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분립은 반드시 노회의 결의가 선행되어야 하고
긴급동의안에 의한 노회분립은 교회의 자유원칙 무시
노회 분립의 정당한 절차
그사이 대한예수교장로회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노회를 분립해 왔는가?
첫째로 노회 스스로가 노회를 분립하기로 하는 결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총회에 헌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립을 청원하거나 허락할 때에는 분립할 이유와 경계와 교회수와, 노회의 회수(回數)를 그대로 이어갈 전통노회와, 제1회로 회집할 신설노회도 작정하고, 신설노회의 조직일자와 조직장 및 노회의 칭호는 물론, 재정도 어떻게 나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져야 한다. 물론 노회분립안이 노회에서 부결되면 총회에 헌의할 수가 없다고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이때에 전통 승계 노회는 노회권도 그대로 승계되므로 혹시 분립으로 말미암는 임원 결원이 생겼으면 보결하는 것으로 분립건이 종결되고, 제1회로 회집되는 신설노회의 경우는 아직 노회권이 형성되기 이전이므로 조직장 혹은 조직회장, 임시회장이라고도 불리는 위원을 총회가 파송하여 신설노회 조직을 관장하게 하고, 명년 총회에 가서 임원선거 직전에 노회조직을 보고하면 총회가 채택하는 것으로 분립이 종결된다(참조:1916년 제5회 총회록 pp.39-40, 1917년 제6회 총회록 pp.16-17, 1939년 제28회 총회록 pp.13-14, 1940년 제29회 총회록 pp.35-36).
숫자 제일주의 정치의 범과
그런데 보도에 의하면 요즈음 어느 교단에서는 이같이 합법적이요, 합리적이요, 역사화된 전통적인 정당한 절차를 짓밟고, 숫자 제일주의 논리에 따라 노회분립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노회에서는 분립안이 부결되었는데도, 여러 다른 노회 소속 목사와 장로들이 총회총대 자격으로 서명 날인하여 긴급동의안을 만들고, 총회가 이것을 받아 가결하면 노회분립이 성취된다고 하니, 이것이 과연 옳은 방법인가?
장로회정치가 다수결의 원칙을 원용하는 “…주권이 교인에게 있는 민주적인 정치”(정치 총론5)인데, 총회가 가결한 노회 분립에 대하여 웬 트집이냐고 힐난하실 분들에게 묻고 싶다. “바로 당신이 시무하는 교회에서는 교회를 분립할 마음도 없고, 노회에 청원한 일도 없는데, 여러 다른 교회의 목사와 장로들이 서명 날인한 긴급동의안을 노회가 받아 가결했다며, 당신이 시무하는 교회를 분립한다는데, 그래도 무방한가?” 제아무리 당을 지어 큰 무리를 이루었다고 해도, 그들이 성경을 거스르는 결정을 할 수가 없다고 하면, 성경을 법원(法源)으로 하는 장로회정치 원리를 거스르는 결정도 결과적으로는 성경을 거스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 하겠는가?
장로회정치 원리가 8개조이지만 그 중에서도 기둥되는 원리는 양심자유 원리와 교회자유 원리이다. 전자는 개인적인 자유권이요 후자는 교회적인 자유권인데, 아무도 이 두 자유권을 침해하지 못하는 것은 이 자유권은, 사람이 만들어 사람이 부여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친히 허락하신 천부적(天賦的)인 자유이기 때문이다. 즉 양심판단의 자유가 개인에게 있음같이 “…어느 교파 어느 교회든지 각기 교인의 입회규칙과 입교인 및 직원의 자격과 교회정치의 일체 조직을 예수 그리스도의 정하신대로 설정할 자유권…”을(정 제1장 제2조) 하나님이 주셨는데, 도대체 어느 누가 우리가 원하지 아니하는데 우리 교회 혹은 우리 노회를 분립한다 하는가?
교회자유 원리와 3심제도와의 관계
그러면 교회자유 원리와 3심제도와는 어떻게 조화되는가? 누누이 관설한 바 있거니와, 치리회 구성요원인 목사와 장로들이 치리회에서 어떤 일을 처결하였다 할지라도, 인간의 나약성은 오류(誤謬)를 범할 확률까지 배제할 수가 없으므로, 이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 3심제도를 채용하게 된다.
그런고로 3심제도는 교회자유 원리에 대한 침해가 아니라, 오히려 잘못을 바로잡아 온전케 한다는 말이다.
맺는 말
그런즉 긴급동의안에 의해 본교회 혹은 본노회를 분립하게 하는 일은 교회자유 원리를 거스르는 위헌적인 처결이라 할 것이므로 그 처결은 불법 무효로 돌려야 한다는 말이다.