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30(수)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새 이미지.jpg

 

저는 이따금 머리를 식히기 위해 창문의 커튼을 열고 푸른 나무들을 바라봅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에 푸르름의 기운이 들어오듯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오늘따라 바람에 퍼덕이는 잎들이 가여워 보입니다. 서로 바람에 부딪혀 상처받지 않을까 해서요. 그렇지만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푸르름을 반짝이는 나뭇잎들이 대단해 보입니다. 바람이 불어도 새들은 날아다니고 지저귑니다. 제가 창문으로 다 보고 있는데, 새들은 누구도 보지 않는 것처럼 자유롭게 지저귑니다. 도대체 저 새들의 보금자리는 어디일까요? 어렸을 적에는 새들의 보금자리에서 알도 훔쳐먹은 시절이 까마득한데, 저 습자지처럼 얇고 부드러운 나뭇잎 사이에 둥지를 틀리는 만무할 것이고... 우리 교회가 지어질 때만 해도 오동나무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지금은 거목이 되어 있습니다. 하긴 거의 20년이 흘렀으니까요. 나무는 자라서 모든 날아다니는 새들의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정말 여리고 부드럽게 느껴지던 것이 제법 푸르름의 빛을 반짝여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푸름보다 여림이 더 강하다고 할 것입니다.

 

얼마 전 심방을 했던 한 성도가 떠올랐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지, 저의 첫사랑과 첫 열정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보통은 처음부터 그렇게 열심을 내기가 쉽지 않거든요. 얼마나 교회 생활에 몰두했냐면, 학업보다 교회 일을 더 중히 여겼습니다. 그런 세월이 거의 반세기, 안식년이나 안식월을 한 번도 갖지 못하고 푸르름이라고 하는 페달을 밟고 왔지요. 하나님이 지켜주시지 않으셨다면 이미 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저 오동나무는 가을이 되면 스스로 낙엽이 되지만, 교회 뒤편에 있는 소나무들은 겨울도 쉬지 않고 푸르름을 자랑하죠. 낙엽으로 떨어질 때는 떨어지더라도, 이 순간 푸르름으로 발화하고 있는 저 넓적한 활엽수들을 축복합니다. 겨울에 폭설이 내리면 저 넓은 잎사귀가 그 무게를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저 푸른 잎들을 바라보며, 얼마 전 심방 했던 새 가족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가을이 온다고 푸르름을 포기하지 않으시겠지... 아직은 푸르름보다는 여린 면이 더 많지만, 가을이 와도, 겨울이 와도 더 단단하겠지.” 부족하지만 저처럼 말이죠. 푸르지만 아직은 여린 그 성도님에게 하나님의 은총과 가호가 그분에게 가득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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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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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온다해도, 그리고 또 겨울이 온다해도 목사님의 지나온 사역을 돌아보며 힘을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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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미

성도를 아끼고 사랑하시는 소목사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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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늘푸른상록수처럼 변치않는 신앙생활하길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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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

목사님의 그 간절한 기도가 어린성도를 하나님께서
선한길로 인도하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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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누구도 보지 않는 것처럼 자유롭게 지저귀는 새처럼..겨울의 폭설을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이순간 푸르른 활엽수처럼..그렇게 살아오신 목사님처럼..아직을 여림이 더 강하지만 푸르러질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페달을 밟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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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에

푸르지만 아직 연약한 잎새들을 바라보시며 목양일념의 마음으로 기도하시는 목사님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됩니다. 늘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며 섬기시는 목사님 모습이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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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샤인

가을이 오고 겨울이 와서 낙엽이 되어 떨어질지언정 한껏 푸른 나뭇잎처럼 강건하고 또 오동나무보다는 소나무처럼 청청하게 산을 지키실 목사님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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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맘

처음 신앙과 첫 사랑 열정의 본질을 잊지 않으시고 목양의 진정으로 사역하시는 목사님께
끝까지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 함께하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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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돌

무엇을, 누구를 통해서든 푸르름을 계속 유지하고자 애쓰시는 모습이 역시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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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 그 연약하고 푸르름이 영원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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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패달

예수님 닮은 목양의 마음을 배웁니다
가끔 목사님 자신을 위한 패달도 밟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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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여린잎새를 보시며 성도를 생각하시는 마음.
아비의 마음일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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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미

푸르림의 시절을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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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찬

예수님 닮은 목양의 마음을 배웁니다. 하나님을 위하여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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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저 푸르지만, 아직 연약한 잎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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