서 왜 진보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목숨 걸고 만들고 지키려고 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1968년 3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항의 표시로 대학생과 노동자들이 주동이 되어, 소위 ‘6.8 혁명’을 일으켰다. 그들은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외치며, 기존의 윤리, 가정, 질서, 가치를 해체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리고 반체제, 반문화, 자본주의에 저항함을 보였다.
이때 이들이 현수막에 걸기를 ‘마르크스, 마오, 마르쿠제’를 등장시켰는데, 마르크스는 공상주의 사상의 기초를 만든 사람이고, 마오는 중국 공산당의 마오쩌둥을 말한다. 세 번째 사람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허버트 마르쿠제이다. 그는 국가를 전복하는데, 섹스나 마약이 더 우월한 무기라고 믿었다. 그리고 같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에리히 젤리히만 프롬은 성차별과 편견의 배양지가 가정이라며 가족제도의 소멸을 추구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성 해방의 주창자 빌헤름 라이히는 1930년 오스트리아 공산당원이 된 후에 마르크스의 인간해방론을 성욕의 추구와 결부시켜 ‘성 해방’ ‘성 정치’ ‘성 평등’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였다.
이런 흐름이 오늘날 한국에서도 ‘성적 자기 결정권’과 ‘성 소수자 보호’라는 것으로 포장되어 학생인권조례에 포함되고 이를 강조하는 이유가 되었다. 이를 소위 ‘문화막시즘’이라고 한다. 공산주의는 70년 만에 망했으나, 마르크스주의에 결부하여, 성해방, 성정치, 성평등이 학교의 학생들에게 인권이라는 미명으로 ‘네오막시즘’이 주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강행하는 진보•좌파 교육감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들의 바른 판단만이 가능하게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