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춘오 목사(발행인)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미국의 직접 개입으로 그나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어 다행이다. 대체로 국가 간 충돌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끼리 다툰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이란은 국경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런데도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해서 시오니스트라며 그 존재를 부정한다. 이스라엘은 시오니즘 운동으로 건국된 나라이니 시오니스트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란의 이슬람 시아파 종교지도자의 입에서 '시오니스트'라고 하는 것은 곧 이슬람에 대한 테러리스트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들린다. 그러니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을 가지게 되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위협이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핵이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테러집단의 손으로 넘어갈 것을 우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절대로 이란의 핵 개발을 용납할 수 없다.
이란은 문화와 역사가 깊은 나라이다. 일찌기 종교적으로 이슬람을 받아들였지만 그래도 팔레비 왕조까지는 친서방 정책으로 신생 이스라엘과도 잘 지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팔레비 왕조를 몰아내고, 미국과도 외교를 단절하고 반서방노선을 견지하며 시아파의 맹주노릇을 자임하기 시작하면서 서방측과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그 존재 자체를 아예 부정하면서 불량국가로 변질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우리말에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대로 중동의 모든 반이스라엘 테러리스트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다는 말을 들어온 것이다.
서방과 대척점에 선 이같은 이란의 외교노선은 결국 이슬람 혁명을 빙자한 근본주의 종교지도자들의 권력 유지 수단과 맞물려 있다고 봐야 한다. 전 세계에 석유 수출로 국가 경제를 유지하는 이란은 외교가 중요한 나라인데도, 굳이 서방측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순전히 이슬람 근본주의 종교정권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수단이이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나 종교적 근본주의가 국가 권력을 장악하면 결국 그 사회는 퇴보한다. 오늘날과 같은 탈종교화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다민족사회인 이란의 경우 이슬람 시아파는 국민의 60%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들이 이슬람 종교정권을 떠받치고 있다. 이란은 이슬람 혁명으로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다. 특히 이번 미국의 적극적 개입으로 이스라엘과의 휴전이 이루어져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